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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채비율450%와 코로나19…2020년 효성티앤씨는?
한신평·나신평 "효성티앤씨, 전년 대비 수익성 저하될 것"
공개 2020-07-29 09:20:00
[IB토마토 박기범 기자] 신용평가사들은 정기평가를 통해 효성티앤씨(298020)의 높은 부채비율과 차입금 의존도를 나란히 지적했다. 스판덱스가 마스크 소재로 쓰이지만, 효과는 실적 악화를 둔화 시키는 수준에 그칠 것이란 관측이다. 다만, 세계 시장 1위인 스판덱스를 발판 삼아 점진적인 개선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효성티앤씨의 세부 신용등급. 출처/한국신용평가
 
28일 한국신용평가는 효성(004800)그룹 계열사 효성티앤씨의 기업신용등급을 지난번과 마찬가지로 'A/안정적'으로 평가했다. 지난주 새롭게 효성티앤씨의 등급을 평가했던 나이스신용평가와 같았다.  
 
세부적인 평가도 함께 이뤄졌는데, 시장점유율과 매출액, 업력 등은 최상위 등급(AAA)으로 평가했다. 하지만 부채비율은 최하위 등급(CCC)으로, 차입금의존도는 거꾸로 3번째 등급(BB)으로 평가했다. 
 
효성티앤씨는 법인이 설립할 때부터 부채비율이 높았다. 효성그룹이 효성티앤씨를 분할하며 약 2조원의 차입금을 이관했기 때문이다. 그 결과, 2018년도 말 연결 기준 부채비율은 544.7%, 차입금의존도는 60.7%에 달했다. 차입금의존도가 60%란 의미는 기업이 보유한 자산의 60%는 이자가 나오는 빚을 통해 자산을 구입했다는 의미다. 
 
효성티앤씨는 지난 2018년 6월 효성그룹 내 섬유와 무역 사업 부문을 인적분할해 신설한 회사다. 효성그룹은 공정거래위원회에서 지정하는 기업집단 중 자산총액 기준 26위의 기업집단으로 섬유, 산업자재, 화학, 중공업, 건설 등의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효성티앤씨의 재무안정성 지표는 서서히 나아지고 있다. 지난해 1분기 연결 기준 부채비율은 445.7%, 차입금의존도는 57.7%로 지표가 소폭 개선됐다. 하지만 여전히 과중한 수준이다. 통상적으로 부채비율이 300%를 넘어갈 경우, 영업이익으로 이자비용을 갚기 어려운 '한계기업'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박도휘 삼정KPMG 책임연구원은 "업종별로 차이는 있지만, 부채비율이 300%일 경우 금융비용이 순이익보다 많은 수준"이라며 "부채비율 400% 이상의 기업은 고위험 기업으로 분류한다"라고 분석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효성티앤씨는 영업이익으로 이자비용을 충분히 감당하고 있다. 지난 1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은 784억원, 이자비용은 165억원이다. 이자보상배율은 4.5배에 달한다. 이자보상배율은 영업이익과 이자비용의 관계를 나타내는 지표로 1 배를 기준으로 한계기업 여부를 판단한다. 
 
고레버리지 전략이 통하는 기저엔 스판덱스가 있다. 효성티앤씨가 생산하는 스판덱스의 세계 시장점유율은 33%로 세계 1위다. 중국, 베트남, 터키, 브라질, 인도 등으로 생산  기반이 다각화되어 있다. 게다가 원재료인 폴리테트라메틸렌글리콜(이하 PTMG) 생산부터 스판덱스 제조까지 수직계열화돼 있어 관련 부가가치를 모두 수익화할 수 있는 구조다. 
 
스판덱스 시장은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스판덱스 수요는 최근 수년간 연평균 9% 내외의 고성장 중이다. 또한 스판덱스는 마스크의 소재로 사용되기도 한다. 하지만 코로나19 팬데믹 여파를 다소 누그러트리는 수준이다. 
 
효성티앤씨의 사업부문별 매출 추이. 출처/한국신용평가
 
효성티앤씨의 섬유 부문 1분기 매출은 5793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707억원(10.8%)이 줄었다. 하지만 영업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256억이 늘었고, 영업이익률 역시 5.3%p 높아져 12.8%를 기록했다. 10% 이상의 높은 영업이익률을 낸 배경은 부탄다이올(BDO), PTMG과 같은 스판덱스 제조에 쓰이는 원재료의 가격이 하락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한국신용평가는 올해 수익성은 코로나19 탓에 지난해보다 악화될 것으로 평가했다. 지난주 관련 보고서를 낸 나이스신용평가도 마찬가지다. 나이스신용평가는 올해 효성티앤씨의 연간 매출 규모는 전년 대비 10% 내외 감소, 영업이익은 30% 내외 감소해 영업이익률이 4% 수준이 될 것으로 전망하기도 했다. 지난해 연결 기준 효성티앤씨의 영업이익률은 5.4%였다. 
 
강병준 한신평 연구원은 "2분기 이후 코로나19에 따른 전방 수요 위축이 효성티앤씨의 실적에 반영될 것으로 예상된다"라면서 "올해 수익성은 전년 대비 저하될 것"으로 내다봤다. 
 
김봉환 나신평 연구원도 "글로벌 스판덱스 시장은 수요 변동과 시장 참여 기업의 생산능력 증설 규모에 따라 수급환경이 변동하고 있으며, 유가 등락에 따라 주요 원재료의 가격도 변동해 수익성의 변동 폭이 다소 크게 나타나고 있다"면서 "코로나19로 인한 전반적인 수요 감소로 매출과 수익성이 다소 저하될 것"으로 전망했다. 
 
박기범 기자 partner@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