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디테크 주가상승 '동전의 양면'…조달금 늘고 오버행 부각
주가 회복으로 발행가액 재평가…유상증자 조달자금 155억원 늘어나
오버행 이슈 전면 부각…신주 물량에 보호예수 없어
공개 2020-06-09 09:10:00
[IB토마토 김태호 기자] 시스템 반도체 디자인 하우스 에이디테크놀로지(ADT)가 주가 회복으로 유상증자 자금을 추가 확보할 수 있게 됐다. 그러나 신주 발행분 전량에 보호예수가 걸려있지 않아 주가 상승에 따른 오버행 이슈도 크게 부각될 전망이다.
 
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 등에 따르면, 코스닥 상장사 에이디테크놀로지(200710)의 유상증자 1차 발행가액은 742억원으로 결정됐다.
 
본래 에이디테크놀로지는 보통주 320만주 발행 유상증자를 통해 587억원을 모집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증권신고서 제출 이후 주가가 크게 상승해 결과적으로 조달자금이 늘어나게 됐다.
 
유상증자 최종 발행가액은 7월1일에 산출되므로 제반사항을 아직 확정짓기 이르지만, 1차 결과만 놓고 보면 에이디테크놀로지는 주가 덕분에 기존 계획 대비 155억원을 더 확보하게 됐다. 게다가 잔액인수단으로 한국투자증권과 신한금융투자가 참여하므로, 자금조달도 사실상 확정된 상황이다.
 
에이디테크놀로지의 금번 주가 상승은 국내 코로나19 확산 소강에 따른 증시회복 결과에서 비롯됐다. 에이디테크놀로지의 최초 유상증자 발행 예정가액은 3월17일~4월16일의 가중산술평균주가 등으로 산정됐는데, 이 시기 코스닥 지수는 400대 초반까지 떨어진 바 있다. 그 영향 등으로 동 기간 에이디테크놀로지 주가도 1만원대 후반까지 급락했다. 코로나 본격 확산 이전인 1월 초 에이디테크놀로지 주가는 주당 3만2000원 수준에서 오르내렸다.
 
코로나19와는 별개로, 삼성전자(005930)와의 거래효과도 에이디테크놀로지 주가를 지속적으로 떠받혔다.
 
지난해 말, 에이디테크놀로지는 “국내 파운드리사”와의 협력관계를 맺기 위해 기존 거래처였던 대만 파운드리 업체 TSMC와의 ‘가치사슬협력자(VCA)’ 계약을 해지했다. 에이디테크놀로지는 국내 파운드리사를 공개하지 않았지만, 업계는 정황상 삼성전자로 확실시 하는 분위기다.
 
에이디테크놀로지와 같은 칩리스(Chipless) 업체는 기술유출 이슈가 있어 복수의 파운드리와 계약하기 어렵다. 현재 에이디테크놀로지는 TSMC의 국내 거래처인 SK하이닉스(000660)로부터 매출의 80%를 내고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삼성전자로 바뀌게 될 수 있는 상황이다. 다만, 현재는 거래처 변경 과도기이므로, 증권업계 등은 에이디테크놀로지의 올해와 내년 매출에 TSMC와 삼성전자 매출이 동시 반영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에이디테크놀로지 홍보용 사진. 사진/에이디테크놀로지
 
주가 상승으로 조달자금은 늘어났지만, 동시에 오버행(대량 대기매물) 이슈도 크게 증폭됐다. 에이디테크놀로지가 금번 유상증자로 발행하는 신주 물량은 기존 주식수의 34.5%에 이르는데, 구주주는 발행가액에 20% 할인율이 적용된 주당 2만3200원으로 신주를 확보할 수 있게 된다. 게다가 금번 신주발행 주식 전량에 보호예수가 걸려있지도 않다. 즉, 수익률이 높게 잡힌 주식이 시장에 대거 풀릴 수도 있는 셈이다.
 
더불어 에이디테크놀로지 최대주주인 김준석 에이디테크놀로지 대표이사와 특수관계인의 지분율도 21.55%에 불과해, 소액주주의 매물 출회 가능성도 높은 상황이다. 게다가 김준석 대표는 금번 유상증자 청약자금 확보를 위해 신주인수권증서의 50%인 약 33만주 분량을 매도할 계획이다. 에이디테크놀로지의 신주인수권증서는 거래는 확정 발행가액 산정일 전인 6월22일부터 6월29일까지 5거래일동안 진행되고, 신주상장은 7월24일로 잡혀있다.
 
에이디테크놀로지는 공시를 통해 “보호예수가 없어 신주 추가상장 시점에 대규모 물량이 일시 출회될 가능성이 높으며 이로 인해 주가가 급락할 가능성이 있다”라고 밝혔다.
 
김태호 기자 oldcokewaver@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