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무부담 커지는 호텔신라…'코로나19'에 걱정 태산
면세·호텔 부진으로 올 상반기 적자 전망
영업현금창출 약화로 차입금 부담 증가
공개 2020-04-17 09:10:00
[IB토마토 손강훈 기자] #호텔신리가 코로나19의 장기화 여파로 재무안정성이 악화될 가능성이 높아 걱정이 커지고 있다. 주력사업인 면세와 호텔 모두 올 상반기까지 적자가 전망되며 영업을 통한 현금창출에 타격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올해도 대규모 투자가 예고돼 있어 차입 부담이 지난해보다 커질 전망이다.
 
호텔신라는 2013년 서울호텔 대규모 리노베이션(기존 건축물을 헐지 않고 개·보수하는 것)과 동화면세점 대여금, 2014년 제주면세점 증축과 물류창고 구축 투자, 2015년 싱가포르 창이국제공항과 HDC신라면세점 지분투자, 인천공항면세점 보증금 납부 등의 영향으로 연결 기준 순차입금은 2012년 말 1952억원에서 2015년 말 5324억원까지 증가했다.
 
이후 호텔신라는 보수적인 재무정책과 수익성 회복에 따른 현금창출력을 통해 꾸준히 차입금을 줄여왔다. 실제 순차입금은 2015년 5324억원, 2016년 4049억원, 2017년 3927억원, 2018년 3640억원으로 감소했다. 지난해에는 리스회계기준 변경으로 7930억원의 리스부채가 반영되며 1조237억원을 기록했지만 리스부채를 제외한 순차입금은 약 2307억원으로 전년보다 36.6% 줄었다.
 
 
차입금 감소의 핵심은 수익성 개선이다. 호텔신라는 지난 2016년에는 롯데정밀화학 지분 매각으로 약 308억원, 인천공항 T1 면세점 보증금 유동화로 1635억원의 자금을 마련한 후에 별도의 자산유동화는 없었음에도 꾸준히 차입금을 줄였다.
 
지난 2018년 영업이익률은 4.4%로 전년 대비 2.6%p 올랐으며 작년 영업이익률을 5.2%를 기록했다. 주력사업의 국내외 확장투자가 성과를 내며 매출이 꾸준하게 늘어왔으며 2017년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THAAD) 이후 중국 단체관광객이 급감하며 영업이익이 줄었으나 이후 보따리상인 따이궁(중국 보따리상)으로 주 고객이 바뀌면서 시내면세점이 성장, 수익성을 끌어올렸다. 여기에 해외면세점 적자폭도 감소했으며 호텔사업은 해외관광객 및 국내 이용객 증가를 바탕으로 채산성이 좋아졌다.
 
문제는 코로나19다. 면세점과 호텔 모두 코로나19 확산에 직격타를 맞는 업종이다 보니 올해 실적 악화가 불가피하다.
 
한국면세점협회에 따르면 지난 3월 국내 면세점 매출은 총 1조102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6.7% 감소했다. 영업일수가 더 적은 2월보다도 46%가 줄었다. 이달 매출 전망도 부정적이다. 코로나19 확산세로 인해 임시 휴업이 여전히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호텔신라의 경우 김포공항점과 제주공항점은 이달 말까지 휴점하며, 해외 면세점인 일본 도쿄 시내면세점과 태국 푸켓 시내면세점도 문을 닫았다. 싱가포르 창이국제공항면세점은 영업시간을 단축한 상황이다.
 
호텔 상황도 다르지 않다. 지난달 서울 시내 주요 7개 특급호텔의 객실점유율(OCC)이 10%대에 그친 것으로 알려졌다. 특급호텔의 객실점유율 손익분기점은 60~70%다. 호텔신라의 경우 코로나19 이후 객실점유율은 20~30%대로 낮아진 상황이다.
 
 
이에 증권업계는 1분기 적자는 물론 2분기 적자까지 예상하고 있다. 이지영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호텔신라 매출의 90%를 담당하는 면세산업은 중국의 입국금지에 따른 항공편 중단과 한국의 입국자 자가격리 방침으로 중국 따이궁의 활동이 매우 어려워 1분기보다 2분기 업황이 더 악화될 것”이라며 1분기 285억원, 2분기 325억원의 영업손실을 낼 것으로 추정했다.
 
올해 호텔신라는 미국 면세업체 쓰리식스티(3Sixty) 지분 인수(1억2100만달러)와 관련된 현금 지출과 호텔신라의 숙원사업으로 2318억원이 투자되는 남산한옥호텔 착공 등이 예고돼 있어 수익성 부진으로 인한 영업현금창출력 약화로 차입금은 지난해보다 많은 수준을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 2019년 말 호텔신라의 부채비율은 283.6%, 차입금의존도는 44.3%다.
 
수익성 악화와 재무부담 증가가 예상되면서 한국신용평가는 호텔신라의 무보증사채 등급을 AA/안정적에서 AA/부정적으로 한국기업평가는 무보증사채 등급을 AA로 유지하는 대신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변경했다.
 
한편 호텔신라 관계자는 “1분기 잠정실적 공시가 된 후 구체적인 답변을 할 수 있을 것 같다”라며 말을 아꼈다.
 
손강훈 기자 riverhoo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