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자산운용 "코로나19 상황, 신용경색 위기 아니다"
"코로나19 채권 패닉, 금융위기와 본질 달라”
"채권시장 코로나19 확산 이전 수준 회복까지 1년 걸릴 듯…주식시장은 3.5년"
공개 2020-03-20 13:38:25
[IB토마토 김태호 기자] 한화자산운용 해외채권 운용팀은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미국 채권시장 패닉장세가 금융위기 시기와 본질적으로 달라 신용경색 위험으로 확대되지는 않을 것으로 분석했다. 더불어 한화자산운용은 실물경기 부진에 따른 스프레드 확대는 있겠지만, 금융위기 등 과거 이력들을 참조하면 채권시장 회복세가 주식시장보다 3배 이상 빠를 수 있을 것으로도 진단했다.
 
20일 한화자산운용은 ‘코로나 바이러스 사태가 촉발한 제로금리시대-미 연준 대응과 미국 채권시장 전망’ 온라인 기자간담회를 개최했다.
 
한화자산운용은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유럽·미국 확산으로 인해 채권시장 수급 상태가 매우 좋지 않지만, 2008년 금융위기 수준은 아니라고 진단했다.
 
강신규 한화자산운용 해외채권전략운용 팀장은 “현재 미국 채권시장은 코로나19 확산 등으로 인해 실물경기가 악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반영된 것”이라며 “2008년 금융위기처럼 신용경색이 발생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위기 당시에는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작용 발생 등으로 은행과 은행, 그리고 은행과 투자자가 서로를 믿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하다 보니 시장 동맥경화가 일어났고, 결과적으로 기업의 자금 수급이 어려워 부도가 발생한 것이라는 설명이다.
 
즉, 금융위기 발발 이후 강화된 규제로 현재 미국 대형은행 등의 건전성이 좋아졌고, 그로 인해 신뢰도 어느 정도 회복된 상황이므로, 결과적으로 과거 수준의 신용경색이 발생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한화자산운용에 따르면, 미국 뱅크오브아메리카(BoA)도 금번 시장 위축이 신용경색 위험으로는 확대되지 않을 것으로 진단하고 있다.
 
달리 말하면, 채권시장은 결국 실물경기에 크게 좌우될 것이라는 의미다. 채권 수익률은 곧 금리와 연관이 깊으며, 채권금리는 곧 기준금리에 기간 및 신용에 따른 위험률 등이 반영된 가산금리의 합으로 구성되기 때문이다.
 
한화자산운용은 코로나19 확산으로 중국 등의 성장률 자체가 불투명하다 보니 글로벌 경기둔화는 사실상 분명할 것으로 예측되지만, 대신 미국이 시장 회복을 위해 유동성 공급, 통화정책, 재정정책 등 다양한 대응책을 구사하고 있으므로 미국 채권 시장도 비교적 안정세를 보일 수 있을 것으로 봤다.
 
강신규 팀장은 “미국과 유럽의 2분기 성장률은 많이 후퇴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라며 “다만, 실물경기는 2분기 말이나 3분기 초부터 회복세를 보일 수 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강 팀장은 “2분기까지는 시장 변동성이 지속되겠지만, 미국의 유동성 및 재정정책 등이 제대로 작동할 경우 미 국채 10년물은 1~1.5% 사이 내에서 안정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조심스럽게 판단한다”라며 “회사채의 경우 2분기 경기 침체에 따른 부도율이 선 반영되다 보니 현재 스프레드가 확대됐지만, 곧 투자등급(IG) 스프레드도 210bp까지 하락할 수 있을 것”이라고 봤다. 이어 강 팀장은 “다만, 올해 초 수준의 회복은 어려울 것으로 예상한다”라고 덧붙였다.
 
다만, 한화자산운용은 제반 분석과 금융위기 당시의 상황을 고려했을 때, 미국 회사채 시장 회복 속도는 주식시장 대비 빠를 것으로 진단했다. 회사 측은, 채권시장이 코로나19 확산 이전 수준으로 회복되려면 대략 1년이 걸리고, 반대로 주식시장이 회복되려면 약 3.5년이 필요할 것으로 봤다.
 
상단은 금융위기 당시 미국 투자가능등급 회사채 스프레드 및 S&P500 주가추이. 하단은 한화자산운용이 시뮬레이션한 미국 투자등급 및 하이일드 회사채 스프레드. 사진/한화자산운용
 
강신규 팀장은 “현재 우량한 기업이든 비우량한 기업이든 스프레드가 엄청나게 확대된 상황인데, 어느 정도 지나면 결국 우량한 회사 위주로 확대될 것”이라며 “결국 채권은 만기에 원금을 돌려받을 수 있을지에 대한 문제이며, 이는 회사가 생존할 수 있을 것이냐는 의미이므로 일단은 하이일드(BBB등급 이하)보다 A급 이상의 채권이 주로 담겨있는 채권 자산에 투자하면 성과가 좋을 것으로 예상한다”라고 밝혔다.
 
한편, 한화자산운용은 2018년부터 기관용 글로벌 채권투자 펀드를 운용하고 있으며 운용규모는 1600억원가량 된다. 그 외에도 한화자산운용은 지난해 12월 리테일용 해외채권펀드 ‘한화글로벌채권증권 자투자신탁’등을 선보인 바 있다. 해당 펀드는 강신규 팀장이 운용하고 있다.
 
강 팀장은 “코로나19 여파에도 타 펀드 대비 우수한 하방 방어성을 보이고 있다”라며 “향후에도 안정적으로 쿠폰을 받을 수 있는 안전자산을 편입해 운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태호 기자 oldcokewaver@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