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 박기범 기자] "고객이 의뢰하면 혼자 가진 개인의 역량보다 더 해야 한다는 사명의식이 있다. 역량을 확보하기 위해 조직 내부 타 부서의 전문가 활용은 물론, 조직 외부의 전문가 활용(Outsourcing)에도 적극적이다. 해당 분야의 전문가를 초빙해서라도 고객사에게 최상의 서비스를 제공하려 한다"
한효석 EY한영 파트너 회계사. 출처/EY한영
한효석 EY한영 LA(Lead Advisory)리더가 IB토마토와 인터뷰에서 한 말이다. 최선의 자문 서비스는 그에게 일종의 사명이다. 사명을 달성하기 위한 그의 주 무기는 판단력과 분별력 그리고 뛰어난 균형 감각이다.
최근 5년간 EY한영은 법인의 수준을 한 단계 이상 끌어올리면서 외부 영입한 인재와 내부의 기존 인원들과의 화학적 결합에도 성공했다. 또한 한 리더는 통섭적 지식인으로서 다른 이해관계자들을 조율하고, 유기적인 관계를 맺으며 M&A로 새로운 가치를 만들고 있었다. 그는 "EY한영 M&A팀을 국가에 비유하자면 미국과 같은 다인종 국가"라면서 "다양성을 인정하고, 모두를 포용하는 문화가 잘 자리 잡고 있는 것이 EY한영의 강력한 힘"이라고 판단했다.
M&A 자문 전문가는 새로운 아이디어를 끊임없이 공급해야 하는 숙명이 있다. 그의 사명 의식은 M&A자문 전문가의 숙명을 소명으로 바꿨다. 그는 "M&A업무 특성상 끊임없이 생각해야 한다"라며 "샤워할 때도 M&A 업무를 생각하곤 한다"라고 밝혔다. 이어 "그렇지 않으면 딜 과정에서 만족스러운 결과물을 내지 못한다"라면서도 "일상과 사회생활이 섞여도 큰 스트레스를 받지 않는 것을 보니까 (M&A 자문 업무가) 적성에 잘 맞는 것 같다"라고 덧붙였다.
그렇기에 많은 사람들에게 '정글'이라 불리는 M&A 시장은 그에게 편안한 집이다. 한 회계사는 "M&A업계가 정글이라면 타잔들이 홍수나 극심한 더위, 맹수 들의 도전에 두려움 없이 적응하고 주변의 환경과 동물 친구들의 네트워크를 이용하듯 M&A라는 정글에서도 경제, 정치, 외교 등 환경 변화에 일희일비하지 않고 우직하게 다 함께 계속 나아가야 정글에서 살아남는다"라며 "정글을 무서워하지 않아야 타잔은 정글을 집으로 여길 수 있다"라고 말했다.
이하는 한효석 파트너 회계사와의 일문일답이다.
한효석 EY한영 파트너 회계사. 출처/EY한영
-지금 어떤 업무를 하고 있나?
△기업 또는 사업 부분의 합병, 매각·매수 등 기업 간 M&A자문과 사모펀드의 투자 및 투자회수(Exit) 과정의 자문을 주된 업무로 하고 있다.
-어렸을 때부터 회계사를 하고 싶었나?
△중·고등학교 땐 막연하게 기업가를 하고 싶었던 것 같다. 대학교에 가서 법률을 전공한 삼촌의 권유로 회계사란 직업을 처음 알았다. 회계사가 다양한 기업과 산업을 겪어볼 수 있고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볼 수 있다는 사실에 매력을 느꼈다.
-자식에게도 회계사를 시키고 싶은가?
△아이가 원하는 것이 최우선이다. 지금은 아이가 수학, 과학을 좋아해서 회계사라는 직업에 관심이 높지 않은 것 같다. 다만, 나중에 회계 및 M&A 분야에 관심 있다면 도와줄 용의는 있다. 어떻게 하면 좋은 회계사가 될 수 있는지, 회계사가 사회에 어떻게 기여하는지 등을 충분히 가르쳐주고자 한다.
-일과 삶 사이의 밸런스는 어떤지 궁금하다.
△지금은 솔직히 일과 삶의 밸런싱이 좋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M&A 업무 특성상 끊임없이 이슈와 솔루션에 대해 생각해야 한다. 샤워할 때도 M&A 업무를 생각하고 잠을 자다 가도 M&A 업무를 생각하곤 한다. 그렇지 않으면 좋은 결과물을 내지 못한다. 집에 초등학생과 26개월 된 아기가 있는데 아이들과 함께 하는 일요일 오후 시간을 빼고는 일주일 내내 아침부터 잠들 때까지 끊임없이 정보를 받아들이고 고민하는 데 시간을 쓰는 편이다.
-현재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은?
