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해양조, 외형성장·수익성 모두 내리막…성장 동력 잃었나
5년간 꾸준한 매출 감소에 2년 연속 영업적자
판매 부진으로 늘어난 재고, 관리 효율성도 나빠져
공개 2020-02-17 09:10:00
[IB토마토 손강훈 기자] 보해양조(000890)의 매출과 수익성 모두 악화되고 있다. 특히 제품 판매 부진 추세가 두드러지며 회사의 성장 동력도 약화되고 있다.
 
지난해 보해양조는 전년 동기 대비 7.3% 줄어든 76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영업손실은 71억원으로 적자가 지속됐다.
 
보해양조 매출·영업이익·당기순이익 추이. 출처/금감원 전자공시시스템
 
최근 5년간 실적을 살펴보면 꾸준히 나빠졌음을 알 수 있다. 2015년 매출액은 1238억원에서 2016년 1155억원으로 줄었고 2017년 996억원으로 1000억원이 무너졌다. 2018년 820억원, 2019년 760억원으로 감소세는 여전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도 부진했다. 2015년 82억원에서 2016년 -60억원으로 적자전환했고 2017년 21억원으로 다시 흑자를 내는데 성공했지만 2018년 -110억원으로 적자를 냈다. 2019년 -71억원으로 적자폭을 소폭 줄이는데 그쳤다.
 
문제는 제품이 잘 안 팔린다는데 있다. 이는 재고자산을 보면 알 수 있다.
 
일반적으로 재고자산이 많다는 것은 회사에는 부정적이다. 생산제품이 팔리지 않아 영업이 어려웠다는 것을 의미하는데다가 재고자산평가손실이 발생하며, 이에 대응하기 위한 충당금 반영 등 수익성에도 악영향을 준다. 지난해 9월 말 기준 보해양조의 재고자산은 352억원으로 1년 전보다 12.5% 증가했다. 2018년 317억원보다도 많았다.
 
더구나 재고관리의 효율성도 나빠지고 있다. 이는 재고자산이 어느 정도의 속도로 판매되고 있는가를 나타내는 지표인 재고자산 회전율을 보면 알 수 있다. 회전율이 높을수록 재고가 효율적으로 관리되고 있음을 의미하는데 보해양조는 2015년 3.24회에서 2016년 3.03회, 2017년 2.89회, 2018년 2.59회로 점차 낮아졌다. 지난해 9월 말 기준 재고자산 회전율은 1.63회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경쟁업체인 무학(033920)의 재고자산 79억원, 재고자산 회전율 14.81회와 비교하면 재고 문제를 쉽게 알 수 있다.
 
보해양조 재고자산 회전율 추이. 출처/금감원 전자공시시스템
 
매출이 줄고 있는 상황에서 부실매출채권이 많아지는 추세다. 매출채권으로 인식한 금액을 얼마나 빨리 현금으로 회수하고 있는지를 나타내는 매출채권 회전율을 보면 2015년과 2016년 각각 7.03회와 7.17회를 기록했는데 2017년과 2018년 각각 3.29회, 3.31회로 하락했다. 지난해 9월 말 기준으로는 2.72회까지 떨어졌다. 매출채권 회전율은 낮을수록 부실채권이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경쟁사인 무학의 2019년 3분기 말 매출채권 회전율은 6.76회다.
 
실적이 자꾸 악화되자 보해양조는 2017년과 2018년 구조조정을 단행했다. 지난해 판매비 등 관리비용이 줄어든 효과로 영업손실 폭을 전년 대비 줄이기는 했지만 판매 부진에 따른 매출의 역성장으로 허리띠를 졸라맨 효과가 그리 크지 않은 셈이 됐다.
 
다만 보해양조는 지난해 12월 가수 송가인 씨를 잎새주 모델로 영입한 후 매출 반등이 이뤄지고 있다는 입장이다. 화제성이 큰 송가인 씨의 영향으로 잎새주에 대한 관심이 커졌고 이로 인해 지난 1월 잎새주의 매출은 전년 동월 대비 20% 증가했다는 설명이다.
 
별도의 행사나 마케팅을 진행하지 않았는데도 매출이 증가한 만큼, 이 효과를 지속하기 위한 전략적 방안도 수립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보해양조 관계자는 “지난해 상반기 매출액이 부진했지만 하반기부터는 조금씩 올라가고 있는 상황”이라며 “올해는 송가인 씨와 함께해서 매출이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라고 말했다.
 
손강훈 기자 riverhoo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