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중공업 '클럽모우CC' 매물로…몸값 1400억원 내외 예상
두산그룹 보유 라데나CC와 패키지 거래도 거론
강원도 지역 골프장, 최근 홀당 50억원선 거래
공개 2020-05-04 10:00:00
[IB토마토 박기범 기자] 두산중공업(034020)이 보유한 홍천 클럽모우 골프장(이하 클럽모우CC)이 인수·합병(M&A) 시장에 매물로 나왔다. 거래가는 천억원대 중반으로 형성될 전망이다. 최근 손바뀜이 있었던 경기 동부 지역의 골프장의 가격이 고려된 것으로 보인다. 
 
출처/클럽모우 홈페이지
 
29일 투자은행(IB) 업계 관계자는 "두산중공업이 보유한 클럽모우CC가 시장에 매물로 나온 상태로 국내 사모펀드를 중심으로 관심을 보이고 있다"면서 "거래가격은 1400억원 내외로 가격이 형성될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컨트리클럽(CC)은 통상 홀당 가격을 기준으로 거래된다. 상대적 가치를 바탕으로 평가시 일반 기업의 M&A는 상각 전 영업이익(EBITDA)에 일정한 배수를 곱한 이후 차입금과 지분비율을 고려한다. 이는 기업 경영을 통해 얻을 수 있는 미래 유입될 현금흐름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미래 사업으로 유입될 현금흐름을 개인 단위로 쪼개기도 한다. 유료방송이나 플랫폼 사업의 경우, '가입자 당 가치'를 바탕으로 고객 한 명 한 명으로 세분화시켜 영업을 통해 얻을 수 있는 금액을 추산한다. 
 
하지만 컨트리클럽(CC)은 토지, 입목 등 유형자산이 중요하다. 컨트리클럽 자산가치의 대부분이 토지이기 때문이다. 클럽모우CC 역시 총자산 1901억원 중 1301억원(68.4%)이 토지다. 
 
이를 녹여낸 가치가 '홀당 가격'이다. 컨트리클럽은 통상 홀당 30억~70억원 수준에서 거래가 이뤄진다. 가격 폭이 넓은 까닭은 지역별 공시지가가 다른 것과 유사하다. 여기에 그린, 평판, 차입금 등이 골고루 반영돼 거래가격이 형성된다. 
 
골프장 회원권과 같은 부채가 있거나 회생 절차에 놓인 골프장은 홀당 가격이 30억~40억원 선이다. 반면 수원, 분당 등 교통의 요지에 있는 경기 남부 대중제 골프장은 60억~70억원 수준에 거래된다.  
 
클럽모우CC는 강원도 홍천군 서면에 위치한 27홀로 구성된 골프장이다. 참고할 만한 최근 강원도(서울 동부) 지역의 골프장 거래가 있다. 바로 대우건설의 파가니카CC 매각 건이다. 파가니카CC는 강원도 춘천시 가평에 위치한 골프장으로 18홀로 구성됐다. 
 
당시 파가니카CC의 거래가격은 950억원으로 홀당 52.8억원 수준이다. 강원도 내 최고가다. 강원도 내 골프장은 입지 조건이 불리해 홀당 평균 34억~36억원 선에 거래됐다. 이를 그대로 클럽모우CC에 대입한다면 1425억원 수준이 된다. 물론 파가니카CC가 클럽모우CC보다 서울 인근에 위치해 접근성이 좋지만 거래 당사자들이 판단할 수준으로 보인다. 
 
클럽모우CC는 회원제 골프장에서 대중제(퍼블릭) 골프장으로 전환한 이후 실적이 가파르게 회복 중이다. 지난해 매출액은 129억원으로 전년 대비 32억원가량 매출액이 늘었다. 또한 영업손실 폭도 89억원에서 21억원으로 줄었다. 
 
두산중공업은 클럽모우CC를 채무 인수의 형태로 인수했다. 시행사인 장락개발이 자금난을 겪어 공사비를 지급할 수 없게되자 두산중공업이 부채를 모두 떠안았다.  
 
두산중공업의 모기업인 두산(000150)그룹은 유동성 위기에 빠진 상태다. 사업부 매각을 포함한 고강도 재무구조개선계획(자구안)을 국책은행에 제출했다. 두산솔루스(336370), 두산퓨얼셀(336260), 두산매카텍, 두산중공업 담수화 사업부, 두산타워 등이 매각 후보로 물망에 오르고 있다. 
 
주력 사업부가 아닌 골프장의 매각 가능성은 매우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다 보니 두산그룹이 보유한 강원도 춘천시에 위치한 라데나CC(27홀)와의 '패키지 매각'도 함께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라데나CC는 명문이다 보니 클럽모우CC보다 가격이 다소 높을 것"이라면서 "두 CC를 모두 인수할 경우 총 3000억원 선으로 가격이 형성될 것 같다"라고 전했다. 
 
박기범 기자 partner@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