△우선 건강이다. 이제 한국 나이로 49세다. 관리를 하지 않으면 몸에 신호가 온다. 가족과 사회의 구성원으로서 역할을 제대로 하려면 건강관리가 중요하다. 둘째는 가족과의 시간이다. 20년 이상 직장에서 사회생활을 하며 달려왔다. 어머니와 아내 그리고 아이들과 지금보다는 많은 시간을 보내고 싶다. 타이밍을 놓치면 후회가 많을 것 같다.
다음은 M&A팀이다. 팀원들에게는 양질의 딜 경험을 많이 하도록 하여 고객들에게 좋은 서비스를 할 수 있도록 하고, EY한영의 M&A팀이 딜 시장에서 최고 수준의 인지도와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고민하고 있다. M&A서비스 관점에서 우리가 무엇을 더 해야 하는지 고민을 함으로써 도전자 입장에서 브랜드 가치를 높이고 시장에 영향력을 넓히기 위해 노력 중이다. 조금 더 크게 보면 EY한영의 파트너로서 기업들과 사회의 구성원들에게 보다 효율적이고 함께 일하기 좋은 세상을 만들어 가는데 일조하고 싶다.
-EY한영 M&A팀만의 장점과 매력은?
△다른 빅 펌보다 도전자 정신이 좀 더 강하다. 고객이 의뢰할 때 우리 법인은 현재 우리가 가지고 있는 역량보다 더 해야 한다는 사명의식이 있다. 아직 EY한영은 M&A 시장에서 선도 사업자가 아니기에 차별화된 전략과 노력이 더욱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또한 우리 팀이 내재화하지 못한 역량을 확보하기 위해 조직 내부의 다른 본부 전문가 활용은 물론, 외부 전문가 활용(Outsourcing)에도 적극적이다. 외부에서 전문가를 데리고 와서라도 고객에게 좀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하려 한다.
또한 외부에서 영입한 전문가와 내부의 전문가들 사이의 화학적 결합도 매우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으며 실제 좋은 성과를 보이고 있다. EY한영 M&A팀을 국가에 비유하자면 미국과 같은 다인종 국가다. 진골·성골 개념이 없다. 또한 외부에서 온 사람들의 장점을 최대한 발현시키기 위해 지원한다. 다양성을 인정하고, 모두를 포용하는 문화가 잘 자리 잡고 있는 것이 EY한영의 강력한 힘이다.
-LA(Lead Advisory) 리더로서 조직 내 역량 극대화를 위한 나름의 노하우가 있을 것 같다.
△팀 리더이자 선배로서 후배들의 역량을 높여 주기 위해 좋은 업무, 다양한 업무를 주려고 신경을 많이 쓴다. 그리고 조직 내 의사소통 역시 매우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 다만, 주니어 후배들과 의사소통은 중간 직급의 후배들에게 많이 맡긴다. 조직의 리더들이 주니어와 직접 의사소통을 하게 되면 주로 리더만 말하거나 리더가 듣기 좋은 이야기만 주니어들이 하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매니저들을 통해 무엇을 지원받고 싶은지를 파악한다. 팀으로 하나가 되기 위해서 서로 간의 공감대가 중요하다. 그래야 좋은 서비스도 나오고 개인의 삶에 있어서도 의미 있는 시간이 된다. 항상 이를 염두에 두고 실천하려 노력한다.
-최근 이종 산업 간 인수합병이 활발하다. 자문업을 하기에 이를 선제적으로 포착해 제안하고자 할 것 같다. 이에 대한 생각과 EY한영의 노력을 듣고 싶다.
△이종 산업 간의 M&A를 하는 경우는 다양하지만, 최근 국내에서는 기존 전통 중후장대 제조업의 어려움이 많다 보니 신수종 사업에 관심이 많다고 생각한다. 사업의 디지털화나 콘텐츠를 강화하는 M&A도 대상이 된다고 생각한다. 혹은 시장의 영역을 확대하고자 글로벌 진출을 위한 포석으로의 인수다. EY한영은 '딜 허브' 시스템을 통해 타 부서와 함께 미리 스터디를 하고 이 같은 정보를 파악한 이후 자문사로서 서비스를 한다.
-개인적으로 한효석 회계사의 약력을 보고 치열하게 살았다는 느낌을 받았다. 평소의 삶의 철학과 자세가 궁금하다.
△개인적인 측면에 있어서는 행복한 삶을 굉장히 중요시한다. 사람은 혼자서 살아가는 삶이 아니기에 서로 간에 좋은 관계를 맺어야 한다. 이를 위해 사람들과의 교감이나 역지사지(易地思之)의 마인드를 갖고 그 사람이 어떻게 생각하는지에 대해서 생각을 자주 한다. 가족 간의 관계뿐 만 아니라 업무 관계에서도 중요시한다. 그래서 사회에서 만나는 사람들에게 좋은 느낌과 인상을 주는 사람이 되고자 노력하는 것을 매우 중요하게 생각한다.
