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팔고 투자 회수하고···몸집 줄이는 LG그룹
LG전자, 약 6000억원 부동산 매각대금 1분기 안에 반영
코로나19로 '허리띠' 졸라매 신성장 사업 투자 위한 실탄 확보
공개 2020-04-10 09:10:00
[IB토마토 윤준영 기자] LG전자(066570)LG디스플레이(034220) 등 LG그룹 계열사들이 협력사 투자 지분을 거둬들이는 등 ‘허리띠 졸라매기’에 속도를 내고 있다. 투자부동산 처분으로 추가적인 현금도 확보할 것으로 예상된다. 
 
코로나19에 따른 매출 감소가 예상되는 가운데 미래 먹거리를 발굴하기 위해 ‘실탄’을 마련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LG그룹 사옥 전경. 출처/LG전자
 
8일 LG전자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매각 예정으로 분류된 토지와 건물은 모두 147억4600만원에 이른다. 2019년 기준 매각절차가 진행되고 있으며 2020년까지 완료할 계획이다. 
 
올해 처분된 투자부동산(토지와 건물) 관련 이익이 63억1700만원인 점을 감안하면 큰 폭으로 늘어나는 것이다. 최근 처분된 투자부동산 가운데 LG전자가 지난해 초 매각한 안양연구소가 포함되는 것으로 전해진다. 
 
LG전자는 올해 1분기 안에 중국 베이징타워 매각에 따른 이익도 반영할 계획이다. 매각가격은 약 6688억원에 이른다. 
 
전자업계 한 관계자는 “LG전자를 비롯한 LG그룹이 그동안 투자부동산에 꾸준히 노력을 기울인 덕분에 투자 수익을 내고 있다”라고 말했다. 
 
LG디스플레이는 협력회사의 지분을 매각해 현금 유동성을 확보하고 있다. LG디스플레이는 디스플레이 장비기업인 인베니아 주식 300만 주를 모두 매각해 43억2400만원의 처분이익을, 아바텍 주식 65만주를 처분해 2억700만원의 금융수익을 확보했다. 또 LG디스플레이 폴란드 법인을 LG화학에 매각 완료한 데 따라 83억5300만원의 처분이익을 확보했다.
 
LG디스플레이 관계자는 “인베니아(079950)아바텍(149950)이 현재 안정적인 경영상황을 이루고 있어 굳이 (LG디스플레이의) 지속적인 지분투자가 필요 없는 상황”이라며 “LG디스플레이가 LCD에서 올레드(OLED, 유기발광다이오드)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경영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지분매각”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LG디스플레이는 주력 사업을 LCD에서 올레드로 재편하는 데 힘을 쏟고 있다. 현재 중국 광저우 올레드공장에 꾸준히 투자하고 있다. 이를 통해 올레드패널 산업에서 경쟁 우위를 굳히려는 복안이다. LCD패널 사업에 주력할 당시 투자해둔 협력회사의 지분을 거둬들여 신성장 사업인 올레드 사업에 더욱 힘을 주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LG전자 역시 신사업으로 삼고 있는 자동차전장사업 및 인공지능 기술에 투자를 가속화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LG전자는 지난해 4분기 중국 광둥 스마트라이프 테크놀로지, 모빌리티 플랫폼 코드24, 모바일 세탁 플랫폼 워시라바(Washlava) 등에 지분투자를 실시했다. 
 
투자은행(IB)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로 국내 제조업계 회사들이 1분기보다는 2분기에 더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상된다”라며 “LG전자를 비롯한 기업들로서는 당분간 몸을 사리는 기간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윤준영 기자 junyoung@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