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칫덩이'된 티마크그랜드호텔…하나대체운용, 임대 리스크 증폭
코로나19 여파로 4월 말 한때 수익률 (-)까지 떨어져
하나투어 자회사 마크호텔 실적부진에 최소임대료마저 장담 못 해
공개 2020-05-11 09:30:00
[IB토마토 윤준영 기자] 하나대체투자자산운용이 티마크그랜드호텔의 실적악화로 최소임대료마저 지급받지 못하는 상황에 직면하며 위기를 맞고 있다. 코로나19로 국내 호텔업황이 직격타를 맞은 데다 임차인인 마크호텔이 실적부진에 휩싸인 탓이다. 하나대체운용은 올해 초부터 티마크그랜드호텔 매각을 추진하고 있지만 이마저 여의치 않은 상황이다. 
 
7일 하나대체운용에 따르면 티마크그랜드호텔을 기초 자산으로 둔 펀드상품 가운데 클래스A의 1개월 수익률은 0.46%, 3개월 수익률은 0.15%, 6개월 수익률은 0.40%였다. 4월 말 해당 상품의 1개월 수익률은 -0.76%로 마이너스(-) 수치를 나타내기도 했다. 
 
하나대체투자티마크그랜드 종류형부동산투자신탁1호 투자 구조. 출처/하나대체투자자산운용
 
2019년 3월 말 기준 3개월 수익률이 1.39%, 6개월 수익률이 7.27%였던 점과 비교하면 대폭 낮아진 것이다. 2018년 1월부터 3월까지 중국 사드보복 여파로 최소임대료(MRG) 수입을 얻었을 당시와 비교해도 저조한 성적표다. 당시 3개월 수익률은 1.57%, 6개월 수익률은 2.99%였다. 하나대체운용 관계자는 "4월 말 수익률이 표출될 당시 1개월 수익률은 3월31일 배당금이 빠져나간 날짜가 반영된 수치로, 실제 수익률과 오차범위가 존재한다"라고 말했다.
 
해당 펀드의 수익률이 지지부진한 가장 직접적인 원인은 코로나19로 인한 투숙객 감소로 보인다. 2월 말부터 국내에서 코로나19로 외출이 제한된 데다 4월1일부터는 모든 입국자들을 상대로 2주간 격리의무를 부과하면서 사실상 해외 관광객 유입이 막힌 상태다. 이 때문에 중국인 등 해외 관광객 위주였던 명동 지역 호텔들이 영업에 직격타를 맞은 것이다. 
 
이 공모펀드의 경우 임대료 지급방식이 연간이 아닌 월간으로 잡힌다는 점도 수익률에 부담을 줄 수 있는 요인으로 꼽힌다. 코로나19로 인한 일시적인 매출감소 현상에서 월간 기준의 최소임대료를 지급받지 못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해당 펀드의 주요 수입원인 임대료는 월 최소임대료(MRG)인 7억7600만원과 호텔 관련 매출과 연동돼 산정되는 임대료 중 높은 금액으로 산정된다. 즉 매월 호텔 수입 성적표에 따라 임대료가 정해진다는 의미다. 코로나19에 따른 호텔 매출 감소가 일시적인 현상이라는 전제하에 연간 임대료를 받는다면 하반기에 이를 만회할 수 있다. 하지만 월 단위라면 최소임대료마저 받지 못할 가능성이 커진다. 부동산운용업계 한 관계자는 “수익률이 (-)까지 떨어졌다고 하면 최소임대료조차 받지 못했을 수 있다”라며 “아무래도 임차인이 여행업을 하는 하나투어 관계사다 보니 사정이 좋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나대체운용 관계자는 “해당 수익률은 어떤 기준으로 산정됐는지 모르겠다”라면서도 “현재까지 배당금은 종전 수준으로 나간 것으로 알고 있다”라고 말했다. 
 
실제 해당 펀드가 최소임대료를 제대로 받았다고 하더라도 임차인과 관련한 위험성은 여전하다. 티마크그랜드호텔명동의 직접적인 임차인인 마크호텔과 모회사인 하나투어의 재무구조가 부실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자칫 올해 초부터 케이리츠투자운용과 협상중인 티마크그랜드호텔 매각작업이 더욱 지연되는 상황을 초래할 수 있다.
 
부동산운용업계의 한 관계자는 “부동산 펀드를 설정할 때는 임차인이 얼마나 탄탄한 재무구조를 지니고 있는지가 매우 중요한 요소”라며 “해당 펀드의 경우 여행업을 영위하는 하나투어가 손실을 내고 있어 (임대료 지급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라고 말했다.
 
하나대체투자자산운용은 2016년 코람코자산신탁으로부터 약 1980억원에 티마크그랜드호텔명동을 인수하면서 운용을 시작했다. 하나투어 자회사인 마크호텔과 2016년 6월부터 2036년 6월까지 20년 장기 임차계약을 맺었다. 만약 마크호텔이 임차인으로서 의무를 행하지 않을 경우 하나투어가 신용공여자로서 연대해 이행을 보증해 주는 구조다. 
 
하지만 마크호텔의 재무상황은 심상치 않다. 마크호텔은 2019년 말 기준 약 4억8973만원의 순손실을 봤다. 2016년 당기순손실 약 33억원, 2017년 약 51억원, 2018년 약 20억원으로 꾸준히 적자를 내왔다. 하나투어 역시 최근 코로나19의 영향을 직접적으로 받았다. 지난해 기준 당기순손실 119억원을 냈고, 올해 3월 모객현황도 급격히 악화됐다. 아웃바운드 패키지 송출객수는 2690명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99% 감소했다. 올해 3월에는 유일하게 신용등급을 평가받던 한국기업평가에 자진해서 등급평가요청을 철회했다. 업계에서는 등급하락에 대한 우려가 반영된 결정으로 보고 있다. 
 
운용업계의 한 관계자는 “하나대체투자자산운용이 올해 초 케이리츠투자운용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하고 투자금 회수(엑시트)에 나서고 있지만 여전히 협상이 지지부진한 상황”이라며 “코로나19 여파에 따라 임차인에 대한 우려가 반영된 것이 아니겠느냐”라고 말했다. 
 
윤준영 기자 junyoung@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