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 손강훈 기자] 디스플레이 부품 사업 및 자동차 내장용 소재 생산업체인
케이엔더블유(105330)가 총 발행주식의 80%가 넘는 신주를 발행하는 유상증자 계획을 내놨다. 케이엔더블유는 이번 유상증자가 완료되면 200억원대 자금을 수혈한다. 하지만 수익성과 현금흐름이 악화되는 상황이라 코로나19가 종식되지 않는 이상 이번 유상증자가 일회성 이벤트에 그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2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케이엔더블유는 460만주의 신주를 발행하는 유상증자를 실시한다. 주주배정 후 모집예정 금액은 약 224억200만원으로 주주배정 후 실권주는 일반공모한다. 일반공모에서 미달이 나더라도 인수인으로 참여한
이베스트투자증권(078020)이 잔액을 인수하기 때문에 추후 발행가액이 정해지면 자금조달은 원활하게 이뤄진다.
조달된 자금은 채무상환과 운영자금에 사용할 계획이다. 갚을 채무는 기업은행에서 빌린 단기차입금 79억6700만원으로 오는 9월에 만기가 돌아오는 5억5000만원 외에는 만기가 내년이라 약간의 여유가 있음에도 미리 상환한다.
운영자금으로는 144억3500만원을 투입한다. 국내를 비롯한 미국, 베트남, 중국 소재 공장의 원·부자재 구입, 임직원 인건비, 운반비 등에 사용할 예정이다.
자금의 사용목적을 살펴보면 채무상환이 1순위이고 운영자금이 2순위이지만 금액은 운영자금이 더 많다. 지난해부터 매출액이 줄어들면서 판매비와 관리비의 부담이 점점 커지며 수익성이 나빠졌다.
2017년 매출 938억원에서 2018년 1221억원으로 연매출 1000억원 돌파에 성공했지만 지난해 930억원으로 23.9% 감소했다. 올해 1분기 매출액은 16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6.7% 줄었다. 영업이익은 연간 1000억원의 매출을 넘어섰던 2018년 8억3200만원을 기록한 후 2019년에는 마이너스(-)33억6300억원으로 적자전환했다. 올 1분기 영업손실은 11억4200만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적자폭이 커졌다.
삼성전자(005930)의 패밀리허브(F/H) 제품에 주로 적용되던 GLP모듈은 패밀리허브의 판매 부진 영향을 받았고 옥외광고 디스플레이를 총괄하던 삼성전자 VD사업부의 관련사업부문이 축소되며 대형 LFD 터치스크린 매출이 지속적으로 줄었다. 이에 관련 제품 생산중단을 결정, 올해 LFD 터치스크린 매출은 전무하다.
지난해 기준 매출 64% 가량을 차지하고 있는 자동차부품소재 부문은 코로나19의 직격탄을 받았다. 미국, 베트남, 중국 등 해외공장을 보유하고 있는데 공장셧다운과 전방산업인 자동차 판매 부진으로 실적이 악화됐다.
미국공장의 경우 3월30일부터 5월30일 2개월간 공장이 문을 닫았으며 월 매출액은 1월 33억6700만원, 2월 35억7600만원으로 증가세를 보이다가 3월 26억8300만원, 4월 2억8300만원, 1억200만원으로 급감했다. 6월 들어 13억7200만원의 매출을 거뒀지만 이는 기존 매출 대비 30%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셧다운이 이뤄졌던 4월과 5월 원재료비와 인건비 등이 포함된 운영비는 각각 13억6100만원, 12억4200만원이 들며 수익성이 악화된 상황이다.
베트남과 중국공장도 상황은 다르지 않다. 베트남 공장은 셧다운이 없었는데도 5월과 6월 매출액은 월 평균 운영비 7억7300만원을 밑도는 6억6500만원과 4억6100만원을 각각 기록했다.
2월1일부터 3월7일까지 셧다운을 한 중국공장은 1월 매출액 11억4700만원에서 2월 2억7400만원, 3월 1억1200만원, 4월 5억8000만원, 5월 3억원을 거뒀는데 월별 운영비는 1월 7억600만원, 2월 8억5800만원, 3월 9억5000만원, 4월 9억2100만원, 5월 7억3900만원으로 1월을 제외하면 운영비가 더 들었다.
이에 케이엔더블유는 이번 유상증자를 통해 조달한 자금을 이들 공장의 10~12월간 운영비용으로 투입한다는 계획이다. 미국 72억3900만원, 베트남 23억1900만원, 중국 24억9000만원을 예상하고 있다.
다만 유상증자가 일회성 효과에 그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 우려를 키운다. 코로나19 종식 외에는 반등요소가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케이엔더블유는 공시를 통해 “코로나19 발생 이전 수준으로 이들 공장의 매출이 발생하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하며 회복시기를 특정하기 힘든 어려움이 있다”라고 밝혔다.
특히 이번 유상증자는 신주발행이 총 주식 566만1347주의 81.3%에 달하는 대규모로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인이 주주배정 물량의 30%만 참여하면서 경영진의 지분희석이 발생한다. 현재 오원석 대표이사와 특수관계인의 지분율은 48.66%인데 유상증자 후 33.56%까지 줄어든다.
물론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인 외 주식은 소액주주에게 분산돼 있어 경영권 변동 위험으로 이어지지는 않겠지만 실적 개선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추가적으로 이뤄질 수 있는 유상증자와 주식관련 사채 발행 등을 통해 또 다시 최대주주의 지분율이 희석될 가능성이 존재한다.
케이엔더블유 관계자는 “코로나19 장기화 등의 문제를 예의주시하고 있지만 어떻게 대응하겠다는 구체적인 플랜B는 없는 상황이다”라며 “현재는 200억원 정도의 자금을 조달하게 됐을 때 어느 정도 상황을 극복할 수 있겠다는 판단으로 유상증자를 진행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대규모 유상증자의 확정발행가액은 오는 9월3일 공고되며 같은 달 7~8일 구주주 청약 및 초과청약, 10~11일 일반공모 청약이 진행된다. 신주 상장은 10월5일이다.
손강훈 기자 riverhoo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