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동성 위기' 두산중공업, 1조원 빌렸다
단기성 차입금 부담 예년 수준으로 감소
공개 2020-03-26 18:12:47
[IB토마토 박기범 기자] 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는 두산중공업(034020)이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으로부터 1조원의 대출을 지원받으며 한숨을 돌리게 됐다. 
 
26일 두산중공업은 한국산업은행 및 한국수출입은행과 1조원 규모의 대출 약정을 맺었다고 공시했다. 두산중공업은 재무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두산(000150)으로부터 두산메카텍㈜를 현물출자 받아 자본을 확충하고, 고정비 절감을 위해 최근 명예퇴직을 실시하는 등 자구노력을 이행하고 있다. 하지만 코로나19 여파로 인한 자금시장 경색으로 어려움을 겪게 됨에 따라 이들 은행으로부터 자금을 대출받게 됐다. 
 
두산중공업의 대주주인 ㈜두산은 이번 두산중공업의 대출약정에 대한 담보제공을 결정하고 ㈜두산이 보유한 두산중공업 보통주식을 비롯한 주식, 부동산 등을 담보로 제공하기로 했다.
 
출처/금감원 전자공시
 
이로써 두산중공업의 단기성 차입금 부담은 예년 수준으로 줄었다. 두산 중공업은 올해 만기가 도래하는 단기성 차입금 비중이 예년보다 높은 상황이다. 근 5년 사이 최고 수준으로 별도 재무제표 기준으로 약 4.2조원이다. 이는 총차입금의 85% 수준이다. 최근 5년간 두산중공업의 평균 단기성 차입금은 전체차입금의 50% 수준이다. 이번 1조원 지원과 사실상 성공한 수출입은행의 6000억원 규모 해외공모사채 차환까지 고려할 때 두산중공업의 단기성 차입금은 2017년 말~2018년 말 수준으로 줄었다. 
 
주식 시장에서는 두산중공업의 자금 조달에 대한 의구심도 있었다. 두산중공업의 주가는 코로나19의 악재가 겹치며 낙폭이 상당했다. 3월 둘째 주 4940원으로 출발했던 두산중공업 주가는 17일 장중 한때 2600원까지 밀리기도 했다. 47.3%하락한 수준이다. 지난달 17일에는 공매도량도 97만1212건에 달해 전체 1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2020년 2월 17일 두산중공업의 공매도량. 출처/키움증권
  
두산중공업은 자금 조달을 위해 다양한 방법을 모색 중이다. 오는 27일 예정된 주주총회에 전환사채(CB)와 신주인수권부사채(BW)의 발행 한도 증가에 관한 정관변경의 안 역시 연장선이다. 두산중공업은 현재 각각 5000억원인 CB·BW 액면총액 한도를 2조원까지 늘릴 계획이다. 이를 위해 발행할 주식의 총수 역시 함께 증가시켰다. 현재 4억주인 한도는 20억주까지 늘어날 예정이다. 
 
두산중공업 관계자는 "두산중공업은 금번 대출을 발판 삼아 당초 계획하고 있었던 재무구조 개선을 보다 원활하게 진행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라면서 "두산중공업은 빠른 시일 내 재무구조 개선활동을 마무리하고 금번 대출금액을 상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박기범 기자 partner@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