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태제과, '아픈 손가락' 아이스크림 사업 매각 검토
아이스크림 사업, '차입금 제로'로 매각 위한 준비 마쳐
해태제과, 재무 구조·실적 동시 개선 가능
공개 2020-01-31 09:00:00
[IB토마토 박기범 기자] 해태제과가 자회사인 해태아이스크림 매각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해태제과 측은 매각과 관련한 모든 가능성을 생각하고 있지만, 아직 결정된 것은 아무것도 없다며 매각 가능성을 열어놨다. 
 
해태제과는 지난 1일 아이스크림 사업부를 별도로 떼어내 해태아이스크림을 물적분할했다. 해태아이스크림은 실적이 부진한 사업부로서 빙과 산업 특유의 유통 구조로 인해 손실을 꾸준히 냈던 해태제과의 대표적인 ' 아픈 손가락'이다. 
 
지난해 10월 물적분할 당시에도 투자은행(IB) 업계에서는 매각에 대한 이야기가 돌았다. 물적분할을 통해 자회사인 해태아이스크림의 장부에 차입금을 모두 걷어내며 매각하기 좋은 상태를 만들었기 때문이다. 다만, 연구개발(R&D)투자 여력 확보 등으로도 해석될 여지가 있어 반신반의하는 분위기였다. 
 
다만 이번에는 분위기가 달라졌다. 관련 자문을 삼일PwC가 맡았기 때문이다. 해태제과 관계자 역시 "삼일PwC를 통해 투자 유치, 매각 등 모든 방안을 찾아보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하지만 아직 결정된 것은 아무것도 없다"라고 말하며 매각을 검토한 사실을 부인하지 않았다.
 
해태아이스크림 매각은 실적과 재무 구조를 동시에 개선하기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해태제과는 2016년 ‘허니버터칩’이 큰 성공을 거두면서 정점을 찍은 뒤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지난해 상반기 말 연결 기준으로는 25.5억원의 당기순손실을 내기도 했다. 해태제과의 실적에 마이너스 (-)가  나타난 것은 12.5년 만이었다. 
 
재무구조 역시 악화일로다. 2016년 33.4%였던 차입금 의존도는 서서히 증가해 지난해 3분기 말 연결 기준으로 36.9%까지 올랐다. 차입금 의존도는 총자본 대비 차입금 비율로 재무안정성을 나타내는 지표로서, 업종의 특성에 따라 다르지만 통상 30%를 기준으로 높고 낮음을 평가한다. 
 
분할신설회사의 주요 재무지표. 출처/금감원 전자공시
 
이 같은 상황이 누적돼 지난 6월 한국기업평가는 해태제과식품(101530)(해태제과)의 신용등급을 한 단계 낮춰 A-로 하향 조정한 바 있다. 한국신용평가와 나이스신용평가 역시 등급 전망을 한 단계 낮췄다. 
 
해태아이스크림은 부라보콘, 누가바, 바밤바, 쌍쌍바 등 여러 스테디셀러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다.  또한 이탈리아 3대 젤라토 브랜드인 '빨라쪼(PALLAZZO)'도 함께 운영하고 있다. 
 
박기범 기자 partner@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