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O현장
기술특례상장 앞둔 레몬 "나노 멤브레인 기술 원톱"
“공모자금 전액 시설투자 사용 예정…초격차 유지하고 시장 파이 키울 것”
공개 2020-02-11 16:00:23
[IB토마토 김태호 기자] “나노 멤브레인 양산공정기술을 갖춘 기업은 전 세계에서 저희가 유일합니다”
 
11일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레몬 기업공개(IPO) 기자간담회에서 김효규 레몬 대표이사는 자사의 핵심 경쟁력을 이같이 자랑했다.
 
11일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레몬 기업공개(IPO) 기자간담회에서 김효규 레몬 대표이사가 발표하고 있다. 사진/김태호
 
레몬은 나노 기술을 활용해 스마트폰 등에 들어가는 전자파 차폐(EMI) 부품을 만든다. 최근에는 관련 기술을 응용한 나노 멤브레인 소재 제조사업에 주력하고 있다.
 
과거 레몬의 사업 포트폴리오는 EMI에 집중돼 있었다. 실제 매출의 99% 내외가 EMI에서 발생했다. 레몬은 2016년 발생한 갤럭시노트7 폭발사고 이후 삼성전자(005930)의 소재·부품 혁신정책에 따라 새로운 벤더사로 선정됐고, 현재까지도 갤럭시 신제품 70%가량에 EMI 부품을 공급하고 있다.
 
EMI 사업의 안정성을 확보한 레몬은 2019년부터 나노사업을 본격 전개했다. 관련 기술이 적용된 나노 멤브레인 소재 제조사업이 핵심이다. 회사 측은 이 사업이 미래 먹거리가 될 것으로 자신한다. 실제 레몬의 2019년 매출에서 나노 멤브레인 등 나노사업 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은 기존 2% 내외에서 27%로 크게 불어났다.
 
레몬은 나노 멤브레인이 방수성과 통기성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은 ‘꿈의 소재’라고 말한다. 나노 멤브레인 기공 크기는 약 300나노미터(nm)인데, 이는 물방울(4만nm)보다 작기 때문에 방수가 가능하고, 반대로 수증기(0.4nm)보다는 크기 때문에 원활한 통기가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더불어 레몬은 나노 멤브레인이 고어텍스 대비 통기도가 24배 이상 높으며, 무게는 5배 가볍고 두께는 3배 얇다는 말도 덧붙인다.
 
회사 측에 따르면, 나노 멤브레인을 A4용지 규모의 적당한 크기로 생산할 수 있는 설비는 많지만, 이를 1미터 이상 큰 크기로 대량 생산할 수 있는 기업은 전 세계에서 레몬이 유일하다. 때문에 레몬은 관련 설비 운용 등의 기술을 특허로 내지 않고 대신 영업 비밀로 보유하고 있다. 특허를 내면 노하우 공개가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나아가 레몬은 영업 비밀을 지키기 위해 외주 생산을 주지 않으며, 동시에 레몬의 모회사 톱텍(108230)도 관련 기계를 레몬 외 다른 기업에 판매하지 않는다.
 
현재 레몬의 아웃도어용 나노 멤브레인은 글로벌 의류브랜드 '노스페이스'에 독점 공급되고 있다. 2021년 중반까지 독점 공급 계약이 체결된 상태다. 노스페이스는 이 소재를 활용해 ‘퓨처라이트’라는 독자적 제품군을 출시하며 대대적으로 홍보하고 있다. 나아가 나노 멤브레인은 국방부의 우수 상용품 시범사용 품목으로도 정식 등록됐다.
 
김효규 레몬 대표는 “노스페이스가 퓨처라이트 출시 전에 실전 테스트로 사용한 금액만 5000만달러”라며 “게다가 노스페이스는 최근 퓨처라이트 광고비용으로 2000만달러를 추가 투자하겠다는 발표를 냈는데, 이것이야말로 자사 제품의 가치를 실증한 것”이라고 말했다.
 
레몬은 응용성이 높은 나노 멤브레인의 기술을 이용해 일상용품 라인을 늘리고 있다. 지난해 4월에는 나노 멤브레인 소재를 적용한 프리미엄 생리대 ‘에어퀸’을 출시했다. 현재 국내 유수의 홈쇼핑 채널 등에서 판매되고 있으며, 오는 3~4월 중에는 이마트(139480), 올리브영, 신라면세점 등에도 입점될 예정이다. 이에 레몬은 올해 매출에서 나노사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50% 이상 확대될 것으로 보고 있다.
 
또한 레몬은 지난해 12월부터 나노 멤브레인을 적용한 마스크를 판매하고 있는데, 회사 측은 최근 기승을 부리고 있는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해 마스크 매출도 예상보다 크게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
 
박춘희 레몬 부사장 및 기획조정실장은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한 황사마스크 판매 급증이 올해 가이던스의 돌발변수”라며 “본래는 올해 마스크 매출을 3억원가량으로 잡았지만, 최근 분위기를 고려하면 최소 50억원 이상으로 증가할 수도 있을 것 같다”라고 말했다.
 
향후 레몬은 나노 멤브레인 소재 사업을 더욱 키워나갈 예정이다. 미용 마스크팩, 밴드, 기저귀 등 일상용품 활용을 늘릴 계획이다. 이를 위해 레몬은 금번 공모자금 250억원 전액을 시설투자에 사용하며, 생산라인을 중장기적으로 5개에서 17개로 확충하겠다고 밝혔다. 세계 유일 나노 멤브레인 소재 양산 가능 기업인 만큼, 자사 생산규모를 늘리는 것이 곧 시장 파이를 키우는 전략과 동일하다는 설명이다.
 
김효규 대표는 “나노 멤브레인 성장 초격차 우위를 유지하기 위해 2년 내 생산 캐파를 300% 이상 확대할 예정”이라며 “중기적으로 나노멤브레인을 바이오, 농업 등의 다양한 분야에도 이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레몬은 기술특례 상장으로 오는 2월28일 코스닥에 입성할 예정이다. 앞서 레몬은 나이스평가정보와 한국전자통신연구원으로부터 기술등급 A등급을 부여받으며 관련 평가를 완료한 바 있다.
 
김태호 기자 oldcokewaver@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