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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리스회계기준 도입과 회계정보 활용
공개 2020-05-15 08:30:00
[IB토마토 전규안 전문위원]
항공·해운·유통업계 부채비율 '급등', 운용리스 회계기준 변경 영향 
신(新)리스 회계기준으로 영업이익률 증가..."착시효과 주의해야"
 
2019년부터 새로 도입된 리스회계기준(K-IFRS 제1116호, ‘신(新) 리스기준’)과 관련된 신문기사 제목이다. 신 리스기준이 무엇이길래 이런 신문기사가 실릴까? 신 리스기준의 가장 중요한 변화는 리스이용자의 입장에서 운용리스의 경우에도 재무제표에 관련 사용권자산(리스자산)과 리스부채, 감가상각비와 이자비용을 인식해야 한다는 점이다. 즉, 과거에는 리스이용자가 리스를 금융리스와 운용리스로 구분하고, 금융리스의 경우에는 금융리스 자산과 부채를 인식하지만, 운용리스의 경우에는 관련 자산과 부채를 인식하지 않고 리스료(비용)만을 인식하면 되었다. 그러나 신 리스기준에 의하면 일부 예외적인 경우를 제외하고는 운용리스를 포함한 모든 리스에 대하여 사용권자산과 리스부채를 인식하고, 감가상각비와 이자비용을 인식해야 한다.
 
리스기준이 개정된 이유는 과거 리스기준 하에서 일부 기업이 부채비율을 낮추기 위해 금융리스 대신에 운용리스로 회계 처리하여 해당 기업의 실질적인 재무 상태를 파악하기 어렵다는 비판이 있었기 때문이다. 신 리스기준의 적용으로 리스와 관련된 회계투명성과 기업 간 비교가능성이 제고될 것으로 기대된다. 
 
리스기준의 변경은 다음의 결과를 가져왔다. 첫째, 그동안 비용(리스료)만 기록하던 운용리스가 자산과 부채로도 인식됨에 따라 부채비율이 증가하였다. 따라서 위의 첫 번째 신문기사가 나온 것이다. 둘째, 영업이익의 증가를 가져왔다. 과거 영업비용으로 분류되었던 운용리스료가 신 리스기준에서는 사용권자산의 감가상각비(영업비용)와 리스부채의 이자비용(영업외비용)으로 나뉘어서 인식됨에 따라 영업이익이 증가하는 경우가 발생하였다. 따라서 위의 두 번째 신문기사가 나온 것이다.
 
신 리스기준의 영향은 운용리스를 많이 이용하던 항공운송업과 영상 제작·배급업, 유통업 등의 경우에 큰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예를 들어 아시아나항공은 2019년의 부채비율(=부채/자본)이 1795%로서 2018년의 815%보다 980%p 증가하였다. 대한항공의 2019년 부채비율이 전년보다 132%p 증가한 681%에 비하면 7.4배 많이 증가한 것이다. 아시아나항공의 부채비율이 급증한 결정적인 이유는 아시아나항공의 운용리스 비중(61%)이 대한항공(17%)보다 3.6배 높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신 리스기준의 적용이 아시아나항공의 부채비율에 미친 영향은 구체적으로 얼마일까? 신 리스기준의 적용이 재무제표에 미친 영향은 다양하므로 현재의 재무제표만으로는 정확하게 추정할 수 없지만 자산과 부채의 변동만으로 추정해보자. 신 리스기준의 적용으로 아시아나항공은 자산과 부채가 각각 약 4.5조원 증가하였다. 이를 자산과 부채에서 각각 제외하면(즉, 신 리스기준이 도입되지 않았다고 가정하면) 부채비율은 1093%로 현재의 1795%보다 702%p 낮아진다. 즉, 신 리스기준의 적용으로 아시아나항공의 부채비율이 702%p 증가한 것이다.
 
따라서 신 리스기준의 적용처럼 회계기준이 변경되는 경우에는 변경효과를 따로 분리해서 살펴보아야 한다. 이를 위하여 기업은 재무제표 이용자가 회계기준 변경 효과를 알 수 있도록 재무상태와 재무성과, 현금흐름 등에 미치는 영향을 재무제표 본문과 주석에 충실히 공시해야 한다. 현재도 기업들이 신 리스기준 도입효과를 본문과 주석으로 공시하고 있지만, 부채비율과 영업이익 등에 미치는 영향을 정확히 확인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따라서 회계기준 변경이 부채비율과 영업이익, 당기순이익 등 주요항목에 미치는 영향을 명확하게 공시하는 지침의 마련이 필요하다. 
 
또한 회계정보이용자는 리스기준 변경효과를 따로 분리해서 살펴보아야 한다. 중요한 회계기준의 변경이 있는 경우에 전년도 재무제표와 단순 비교하여 분석하는 것은 잘못된 의사결정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노력을 통해 리스와 관련된 회계투명성과 기업 간 비교가능성 제고라는 신 리스기준의 도입목적이 충실히 달성될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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