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경영전략 컨퍼런스)“하반기 신용 스프레드 축소된다…수익 향유 시기”
신용위험, 정부 지원책이 상쇄… 더블A급 개선 직전
공개 2020-06-23 17:30:05
[IB토마토 김태호 기자] “하반기 이후 신용(크레딧) 스프레드 축소가 기대된다. 높은 보유이익(캐리)을 향유할 수 있는 시기로 판단한다.”
 
23일 IB토마토가 개최한 <2020 경영전략 컨퍼런스-포스트 코로나 시대, 기업 생존 전략>에서 세션4 발표를 맡은 김상훈 신한금융투자 멀티에셋 전략부 부서장은 올해 하반기 국내 크레딧 시장을 이같이 전망했다.
 
23일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IB토마토 주관 세미나 <2020 경영전략 컨퍼런스 - 포스트 코로나 시대, 기업 생존 전략> 에서 김상훈 신한금융투자 멀티에셋 전략부 부서장이 발표하고 있다. 사진/IB토마토
 
김상훈 부서장은 코로나19 사태가 기업의 성장성이 둔화되고 레버리지가 확대되는 ‘하락(Downturn)’ 국면 중에 발생해 신용위험 유발 가능성이 높아졌지만, 정부의 대규모 지원책이 이를 상쇄했다고 분석했다.
 
정부는 지난 3월24일 ‘코로나19 관련 금융시장안정화 방안’을 발표했다. 20조원 규모의 채권시장안정펀드(채안펀드) 조성을 통한 우량채·금융채 지원, 신용보증기금의 유동화회사보증(P-CBO) 프로그램 등을 활용한 비우량채(A급 이하) 뒷받침, 출자 금융회사로 구성된 리스크관리위원회의 3조원 규모의 1차 캐피탈 콜 진행 등을 골자로 한다.
 
이어 정부는 안정화 방안 발표 이후 10조원 한도의 한국은행 운용 ‘금융시장안정특별대출제도’와 ‘저신용등급 포함 회사채·CP 매입기구(SPV)’ 설립 등을 통해 금융시장 지원을 확대하고 있다.
 
금융기관 유동성을 최대한 확대해 저신용도 자산 부실의 고신용도 자산 전이 가능성을 선제 차단하기 위한 조치다. 그러나 김 부서장에 따르면, 현재 3월 말 캐피탈 콜로 지원됐던 3조원 조차 미처 다 쓰이지 못할 만큼 유동성이 풍부한 상황이다.
 
김 부서장은 “대규모 지원책의 함의는 금융시장에 부재한 신용을 정부가 보장하겠다는 의미”라며 “투자등급 비중이 높은 국내 크레딧 시장 특성을 고려하면 정부 정책이 거의 대부분의 물량에 반영되는 모양새”라고 말했다.
 
나아가 김상훈 부서장은 코로나19로 유발될 수 있는 위험이 금융위기 수준을 넘어설 수 없지만, 현재의 신용 스프레드에는 금융위기 수준의 위험이 반영돼 있다고 진단했다. 김 부서장은 앞선 내용을 종합해, 올해 하반기 이후 신용 스프레드가 축소될 것으로 진단했다.
 
그는 “현재 크레딧 시장은 비정상에서 정상으로 넘어가는 시점”이라며 “지금은 금융위기와 달리 금융권이 건재하므로, 기업 입장에서는 더욱 버티기 쉬운 상황이며 따라서 스프레드도 빠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김 부서장은 “높은 캐리를 향유할 수 있는 시기로 판단되며 더블A급에 대한 관심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김상훈 부서장은 정부의 대규모 지원책에 가려진 ‘한계기업’(이자보상배율 3년연속 1 미만)을 경계할 필요가 있다고도 덧붙였다. 그는 “한계기업이 금융의 유연화 속에서 양산되고 있으므로, 시장 참여자는 한계기업과 대출·투자 등으로 엮인 회사를 미리 파악할 필요가 있다”라고 조언했다.
 
김태호 기자 oldcokewaver@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