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TV 아픈손가락 '오픈스튜디오'…사업축소 수순 밟나
코로나19 타격에 오픈스튜디오 부진 장기화
전분기 구조조정에도 억 단위 적자 발생
공개 2020-08-12 09:30:00
[IB토마토 손강훈 기자] 코로나19가 아프리카TV(067160)가 야심 차게 진출했던 신사업인 오픈스튜디오(PC방)를 ‘생존 모드’로 몰아넣었다. 내적 생태계 강화의 미래를 꿈꿨던 시나리오는 사라지고 적자가 억 단위로 나는 등 매출 감소와 수익성 부진이 이어지고 있다. 아프리카TV는 오픈스튜디오의 손실을 최소화하기 위해 출점을 전면 중단하고 강도 높은 인력 구조조정까지 실시해, 업계에서는 오프라인 플랫폼 사업 축소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1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아프리카TV의 2분기 매출은 453억원, 영업이익은 107억원으로 각각 전년 동기 대비 8.8%, 11.8% 늘었으며 1분기와 비교해도 매출은 9%, 영업이익은 32.7% 증가했다.
 
 
 
이는 아프리카TV의 주력인 개인방송 플랫폼서비스의 성장 때문이다. 인기 개인방송인(BJ) 복귀와 신입 BJ 유입으로 2분기 월간순이용자(MUV)는 전분기 대비 7.1% 증가한 624만명을 기록했으며 결제유저비율이 4%대로 상승해 1인당 평균결제금액(ARPPU)이 개선됐다. 이에 플랫폼서비스 매출은 39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8.4% 늘었다.  
 
하지만 멀티플랫폼(오픈스튜디오)은 부진했다. 꾸준하게 성장세를 보이던 매출은 2분기 1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2% 감소했다. 전 분기보다도 43.2% 줄었다. PC방이 다중이용시설로 분류되면서 코로나19확산에 따라 전자출입명부 시스템 도입이 의무화되는 등의 영향을 받았기 때문이다.
 
오픈스튜디오는 지난 2018년 7월 아프리카TV가 70억원을 출연해 아프리카오픈스튜디오라는 자회사를 만들면서 공을 들였던 사업이다. 아프리카TV가 기존 온라인 방송플랫폼과 오픈스튜디오를 기반으로 한 오프라인 플랫폼을 통해 e스포츠 콘텐츠 발전 및 커뮤니티 생태계 확장을 노렸다. 전국에 18개 지점을 운영 중에 있다.
 
  
 
 
코로나19로 오픈스튜디오가 직격탄을 맞자 아프리카TV는 오픈스튜디오의 구조조정을 택했다. 오프라인 거점 확장 차원에서 지점 당 매니저-부매니저-아르바이트직원 형태로 인력을 구성해왔는데 이를 매니저-아르바이트 직원으로 간소화했다. 전체 인력 중 40%가 정리 대상이 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영향으로 2분기 인건비는 1분기 대비 3% 감소한 109억원을 기록했다. 
 
여전한 코로나19 확산세로 인해 오픈스튜디오에서만 억 단위의 적자가 발생하고 있다. 이와 관련 정찬용 아프리카TV 대표이사는 2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오픈스튜디오는 코로나19의 직격탄을 맞은 사업 중에 하나로 지금은 생존 모드이다”라며 “신규 출점은 당연히 중단한 상태로 적자를 최소화시키는 방향으로 준비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에 아프리카TV가 오픈스튜디오 사업을 자연스럽게 축소할 것이란 예상이 나오고 있다. 1,2분기만 버틴 후 추후 사업 환경이 정상화됐을 때 내실을 다지는 방향으로 운영하겠다는 계획이었지만 코로나19 는 장기화되고 있다.
 
아프리카TV가 탄탄한 재무구조를 갖고 있는 점과 실적 전망이 긍정적인 부분은 오픈스튜디오 사업축소에 힘을 싣고 있다. 오픈스튜디오가 보고 있는 손실이 당장 큰 부담이 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아프리카TV는 무차입 경영기조와 낮은 부채비율을 유지하고 있으며 이익잉여금이 늘어나고 있다. 올 6월 말 기준 아프리카TV의 연결 기준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304억원으로 지난해 말 대비 11.3% 증가했으며 같은 기간 이익잉여금은 12.7% 늘었다.
 
더구나 주력인 플랫폼 매출이 건재한데다가 역시 코로나19의 타격을 받았던 광고 부문 매출이 하반기 회복이 예상되고 있다.
 
아프리카TV 측은 사업축소는 아니라는 입장이다. 오픈스튜디오가 e스포츠사업과 플랫폼 사업의 기반역할을 하기 때문에 중요한 분야라는 것이다. 다만 코로나19 상황은 주시하고 있다고 전했다. 아프리카TV 관계자는 “오픈스튜디오 사업은 코로나19가 장기화됨에 따라 향후 추이를 지켜보며 대응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손강훈 기자 riverhoo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