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계 최대주주’ 드림CIS, 최고수준 보호예수로 우려 불식
최대주주 타이거메드, 보호예수 30개월 자발적 확약
"상장 후 이사회 임의변경 및 황금낙하산 없을 것"
공개 2020-04-27 09:30:00
[IB토마토 김태호 기자] 코스닥 상장 수요예측을 앞둔 드림씨아이에스 최대주주 타이거메드가 '중국계 자본'이라는 시장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 30개월의 보호예수를 자발적으로 약속했다. 더불어 타이거메드는 상장 후 드림씨아이에스의 독립적 운영시스템을 보장하겠다는 확약도 했다.
 
24일 금융투자업계 등에 따르면, 코스닥 상장을 준비 중인 국내 임상시험 전문 수탁기관(CRO) 드림씨아이에스의 최대주주는 상장 후 2년 6개월 동안 보유지분을 매각하지 않겠다고 ‘자발적으로’ 확약했다.
 
코스닥시장 상장규정 제21조는 상장 후 최대주주의 보유지분 매각을 6개월간 금지하고, 필요에 따라 그 기간을 최대 2년 반까지 연장할 수 있다고 명시한다. 즉, 드림씨아이에스 최대주주는 최고 수준의 의무보유를 스스로 약속한 셈이다.
 
투심을 사로잡기 위한 조처로 풀이된다. 드림씨아이에스 최대주주가 중국계 CRO 업체 항저우 타이거메드(Hangzhou Tigermed)이기 때문이다. 상장 후 타이거메드가 보유하게 될 지분은 약 65%에 이를 전망이다. 드림씨아이에스의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은 내달 7~8일로 예정돼있다.
 
더불어 드림씨아이에스 2대 주주인 홍콩계 투자회사 마스터유니온홀딩스(Master Union Holdings)도 타이거메드와 함께 6개월의 자발적 보호예수에 동참했다. 마스터유니온의 상장 후 지분율은 7.9%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상장 과정에서 자발적으로 보호예수를 거는 일은 종종 있지만, 드림씨아이에스의 금번 보호조치는 중국계 기업을 최대주주로 두고 있다는 점 등에서 비롯됐을 것”이라며 “중국 기업이 국내에 안 좋은 선례를 남긴 경우가 더러 있기 때문에 시장에서 신뢰를 줄 필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드림씨아이에스 관계자도 “중국자본이라는 측면에서 유발될 수 있는 불안감을 선제적으로 불식시키기 위한 조처로 알고 있다”면서 “글로벌라이제이션을 지속 추진하고 있는 최대주주 입장에서도 우리의 상장이 꼭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금번 보호예수는 투자자 보호를 위한 측면도 있다. 드림씨아이에스 최대주주가 수차례 변경된 바 있기 때문이다.
 
2014년, 드림씨아이에스 창립자인 최원정 전 드림씨아이에스 대표이사 등은 보유하고 있던 드림씨아이에스 지분 70%를 패션유통업체 리노스에 넘겼다. 이후 리노스는 인수 이듬해인 2015년에 드림씨아이에스 보유지분 전량을 현 최대주주인 타이거메드에 양도했다. 같은 해 최원정 전 대표도 보유 잔여지분 전량인 28%를 타이거메드에 넘겼다.
 
드림씨아이에스 실적 추이. 사진/뉴스토마토DB
 
타이거메드는 30개월 보호예수와 더불어 드림씨아이에스의 독립적 운영을 보장하겠다는 약속도 했다. 금번 기업공개(IPO) 이후에도 타이거메드의 보유 지분율은 의결권 총수의 3분의 2 가량을 유지하게 되므로, 주주총회 특별결의 사항인 정관변경, 이사해임, 영업양도 등이 자체적으로 가능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현재 타이거메드는 나름의 경영독립성을 보장하고 있는 모양새다. 타이거메드는 지난해 5월 임시주주총회를 열고 대표이사를 지아리우 타이거메드 부사장에서 현재의 공경선 대표이사로 교체했다. 타이거메드와 공 대표는 일단 표면적 인연은 없다. 공 대표는 유한양행(000100) 임상개발 본부, 파락셀 코리아 등 외국계 CRO에서 임상관련 경험을 쌓은 바 있다. 취임 후 공 대표는 상장을 위한 회계투명성 제고를 위해 내부회계관리자를 선임하고 감사위원회를 설치했다.
 
드림씨아이에스는 “타이거메드의 최상위 지배회사의 최대주주인 예 샤오핑(Ye Xiaoping) 회장은 당사의 독립적 운영시스템을 유지하고 이사회 구성을 자사에게 유리하게 임의적으로 변경하지 않을 것 등에 대한 자필확약서를 한국거래소에 제출했다”면서 “상장 이후에도 의결권 차등 및 황금낙하산 제도와 같은 소액주주 권리 침해 제도를 도입하지 않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편, 드림씨아이에스는 상장 후 최상위지배회사인 항저우 타이거메드 컨설팅(Hangzhou Tigermed Consulting) 관련 변동 내용을 회사 홈페이지에 주 1회 정기적으로 게시하겠다고도 약속했다. 타이거메드 컨설팅 관련 공시는 중국 사이트에서만 확인할 수 있기 때문이다. 타이거메드 컨설팅은 타이거메드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 타이거메드컨설팅→타이거메드→드림씨아이에스 체제로 움직이는 셈이다.
 
김태호 기자 oldcokewaver@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