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칫거리 된 항공기금융…흥국화재, 대체투자 손실 우려
운용자산이익률 개선 위해 수익증권 비중 늘려
항공업 올해 4분기나 정상화…투자 손실 가능성 커
공개 2020-04-20 09:20:00
[IB토마토 손강훈 기자] 운용자산이익률 개선을 위해 대체투자 비중을 늘려왔던 흥국화재(000540)가 코로나19 확산으로 대체투자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특히 항공기에 대한 신용위험이 커지는 상황에서 관련 투자 비중이 높은 편인 흥국화재의 투자 손실이 우려된다.
 
흥국화재는 지난해 원수보험료 기준 3.8%의 시장 점유율로 8위에 위치한 중소형 손해보험사다. 업계의 경쟁 환경과 자본 크기 등을 감안할 때 보험을 통한 수익보다는 자산운용을 통한 수익이 더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실제 최근 5년간 부문별 이익 추이를 살펴보면 보험영업이익은 2015년 -2422억원, 2016년 -2606억원, 2017년 -1954억원, 2018년 -2684억원, 2019년 -3109억원으로 적자였다. 반면 투자영업이익은 2015년 2701억원, 2016년 2879억원, 2017년 3142억원, 2018년 3410억원, 2019년 3645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장기보험과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상승한 가운데 타사와의 경쟁 심화까지 겹치며 사업비 부담이 증가해 적자 폭이 커졌는데, 이 같은 분위기는 올해도 여전할 것으로 예상돼 보험영업이익 개선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결국 투자영업이익이 상당히 중요한데, 이 역시 저금리로 인해 쉽지 않다.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흥국화재의 운용자산이익률은 3.37%로 전년 대비 0.03%p 하락했으며 손해보험 업계 평균인 3.7%보다 낮았다.
 
이에 흥국생명은 채권보다 안전성은 떨어지지만 수익률은 높은 항공, 선박, 부동산 등 대체투자 비중을 늘리기 시작했다. 운용자산에서 수익증권이 차지하는 비중은 2017년 14.1%에서 2018년 18.6%로 지난해에는 20.1%까지 증가했다.
 
흥국화재 운용자산 구성. 출처/한국신용평가
 
문제는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안전성이 흔들리고 있다는 것이다. 투자 비중이 높은 항공이 직접적인 타격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흥국화재의 항공 대체투자는 자기자본 대비 35%로 손해보험 업계 평균 12%를 크게 웃돌았다.
 
항공 대체투자는 항공기를 매입해 이를 항공사에 빌려주고 수수료를 받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리스계약 종료 후 항공기 매각을 통한 추가 수익도 가능하기 때문에 주목받는 대체투자 분야 중 하나였다. 하지만 항공업계 실적 악화로 인한 리스료 미지급 가능성이 커졌다.
 
보통의 상황이라면 리스료 미납을 이유로 계약을 취소하고 다른 항공사와 새 계약을 맺거나 매각을 하면 되지만 항공수요 자체가 줄어든 상황이라 쉽지 않아 보인다. 특히 하나금융경영연구소는 현재 코로나19 상황이 진정된다고 하더라도 항공업 정상화는 오는 4분기 이후에나 가능하다고 전망한 점도 부정적이다.
 
더구나 흥국화재의 경우 항공기 투자의 약 67.2%가 중순위로 구성돼 있어 항공기 가치 하락으로 인한 자산손상 위험에도 노출돼 있다.
 
이와 관련 흥국화재는 우량한 신용도(AA-이상)의 글로벌 국정항공사 항공기금융 대출채권에 참여하고 있으며 현재까지 항공기 리스료 미지급 등에 관한 사항은 없다는 입장이다.
 
흥국화재 관계자는 “일부 항공사들의 리스료 지급 유예 요청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으나 유예된 리스료는 남은 리스기간 동안 이연 지급될 것으로 판단돼 투자기간 동안 수익률에 영향은 없을 것”이라며 “국내 자산운용사 및 자산관리사 등 관계사와 긴밀하게 협조해 현 상황을 모니터 중이다”라고 말했다.
 
손강훈 기자 riverhoo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