웅진씽크빅서 분사하는 '놀이의 발견' 정관 살펴보니
주요 그룹사 물적분할 정관에 없는 RCPS 조항 담겨
RCPS, 스타트업의 보편적인 자본 조달 방식
공개 2020-03-09 09:20:00
[IB토마토 박기범 기자] 웅진씽크빅(095720)은 스타트업 기업에서 '놀이의 발견'의 사업 확장 방식을 찾았다. 사내 벤처 기업으로 출발한 '놀이의발견'이기에 앞으로 제정될 정관에도 그 색채가 녹아있다.  
 
웅진씽크빅은 지난 2일 키즈플랫폼 사업부문을 분할해 비상장법인 주식회사 '놀이의 발견'(가칭)을 설립한다고 밝혔다. 이번 분할은 웅진씽크빅이 놀이의발견 발행 주식의 100%를 배정받는 단순·물적 방식이다. 분할 기일은 오는 5월1일이다.
 
이번 물적분할의 특이한 점은 '놀이의 발견' 정관에 상환전환우선주(RCPS)에 관한 내용도 담겨있다는 것이다. 5월1일 제정 예정인 해당 정관 제8조의 3에는 RCPS에 관한 내용이 담겨있다. 
 
놀이의발견의 정관. 출처/금감원 전자공시
 
RCPS가 주요 그룹사의 물적분할 정관에 담긴 경우는 이례적이다. △LG유플러스(032640)의 전자결제(PG)사업부문을 토스페이먼츠에 넘길 당시 분할신설회사의 정관 △한화(000880)호텔앤드리조트가 급식사업(FC)부문을 VIG파트너스에 넘길 당시 분할신설회사의 정관 △아이에스동서(010780)가 타일, 위생도기, 비데 등을 판매하는 요업 사업부인 이누스를 ENF PE에 매각할 당시의 정관에 없던 내용이다. 
 
사업부가 타 회사에 넘어가지 않는 물적분할과 관련한 정관도 마찬가지다. △SKC(011790)가 화학사업 부문을 물적분할 당시 분할신설회사의 정관 △CJ제일제당(097950)이 생물자원 부문을 물적분할 당시 분할신설회사의 정관 △해태제과식품(101530)의 아이스크림 사업 부문 물적분할 당시 분할신설회사의 정관 등에도 없었다. 
 
반면 스타트업 기업에는 RCPS가 널리 쓰인다. RCPS는 회계기준상 자본으로 인식되며, 의결권은 없지만 약속한 시기가 되면 발행회사에서 상환을 받거나 발행회사의 보통주로 전환할 수 있는 권리가 붙은 우선주로, RCPS 발행을 통한 자금조달은 스타트업 기업에 가장 보편적인 투자 방식이다. 제3자 배정 유상증자가 예정된 메쉬코리아의 경우도 보통주보다 RCPS 발행량이 더욱 많다. 
 
메쉬코리아의 RCPS 발행 내역. 출처/금감원 전자공시
 
이는 웅진씽크빅의 기존 사업과 '놀이의 발견'사업부의 성격과 방향성이 다르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웅진씽크빅은 학습지사업과 △신나는 과학그림책 바나나 로켓 △토토리 세계명작 꼬마과 같은 출판 사업으로 나뉜다. 
 
놀이의 발견은 기존 사업과 궤를 달리한다. 웅진씽크빅은 웅진북클럽을 통해 에듀테크(Edu-Tech)사업도 진행하지만 이는 기존의 콘텐츠를 디지털 환경에 이식한 것이다. 반면 놀이의 발견은 플랫폼 사업이다. 플랫폼이란 의미 그대로 고객과 판매자의 허브(Hub) 역할을 한다. 
 
놀이의 발견은 2017년 말부터 웅진씽크빅 사내벤처 형태로 출발했다. 그렇기에 스타트업 기업다운 투자 유치 방식을 선택한 것으로 풀이된다. 쉽게 말해 투자 유치를 목적으로 물적분할을 했는데 스타트업 기업과 유사하게 투자를 유치한다는 의미다. 우리프라이빗에퀴티자산운용(우리PE) 등 재무적투자자(FI)가 놀이의 발견 투자에 관심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웅진그룹 관계자는 "사내벤처로 시작한 스타트업이고, 스타트업에 특성상 RCPS를 정관에 넣었다"면서 "투자를 희망하는 곳이 있어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박기범 기자 partner@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