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업 타격 본격화…신한BNP 등 국내 운용사 '촉각'
명동 티마크그랜드호텔 매각작업 지연, 티마크호텔 임시휴업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 운용과정에서 투자자 손실 우려
공개 2020-05-04 09:20:00
[IB토마토 윤준영 기자] 국내 호텔업계가 코로나19로 직격타를 맞으면서 호텔자산을 보유한 국내 운용사들도 촉각을 기울이고 있다. 매각을 앞둔 운용사들은 물론, 해당 자산을 담은 펀드를 운용하는 회사들도 국내 호텔업계 전망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 
 
24일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은 ‘신한BNPP나인트리부동산투자신탁’ 운용 보고서를 통해 “코로나19의 국내 확진자 발생 이후 호텔숙박업계 및 본 건 호텔의 영업실적에 미칠 영향 등에 대하여 모니터링을 계속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명동 티마크 그랜드 호텔. 출처/호텔 홈페이지.
 
신한BNPP나인트리부동산투자신탁은 신한금융투자와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이 2017년 나인트리프리미어호텔 명동점을 기초 자산으로 설정해 내놓은 부동산 공모펀드다. 총 매입금액은 1428억원으로 운용기간은 2024년 3월29일까지다. 
 
해당 공모펀드는 2017년 중국의 사드보복 사태로 관광객 급감 여파에서 빠져나오자마자 코로나19라는 대형 악재를 만났다. 관련 운용보고서에 따르면, 운용 1년차에 해당 호텔의 객실가동률은 평균 70% 중반, 2년차에는 평균 80% 후반 정도로 꾸준히 올랐다. 이처럼 나인트리프리미어호텔이 정상 궤도에 오르자마자 코로나19 사태를 맞은 만큼 투자자들 모두 상당히 아쉬울 수밖에 없다. 
 
실제로 해당 공모펀드의 최근 3개월 수익률은 1.39%, 6개월 수익률은 2.66%로 집계됐다. 2020년 1월 말 기준 3개월 수익률인 1.51%, 6개월 수익률 2.97%와 비교하면 소폭 낮아졌다. 하나대체투자자산운용이 설정한 티마크그랜드호텔 명동점 관련 펀드의 경우 1개월 수익률은 –0.76%, 3개월 수익률은 0.17%, 6개월 수익률은 0.30%에 그쳤다. 2019년 말 기준 3개월 수익률이 약 1.35%, 6개월 수익률이 9.83%인 점을 감안하면 크게 낮아진 것이다. 하나대체투자자산운용 관계자는 “해당 수익률은 어떤 기준으로 산정됐는지 모르겠다”라면서도 “현재까지 배당금은 종전 수준으로 나간 것으로 알고 있다”라고 말했다. 
 
통상 부동산 펀드의 수익률은 1년차까지는 부동산 취득가액 대비 펀드 운용성과(임대료 및 관리비용 등으로 계산)로 산정한다. 2년차부터는 토지 및 건물 등 부동산 가치를 재평가한 금액을 기준으로 운용성과를 비교해 수익률을 계산한다.  
 
최근 코로나19가 전 세계로 확장되면서 국내 호텔업황이 갈수록 악화돼 부동산 공모펀드 역시 영향을 받는 것으로 보인다. 특히 여행객 수요가 많았던 명동 호텔들은 사실상 휴점 상태에 처해있다. 티마크호텔 명동점은 3월 중순부터 5월 말까지 영업을 잠정 중단했다. 티마크그랜드호텔 명동점 역시 일부 부대시설을 5월31일까지 휴업 중이다. 
 
이에 따라 국내 호텔 자산을 편입했던 국내 자산운용사들도 코로나19에 따른 여파를 들여다보며 상당히 촉각을 기울이고 있다. 매각을 준비했던 회사들은 물론, 아직 투자금 회수(엑시트)까지 기간이 남은 운용사들 역시 운용과정에서 피해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부동산컨설팅회사 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의 진원창 리서치팀장은 “외출을 자제하고자 하는 사회적 분위기로 코로나19로 인한 예약 취소가 잇따르고 있고 호텔 예약 자체도 급감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부동산 매각주관사 CBRE는 한 보고서에서 “호텔 자산에 대한 수요는 임대 소득 하락과 지역 관광객 유입 감소로 미미할 것으로 보이며, 이는 자본 가치 하락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지스자산운용과 하나대체투자자산운용 등 국내 호텔 매각을 준비하는 운용사 역시 일정에 차질을 빚고 있다. 
 
이지스자산운용은 3월 말 상장을 준비하던 ‘이지스밸류플러스 리츠’의 편입자산중 제주 조선호텔을 제외했다. 또 하나대체투자자산운용이 추진하던 티마크그랜드호텔 명동점 역시 투자자 모집에 어려움을 겪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케이리츠투자운용과 협상을 한 달 정도 미뤄뒀다. 
 
투자은행(IB) 업계 관계자는 “최근 대한항공이 내놓은 제주 파라다이스호텔 역시 매각이 순조롭게 진행될 수 있을지 장담하기 어렵다”라며 “호텔 자산의 경우, 최근 코로나19로 상당히 안 좋은 시기를 맞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윤준영 기자 junyoung@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