끊임없는 자회사 매각설…하나투어, 호텔업도 정리하나
주력인 여행업 제외한 자회사 '매각설' 끊임없이 불거져
코로나19로 여행업 직격타…실적부진 뼈아플 듯
공개 2020-06-01 09:20:00
[IB토마토 윤준영 기자] 하나투어(039130)가 끊임없는 ‘자회사 매각설’에 시달리고 있다. 하나투어는 ‘사실무근’이라는 입장이지만, 업계에서는 기정사실로 여기고 있다. 수년째 적자신세인 호텔업마저 정리할 가능성이 수면 위로 떠오른다. 
 
29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하나투어가 여행업을 제외하고 자회사를 매각하거나 정리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궁극적으로 호텔업까지 매각한다는 말도 나온다. 코로나19로 하나투어가 실적에 직격타를 맞자 자구책을 내놓은 것이다. 
 
하나투어 실적. 출처/금감원 전자공시
 
하나투어가 2012년부터 야심차게 시작했던 호텔업은 코로나19 위기를 맞아 ‘애물단지’로 불리고 있다. 수 년째 손실을 면치 못한 상황에서 이번 코로나19로 여행객 수요가 줄자 타격이 큰 모양새다. 
 
하나투어는 호텔업 관련 자회사 마크호텔을 통해 티마크그랜드호텔 명동, 티마크호텔 명동을 운영하고 있다. 또한 2012년 자회사 하나투어아이티씨를 통해 인사동 관훈빌딩 지분 50%를 인수하고 센터마크호텔로 개축해 영업하고 있다. 마크호텔과 에스엠면세점, 웹투어 등 하나투어 주요 자회사의 매출은 올해 1분기 기준 전체의 약 33.9%에 이를 정도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하지만 티마크그랜드호텔과 티마크호텔의 영업상황은 좀처럼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하나대체투자자산운용이 영입한 2016년부터 티마크그랜드호텔 명동은 최소 임대료만 겨우 내는 수준이다.
 
티마크그랜드호텔은 2016년 당시 중국 사드에 따른 여파로 객실 이용률이 50%도 안될 정도로 영업환경이 좋지 못했다. 이후로도 6개월가량을 제외하면 2016년부터 올해 3월까지 매월 최소 임대료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호텔 임대료는 통상 매출과 연동돼 산출되는데 매월 7억7600만원 수준인 최소 임대료를 매번 2억~3억원가량 밑돌아왔다. 또한 티마크호텔 명동은 코로나19로 인해 3월 중순부터 5월30일까지 임시 휴업에 들어간 상태다. 하나투어가 지난해 9월 882억원을 들여 매입했지만 손실을 볼 수밖에 없는 셈이다. 
 
이 때문에 마크호텔 역시 2016년부터 꾸준히 적자를 냈다. 2016년 당기순손실 약 33억원, 2017년 약 51억원, 2018년 약 20억원, 2019년 약 4억8973만원을 냈다. 올해 1분기에도 3억3624만원의 적자를 봤다. 결국 하나투어가 보유하고 있는 호텔 관련 자회사를 매각해야 할 필요성은 더욱 커지는 셈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보유하고 있는 호텔 지분이나 매물을 당장 매각하기는 부담스러운 상황이다. 올해 들어 호텔 매물이 줄줄이 취소되는 데다 캡레이트(수익환원율)가 높아지면서 거래 자체가 ‘전무’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이형구 애비스영 리서치센터장은 “올해 들어서는 호텔 매물 자체가 없거나 거래 성사가 안되는 상황”이라며 “4%대에 이르던 캡레이트가 하반기에는 5% 후반까지도 오를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올해 1분기에만 쉐라톤 팔래스 강남이 매물로 나왔다가 철회됐고, 하나대체투자자산운용이 매각을 시도중인 티마크그랜드호텔 명동점 역시 지지부진한 상태다. 
 
하나투어 관계자는 “최근 코로나19로 오히려 국내 여행객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어 호텔 자회사 를 매각하기보다 영향력을 키울 기회로 보고 있다”라고 적극 부인했다. 
 
윤준영 기자 junyoung@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