센코어테크, 코스닥 상장 추진…블루런벤처스 엑시트 나선다
투자금액 73억원에…구주매출로만 100억원 이상 낼 듯
공개 2020-03-03 09:30:00
[IB토마토 김태호 기자] 건축 구조물 제조업체 센코어테크가 코스닥 기업공개(IPO)에 나선다. 이번 상장은 재무적투자자(FI)의 투자회수(엑시트) 차원에서 추진되는 것으로, 로터스펀드는 상장을 통해 보유지분을 구주매출 방식으로 털어내며 상당 수준의 차익을 낼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2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코스닥 상장을 준비하는 센코어테크는 공모주식 219만500주 중 45%인 99만500주를 구주매출로 설정했다.
 
구주매출 중 69만500주는 미국 실리콘밸리 소재 벤처캐피탈(VC) 블루런벤처스(BRV) 운용펀드 ‘BRV로터스펀드(BRV Lotus Fund 2012)’의 보유 주식이다. 로터스펀드는 2013년 말 결성됐으며, 운용규모는 2100억원가량으로 알려졌다. 한국모태펀드 운용기관 한국벤처투자도 이 펀드에 800만달러가량을 투자한 바 있다. 나머지 30만주 구주매출은 2대 주주인 이교혁 센코어테크 최고재무책임자(CFO)의 몫이다.
 
블루런벤처스는 미국 핀테크 업체 ‘페이팔(Paypal)’ 및 신세계(004170) 온라인 유통채널 ‘SSG닷컴’ 등에 투자한 회사로 잘 알려져 있다. 특히 국내에서는 블루런벤처스 아시아지역 투자를 LG가 맏사위 윤관 BRV캐피털매니지먼트 대표가 이끌고 있다는 점이 알려져, 시장의 이목을 끈 바 있다.
 
로터스펀드는 센코어테크와 엑시트를 위한 기업공개(IPO) 약정을 맺고 73억원가량을 투자했다. 일단 2014년에 30억원을 투자했는데, 이때 로터스는 이승환 센코어테크 대표이사가 보유 중이던 관계회사 센벡스·센구조홀딩스 주식을 센코어테크에 현물출자하는 조건을 내걸었다. 이후 로터스는 이듬해인 2015년에 43억원을 추가 출자했다.
 
본래 로터스가 확보한 센코어테크 주식수는 6만9050주였지만, 지난해 센코어테크가 코스닥 상장 예비 심사를 위한 주식 유동성 확보 목적 등으로 1대 1 비율의 무상증자 및 10대 1 비율 액면분할을 진행했고, 그 결과 로터스 보유 주식수는 138만1000주로 불어났다.
 
상장 주관사인 삼성증권(016360)은 센코어테크 공모밴드를 1만2400~1만6500원으로 산출했다. 즉, 로터스는 구주매출로만 86억~114억원 수준의 이익을 내며 투자금에 맞먹는 수익을 낼 전망이다.
 
추가 이익도 가늠할 만하다. 로터스 펀드가 금번 구주매출에 내놓은 주식 69만500주는 보유 물량의 절반이기 때문이다. 상장 후 지분율은 9.72%가량 될 전망이다. 남은 물량에 보호예수가 걸려있지 않으므로, 로터스 펀드는 시기를 살펴 엑시트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즉, 수요예측 결과 및 시황 등에 따라 로터스는 센코어테크 투자금액 대비 2배 이상의 차익을 거둘 수도 있는 셈이다.
 
센코어테크 진천공장. 사진/센코어테크 유투브 캡처
 
FI 등의 구주매출을 제외하고, 센코어테크가 실제로 손에 넣게 되는 공모자금은 밴드 최저기준 153억원에 이를 전망이다.
 
센코어테크는 해당 자금 중 93억원을 올해 1분기 내 원재료 매입 등의 운영자금으로 사용할 예정이다. 센코어테크 대표 제품은 독자적 특허공법을 이용해 철근콘크리트를 공장에서 선조립해 현장에 제공하는 PSRC와 TSC합성보 등이므로 원재료 비중이 상당히 크다.
 
남은 자금 중 40억원은 페로시멘트 공장증설 및 설비투자에 투입될 예정이다. 페로시멘트는 얇은 보강철근에 와이어메쉬(철망) 등으로 쇠그물을 겹겹이 만든 다음 시멘트를 압착하는 기술이다. 유연한 형태 변화가 가능하다는 점 등이 장점으로 꼽힌다. 센코어테크는 페로시멘트 기술을 이용해 외단열 시장 신규 진출을 계획하고 있다.
 
나머지 20억원은 싱가포르 현지법인에 출자할 계획이다. 싱가포르는 집약적 건설의 수요가 높아 센코어테크 기술력이 크게 각광받고 있다. 실제 센코어테크는 싱가포르 국영사업의 일환인 컨테이너 물류창고 ‘JTC 로지스틱스 허브’ 뼈대 공사를 수주하는 등 싱가포르에서 트랙레코드를 차근차근 쌓고 있다.
 
센코어테크는 “생산시설 증설 및 해외 사업 확대에 투자해 성장성을 추구하는 사업 확장기에 있다”라며 “상장을 통해 글로벌 시장을 타깃으로 수주 확대 및 사업 포트폴리오 다각화에 주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태호 기자 oldcokewaver@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