산은, HDC현산에 회장 간 면담 제안…상호 신뢰 쌓일까?
산업은행, HDC현산에 '이동걸-정몽규 담판' 제안
공개 2020-08-20 19:19:11
[IB토마토 박기범 기자]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이 HDC현대산업개발(294870)(이하 현산)의 인수 의지를 확인하고자 정몽규 회장에게 면담을 제안했다.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 출처/산업은행
 
20일 산업은행은 "현산의 최종 인수의지 등을 확인하기 위해 현산에 최고 경영진 간 면담을 제안했다"면서 "이번 면담에서 아시아나항공(020560) 인수·합병(M&A)과 관련된 불확실성을 해소할 방침"이라고 전했다. 
 
이동걸 회장은 정몽규 HDC(012630)그룹 회장의 인수 의지를 확인하고자 했다. HDC그룹이 처음 서면 재협상을 제안했었던 지난 6월 당시 그는 "60년대에 연애하는 것도 아니고 (재협상이) 편지로 할 일이 아니다"라면서 "상호 신뢰 측면에서도 만나서 협의할 필요가 있다"라고 말했다. 이번 달에는 "만약 계약이 무산된다면 책임은 현산에 있다고 생각한다"라며 발언의 수위를 한껏 높였다. 
 
이 회장이 아시아나항공 인수 문제 논의를 위해 정 회장과 두 차례 만났음에도 발언 수위가 되려 높아졌고, 또 한 번 면담을 제안했다는 점으로 볼 때 아직까지 상호 신뢰가 형성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그간 HDC측은 '아시아나항공 인수로 우리나라 항공산업의 정상화와 국제경쟁력 강화에 이바지하고자 하는 의지에는 변함이 없다'는 원칙적인 입장을 유지했다. 인수 의지를 보이지 않으며 재실사까지 요구하다보니 이 회장은 이달 초 공식 석상에서 "현산의 주장은 근거가 없다"면서 "7주 동안 엄밀한 실사를 한 상황에서 자꾸 재실사를 요구하는 의도가 뭔지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고 불만을 표현하기도 했다. 
 
전문가들 역시 HDC그룹의 진심을 의심 중이다. '재실사 요구가 소송을 대비한 명분 쌓기'란 의견이 주를 이뤘다. 투자은행(IB) 업계 관계자는 "정몽규 회장은 아시아나 인수 여부를 표현하고 있지 않고, 형식적인 말만 반복하고 있다"라면서 "또한 대부분이 법적인 문구다 보니 진실성은 더더욱 떨어지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다만, HDC그룹이 금호산업(002990)의 대면 협의 제안을 수락하며 딜 클로징 가능성은 실낱같이 남아있는 상황이다. 
 
산업은행은 "산은은 현재 협의중인 현산 측과 금호산업간 대면협상이 원만히 이루어져 아시아나항공 M&A가 조속히 종결되기를 희망한다"면서 "채권단인 산은도 필요한 역할이 있다면 최선을 다하겠다"라는 입장을 밝혔다. 
 
박기범 기자 partner@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