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레딧 시그널
SK이노베이션, 경쟁사 중 크레딧 하방압력 가장 커
코로나19로 주력사업 현금창출력 위축
공격적 설비투자로 재무안정성 저하 전망
공개 2020-04-27 18:02:12
[IB토마토 손강훈 기자] 2차전지 시장에 뛰어든 LG화학(051910), 삼성SDI(006400), SK이노베이션(096770) 중 SK이노베이션의 신용등급 위기가 가장 크다는 평가가 나왔다.
 
27일 한국기업평가는 SK이노베이션이 크레딧 하방압력이 LG화학, 삼성SDI와 비교해 가장 높다고 판단했다.
 
LG화학, 삼성SDI, SK이노베이션 2차전지 사업전략 비교. 출처/한국기업평가
 
우선 SK이노베션의 주력사업 수익성 저하폭이 국내 3사 중 가장 크다는 지적이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해 하반기 이후 글로벌 경기 둔화에 따른 수요 감소로 수익성이 나빠졌으며 올해는 유가 및 정제마진 급락, 코로나19로 인한 석유제품 수요 위축 등으로 정유사업의 영업실적이 크게 악화될 것으로 예상됐다.
 
더구나 빠른 수익성 회복도 힘들다고 봤다. 주요 산유국의 증산 및 점유율 경쟁, 코로나19확산에 따른 글로벌 경기 회복시기 불투명 등을 감안할 때 국제유가는 과거 수준에 비해 낮은 가격대를 유지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주력사업 실적 전망이 나쁜 상황임에도 2차전지 분야 후발주자로서 매출 규모가 타사에 비해 크게 밀리고 있어 확정적인 투자정책은 불가피한 상황이다. 실제 지난해 국내 3사의 2차전지 사업 실적을 살펴보면 LG화학 매출 8조3500억원, 삼성SDI 매출 7조7200억원, SK이노베이션 6845억원으로 큰 차이를 보였다.
 
SK이노베이션은 미국과 중국, 유럽에 대규모 설비투자를 실시하고 있으며 올 한해 2차전지 관련 투자규모는 2조5000억~3조원 가량으로 파악되고 있다.
 
SK이노베이션, LG화학, 삼성SDI의 (왼쪽부터)순차입금/EBITDA, 차입금 의존도, 부채비율. 출처/한국기업평가
 
이는 재무안정성 악화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SK이노베이션은 순차입금/EBITDA는 2017년 0.3배에서 2018년 1.1배, 2019년 3.1배로 올랐으며 차입금 의존도는 2017년 16.3%에서 2018년 22.2%, 2019년 31.1%로 상승했다. 지난해 기준 LG화학의 순차입금/EBITDA 2.4배, 차입금 의존도는 24.7%이고 삼성SDI의 순차입금/EBITDA 1.8배, 차입금 의존도는 18.2%로 SK이노베이션이 가장 나쁘다.
 
엄정원 한국기업평가 평가2실 책임연구원은 “단기 내 주력사업의 실적 회복이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는 점, 영업현금흐름을 상회하는 투자부담으로 인한 재무안정성 저하, 2차전지 흑자전환 시기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크레딧 하방 압력이 가장 높은 것으로 판단된다”라고 평가했다.
 
앞서 무디스는 SK이노베이션의 신용등급을 Baa2로 유지하면서도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조정했다. 현재 한국기업평가의 SK이노베이션 신용등급 하향 변동요인은 조정순차입금/EBITDA 2배 초과인데 지난해 말 기준 조정순차입금/EBITDA는 5배로 하향 요건을 충족했다.
 
엄정원 연구원은 “향후 등급 방향성을 좌우하는 주요 모니터링 요인은 정유사업의 업황 및 수익성 회복 시기, 배터리 및 소재부문 등의 투자 진행 상황과 투자효과 가시화 시기, 배당정책 및 재무안정성 변화 여부”라고 덧붙였다.
 
손강훈 기자 riverhoo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