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케미칼 '김교현호'…6년만 최악 실적과 흔들리는 재무안정성
대산공장 사고·코로나19 등 2014년 이후 부진한 실적
신동빈 회장 신임 받는 김교현 대표 "어려움 돌파할 것"
실적 악화 속 대규모 투자 및 배당으로 재무안정성 저하
공개 2020-07-15 09:30:00
[IB토마토 노태영 기자] "불확실한 대외 환경이 이어지고 있지만 끊임없는 체질 개선을 통해 어려움을 돌파해 나가겠다"
 
올해 초 롯데케미칼(011170)과 롯데첨단소재의 합병법인인 통합 롯데케미칼 첫 수장에 오른 김교현 롯데그룹 화학BU장은 지난 6일 '2019 지속가능경영보고서'에서 이 같은 포부를 밝혔다. 하지만 올해 3월 발생한 대산공장 화재 여파 등으로 올해 실적은 6년 만에 최악으로 기록될 전망이다. 여기에 대규모 투자와 배당으로 자금이 꾸준히 들어가면서 재무안정성이 흔들리고 있다.
 
13일 화학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신임을 받고 있던 김교현 롯데케미칼 대표의 경영능력이 다시 한번 시험대에 올랐다고 본다"라며 "무엇보다 올해 초 출범한 통합 롯데케미칼의 수장으로 무게가 실린 만큼 예상치 못한 사고와 수습, 실적 개선 등을 어떻게 헤쳐나갈지 숙제가 크다"라고 말했다.
 
지난 3월4일 충남 서산시 롯데케미칼 대산공장에서 일어난 폭발사고로 관련 7개 공장의 가동이 중단됐다. 중단된 7개 공장은 NC, BTX(방향족·벤젠 톨루엔 자일렌), BD(부타디엔), EG(에틸렌글리콜)1, PE(폴리에틸렌)1, PP(폴리프로필렌)1, PP2 등이다.
 
한국투자증권은 관련 보고서에서 내부 공정 설비가 폭발할 경우 설비 구매, 제작, 설치까지 시간이 소요되기 때문에 재가동까지 6개월 전후 또는 그 이상이 걸릴 것으로 봤다. 대산 공장은 롯데케미칼 전체 매출액의 21.8%를 차지하고 있다.
 
하지만 올해 연말 재가동 여부는 현재 불투명한 상황이다. 롯데케미칼 관계자는 "현재 사고 원인과 복구, 피해 보상 등에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라며 "언제 재가동될지 정확한 시점은 알 수가 없다"라고 밝혔다.
 
 
 
문제는 암울한 실적이다. 당장 올해 2분기 예상 영업이익은 624억원으로 시장 예상치(1170억원)를 크게 밑돈다. 노우호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설비 가동 중단으로 원재료 조달처에 대한 보상비용이 발생했다"라며 "대산공장 정상화 여부가 올해 하반기 실적 추정치 상향의 선결 조건"이라고 설명했다.
 
나아가 올해 예상 실적은 매출액 13조2000억원, 영업이익 2791억원으로 특히 영업이익의 경우 2014년(3508억원) 이후 6년 만에 최악의 수준이 예상된다. 황규원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지난 3월 폭발사고로 가동을 멈춘 대산공장에서 약 800억원 규모의 기회 손실이 발생될 것으로 추정된다"라며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대규모 증산으로 두바이 유가가 45달러 급락했던 2014년 이후 가장 부진한 실적을 달성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단위:억원. 출처/나이스신용평가
 
아울러 투자 및 배당 부담으로 확대된 차입규모로 재무안정성도 낮아지고 있다. 2023년 완공 예정인 인도네시아 유화단지(크래커) 건설사업에 44억 달러가 투입되는 등 대규모 투자에 따른 자금 수요는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올해 최악의 실적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롯데케미칼 측은 올해 배당성향 30% 의지에 변함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2017년(1348억원), 2018년(4115억원)에 이어 2019년 3967억원을 배당금으로 지급했다. 롯데케미칼은 올해 3월말 기준 롯데지주(24.03%), 롯데물산(20.00%) 외 특수관계자가 54.43%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절반이 넘는 자금이 고스란히 흘러가는 구조다.
 
이혁준 나이스신용평가 연구원은 "코로나19 사태가 1년 이상 지속될 경우 올해와 내년 평균 매출규모는 전년 대비 약 13% 내외의 감소 수준을 보일 것으로 추산된다"라며 "총차입금/EBITDA 배수는 2.9배 내외를 시현하는 등 재무안정성의 빠른 저하가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라고 분석했다. 
 
노태영 기자 now@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