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류자산 선호 현상, 대체투자 '불씨' 당길까
코로나19로 온라인 쇼핑 거래 늘어 물류센터 인기 상승
경기도권 물류센터 신규 허가 어려운 점도 물류센터 인기에 한몫
공개 2020-04-16 09:20:00
[IB토마토 윤준영 기자] 언택트(비대면) 소비 증가로 국내 자산운용사들의 물류자산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지고 있다. 코로나19로 온라인 쇼핑 규모가 늘어나는 데다 경기도 부근에서 물류센터 인허가를 받기가 어려워져 투자자의 열기가 거세지고 있다. 
 
14일 투자은행(IB) 업계 관계자는 “최근 기관투자자들을 만나보면 대부분 국내 물류센터나 데이터센터에 큰 관심을 두고 있다”라며 “코로나19에 따라 온라인 쇼핑몰 거래액 증가, 재택근무의 효율성 증대 등이 발생해 관련 수요가 높아졌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충남 천안 서북구 LG하우시스중부통합물류센터. 출처/LG하우시스.
 
코로나19로 현장 실사가 중단되면서 한동안 대체투자 분야에서 주춤했던 딜 수요는 최근 물류센터를 중심으로 다시 늘어나는 모양새다. 쿠팡 등 온라인 플랫폼에서 거래액이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물류센터의 가치가 더욱 높아지는 것으로 보인다. 
 
조사분석회사 와이즈앱에 따르면 국내 대표적 온라인 유통플랫폼 쿠팡은 올해 2월 결제금액이 약 1조630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무려 70%가량 증가했다. 기존에 약 50% 성장했던 것과 비교하면 폭발적인 성장세다. 
 
이에 힘입어 최근 업계에 매물로 나온 국내 물류센터들도 '물류센터 전성시대'라고 불릴 만큼 인기가 높아졌다. 
 
하나대체투자자산운용이 보유했던 LG하우시스(108670) 천안 중부통합물류센터는 매각과정에서 다수의 원매자가 참여해 하나자산신탁의 품에 안겼다. 목표했던 매각가보다 높은 600억원 중반의 가격이 제시된 것으로 전해졌다. 또 4월 말 매각 작업에 돌입하는 것으로 알려진 이천 단천리 물류센터 역시 시장에서 예상 가격을 높게 점치고 있다. 수십 곳의 자산운용사들이 해당 물류센터의 인수를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1분기에 매각이 성사된 물류센터 거래는 김포 성광로지스틱스 물류센터, 평택 BLK물류센터, 경기 이천 물류센터 등 모두 5건이다. 이 가운데 도이치자산운용이 인수한 성광로지스틱스 물류센터는 639억원의 높은 가격에 매각됐다. 
 
특히 국내 물류센터의 경우 자본환원율(캡레이트)이 약 5%대인 것으로 추정되는데 상대적으로 유럽이나 일본에 위치한 물류센터와 비교하면 수익성이 높은 편이다. 
 
한 부동산운용업계 관계자는 “이전에도 물류센터와 데이터센터를 놓고 (투자자의) 관심이 높았지만 코로나19로 이런 추세에 더욱 속도가 붙은 느낌”이라고 말했다. 
 
최근 경기도에서 물류센터를 신규로 짓기 어려워졌다는 점도 물류센터의 투자가치를 높이는 요인으로 꼽힌다. 안성이나 오산, 이천 등 물류센터 건축으로 인기가 높았던 경기도 지역에서 허가를 받기가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부동산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경기도 대부분 지역에서 물류센터 부지로는 인허가를 더 이상 받기가 어렵다”라며 “이미 설립되어 있는 물류센터의 자산 가치가 높아지는 이유”라고 말했다. 
 
통상 경기도에서 물류 단지에 대한 허가는 경기도청에서, 개별 물류센터 허가는 각 시·군에서 담당한다. 하지만 경기도청 및 지방자치단체(지자체)에서는 물류센터 가동에 따른 소음이나 분진 등으로 주민들의 항의가 발생하자 관련 인허가를 좀처럼 내주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경기도청에서 허가를 내준 물류 단지는 2016년 남여주 물류 단지가 마지막이다. 
 
경기도청 관계자는 “(물류 단지의) 개별 건을 검토해 허가를 내주고 있는데 2017년 이후 인허가 접수가 들어온 건에 대해서는 검토 과정에서 허가를 내주기 어려운 요소가 있었던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코로나19가 한국에서는 주춤한 모양새지만 전 세계로 확산되고 있다는 점은 여전히 부담요인으로 남아있다. 국내 대규모 물류센터의 경우 해외 투자자들도 관심이 많은데 최근 코로나19로 현장 실사가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물류센터가 한때는 화재 발생 위험성 등으로 비인기 매물이었지만 최근 들어 물류센터의 몸값이 높아지고 있다”라고 말했다. 
  
윤준영 기자 junyoung@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