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라임' 알펜루트운용, 수원여객 다시 판다
가격 눈높이가 거래 성사 여부 결정할 듯
공개 2020-05-28 09:10:00
[IB토마토 박기범 기자] 라임자산운용에 이어 환매 중단을 선언하며 유동성 우려를 키웠던 알펜루트자산운용이 수원여객 매각 카드를 다시 꺼내들었다.
 
27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알펜루트자산운용은 이달 중순 삼정KPMG를 매각주관사로 선정해 수원여객의 매각 작업을 다시 시작했다. 수원여객의 최대주주는 수원모빌리티로, 보통주와 우선주를 포함한 지분의 98.7%를 알펜루트자산운용이 보유하고 있다. 
 
알펜루트자산운용이 보유한 주요 자산. 출처/알펜루트자산운용홈페이지
 
알펜루트자산운용은 지난 2월 수원여객 매각을 시도했다. 하지만 결론에 이르지 못하고 또다시 마케팅 단계로 돌아가 매각 과정을 다시 밟는 것으로 알려졌다. 
 
매각 배경은 투자금 회수다. 증권사들의 TRS 계약해지 탓에 유동성 위기에 직면한 알펜루트자산운용은 올해 초 몽블랑4807·마테호른·블라우제·에쉬 등 4개 펀드에 대한 환매를 연기한다는 입장을 판매사에 전달했다. 수원여객에는 몽블랑4807 펀드 자금이 들어가 있다. 
 
수원여객은 540여대의 버스를 보유한 수원지역 시장점유율 1위, 전국 시내버스 시장점유율 4위에 해당하는 회사다. 지난해 매출을 900억원 내며 전년 대비 5.4% 증가했다. 
 
운송 서비스 품질은 매출액 증가 속도보다  빠르게 오르고 있다. 수원여객의 지난해 차량운반구 계정은 117억원 증가했다. 차량운반구 계정은 차량구입, 소모품, 일상적 비용을 제외한 차량 관련 지출을 모아놓은 계정이다. 117억원은 2018년 61억원 비교해 2배가량 증가한 것이다. 지출 증가는 친환경 전기버스 구입에 따른 지출로 보인다. 
 
수원여객은 지난해 전체 버스의 20%가량을 친환경 전기버스로 교체했다. 전기버스는 에너지 효율이나 환경오염 방지에 화석연료 사용 버스들보다 우월하다. 단점은 가격이 비싸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수원여객은 다른 버스회사보다 선제적으로 도입했다. 
 
하지만 환매 중단 해결이 더욱 시급한 상황이다. IB업계 관계자는 "펀드 운용사는 고객(투자자), 운용사, 투자회사의 이익을 추구한다"면서도 "하지만 이익이 상충될 경우, 우선순위는 언제나 고객이다"라고 설명했다. 자본재조정도 어려워 보인다. 알펜루트가 '환매 연기 결정'을 내리며, 평판이 크게 떨어졌기 때문이다. 
 
또 다른 IB업계 관계자는 "투자금 회수를 위해 수원여객을 매각해야 되는 상황에서, 알펜루트운용이 어느 정도의 가격을 받아들일지가 딜 성사의 포인트"라고 설명했다. 
 
박기범 기자 partner@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