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영업적자' 게임빌, 컴투스 덕에 탈출구 보인다
컴투스 지분 활용해 자금조달…당기순이익 흑자전환에도 기여
공개 2020-02-17 09:20:00
[IB토마토 김태호 기자] 모바일 야구게임으로 유명한 게임 제작사 게임빌(063080)이 관계회사 컴투스(078340) 지분을 활용해 당기순이익 흑자를 내고 사업 자금을 조달하며 관리종목 위기 탈피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1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코스닥 상장사 게임빌의 2019년 연결기준 당기순이익은 93억원을 기록했다. 당기순이익은 흑자전환이다. 우선, 별도 기준 법인세 비용 정상화가 크게 기여했다. 2018년 게임빌의 별도 기준 법인세비용은 123억원으로 불어난 바 있다. 100억원이 넘는 이연법인세자산이 전액 상각된 탓이다.
 
이연법인세자산은 회계와 세무처리 기준 차이에서 발생하며, 간단히 말해 미래에 회수 가능한 법인세를 의미한다. 수익이 나지 않으면 세금을 낼 수도 없으므로, 기업의 적자지속이 예상되면 이연법인세자산은 보수적 회계 처리에 따라 상각되기도 한다. 2018년 전액 상각에 따라, 게임빌은 재무상태표에 계상한 이연법인세자산이 거의 없게 됐으므로, 결과적으로 예년 수준의 법인세를 내며 당기순이익을 늘리게 됐다.
 
법인세 정상화와 더불어, 관계기업 컴투스의 실적도 게임빌 흑자전환에 기여했다. 게임빌은 지난해 말 기준 컴투스 지분을 28% 내외를 보유하고 있었으므로, 회계기준에 따라 컴투스 순이익의 지분율만큼을 자사 순이익에 계상하게 됐다. 컴투스의 2019년 연결 기준 당기순이익은 1109억원을 기록했다.
 
손익과 더불어, 자산 증가 효과도 보고 있다. 게임빌은 컴투스 총자산의 지분율 규모에 영업권 등이 포함된 금액을 관계기업투자주식으로 계상한다. 실제 게임빌 총자산의 75% 내외는 컴투스 지분이 차지하고 있다.
 
자산 증가는 자금조달을 원활하게 할 수도 있다. 실제 컴투스 지분은 게임빌 자금조달에 적극 활용되는 중이다. 지난해 3분기 기준, 게임빌은 컴투스의 주식 약 156만주를 은행 및 증권사에 담보로 제공하고, 840억원을 조달 받고 있다. 이렇게 확보된 자금은 게임빌 사업 확대의 마중물 역할을 한다. 게임빌 영업활동현금흐름, 즉 실제 현금창출력이 적자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나아가 게임빌은 컴투스 지분으로 차입한 자금 등을 활용해, 재차 컴투스 지분을 매입하고 있다. 지난해 게임빌은 올해 2월과 4월까지 600억원 규모의 컴투스 지분을 매입하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2월 초 기준, 게임빌은 컴투스 지분을 28.31% 보유했다.
 
게임빌은 컴투스 지분 매입 사유를 “컴투스의 주식이 저평가 된 상황에서 지분 확보를 택한 것은 투자 및 경영전략”이라고 밝힌 바 있다. 즉, 자사를 제외하고 ‘제일 잘 아는’ 기업에 투자하는 전략을 택한 셈이다. 게다가 컴투스 주가도 오르면, 담보가치가 증가해 결과적으로 게임빌의 자금조달이 원활해질 수 있다.
 
게임빌이 지난해 말 출시한 모바일 야구게임 <프로야구 슈퍼스타즈>. 사진/게임빌
 
실제 컴투스의 주가는 오르고 있다. 게임빌이 컴투스 지분 대량 매입을 공시한 지난해 8월 중순, 컴투스 주가는 8만5000원대를 소폭 상회했지만, 이날 종가 기준으로는 10만6300원을 기록했다.
 
다만, 게임빌 주가는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게임빌의 지난해 8월 중순 주가는 3만원대를 넘나들었지만, 현재는 2만6000원대에 머무르고 있다. 별도 기준 영업이익 적자가 3년 동안 지속된 탓이다. 코스닥 기업의 별도 기준 영업손실이 4년 연속 지속될 경우 관리종목으로 편입되고, 5년 연속 지속되면 상장폐지 실질심사를 받게 된다.
 
게임빌은 전날 열린 컨퍼런스콜에서 “<프로야구 슈퍼스타즈>의 북미·일본진출과 신규 레이싱게임 출시 등 사업 쪽에서의 확실한 성과창출과, 경영 측면에서의 투자자본수익률(ROI) 및 비용컨트롤 등을 통해 2020년에는 기필코 흑자전환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게임빌은 “일본 야구게임 시장은 2억달러 규모”라며 “경쟁작 대비 개선된 게임성을 어필하면 승산이 있다고 본다”라고도 덧붙였다.
 
한편, 게임빌은 증권가에서 돌고 있는 컴투스 합병 및 순수지주회사 전환설 등에 대해 “계획 없다”라고 재차 일축했다.
 
국회 계류중인 공정거래법 개편안과 게임빌이 채택하고 있는 한국채택국제회계기준(K-IFRS) 등을 종합하면, 게임빌이 컴투스 지분을 30% 이상 갖추고, 동시에 컴투스에 대한 실질 지배력, 즉 과반수의 의결권 행사 또는 투자 기업의 경영정책 결정 가능성 등을 갖출 경우, 컴투스를 종속회사로 편입하게 된다.
 
김태호 기자 oldcokewaver@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