-M&A 등은 자본시장의 최전선으로 '정글'로 표현한다. '정글'에서 살아남고 승자가 되는 방법을 알려 달라.
△정글 속에는 타잔이 산다. 타잔은 주변의 동물들과 교류하고 끊임없이 환경 변화에 적응하며 살아간다. M&A업계가 정글이라면 타잔들이 홍수나 극심한 더위, 맹수들의 도전에 두려움 없이 적응하고 주변의 환경과 동물 친구들의 네트워크를 이용하듯 M&A라는 정글에서도 경제, 정치, 외교 등 환경 변화에 일희일비하지 않고 우직하게 다 함께 계속 나아가야 정글에서 살아남는다. 변화를 두려움 없이 받아들여야 한다. 무섭거나 힘들다고 현장을 회피하지 않고, 담담하게 현장 속에 있는 것이 중요하다. 현장에서 벗어나면 감을 잡는 데 오래 걸린다. 정글을 무서워하지 않아야 타잔과 같이 정글 속에서 편안함을 느끼고 실력을 발휘할 수 있다.
-사모펀드가 유한책임출자자(이하 LP)에게 투자를 받기 위해서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이라 생각하는가?
△책임감이라고 생각한다. 사모펀드들이 주로 투자하는 자산은 위험자산인 주식이다. 이는 원금 손실 가능성을 내포한다. 따라서 자금의 관리자들인 사모펀드는 개인과 조직이 가지고 있는 경험과 지식, 네트워크 등 모든 것을 활용하여 최선의 결과를 내기 위해 항상 노력하고 주의하는 자세와 진정성 있는 책임감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자문은 시장 상황에 따라 대가(Fee)를 측정하기 어렵고, 성공불 계약을 하기도 할 것 같다. 한국 문화에서 자문에 대한 정당한 보수를 받을 수 있나?
△점차적으로 정당한 보수를 받을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정당한 보수를 받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생각한다. 자문사들의 보수는 잠재 투자자 네트워크 내에서 신뢰와 기업들 스스로가 잘 몰랐던 숨겨진 자산(Hidden Asset)을 잘 발견해 이를 가치(Hidden Value)로 찾아내는 능력 등에 대한 보수다. 우리나라 IB, 회계법인의 M&A 전문가들의 경험과 능력이 향상되면서 글로벌 IB들과 격차가 상당히 줄어들고 있다고 생각한다. 아직 글로벌 네트워크와 축적된 법인 차원의 경험에 격차가 있지만 구분된 시장 내에서 고객에게 제공하는 서비스는 큰 차이가 없다고 생각한다. 그렇기에 앞으로도 정당한 보수를 받을 것이라고 본다.
-가장 보람 있었던 딜은 무엇인가?
△과거 10년 전 참여한 딜이다. 주요 금융사들은 그 회사의 장래성이나 미래성이 높지 않다고 판단하고, 종업원 지주회사로 인적분할(Spin-Off) 시켰다. 즉, 종업원들이 주인이었다. 분할 이후 임직원들의 노력으로 회사가 서서히 커져 관련 업계에서 가장 큰 회사가 됐다. 너무 커지다 보니 체계적인 시스템이 있는 회사가 인수해야 하는 상황에 이르렀다. 저는 이때 매각 자문을 맡았다. 당시 많은 기업들이 이 회사를 인수하려 했고, 결국 본인들이 원했던 기대 가격보다 훨씬 높은 가치를 인정받았다. 한때 기존 조직에서 대우받지 못한 임직원 모두가 '승리자'가 됐다. 저도 보람이 있었지만 많은 사람들의 행복한 모습을 봤고, 더 나아가 회사가 발전 가능하고, 안정적인 상황으로 가는 데 도움을 줬다는 점에서 인상 깊었다.
-가끔 희망 매도가를 밝히는 경우가 있다고 들었다. 그 경우 벨류에이션(Valuation) 하는데 어려움을 겪을 것 같다.
△실제 가치와 매도 희망가 사이에서 괴리가 큰 경우가 많다. 이때 저는 회사가 높은 금액을 부르는 이유를 찾는다. 회사 이익의 규모나 현금흐름을 고려할 때 일반적인 수준과 큰 차이가 있게 매각 희망가를 높게 부른다면 뭔가 이유가 있을 것이다. 이를 파악하고 밸류업을 시킬 만한 요인을 확인하고자 노력하며 이 히든 밸류를 인정할 만한 시너지가 있는 사모펀드나 기업을 찾기 위하여 노력하고 이 과정에서 매도 희망가와 시장가치 사이에 조정이 자연스럽게 이루어진다고 생각한다.
-후배 회계사들에게 밸류에이션(Valuation)과 실사를 할 때 마음가짐과 자세에 대해 한 마디 조언을 부탁한다.
△자신이 하는 일에 주인의식을 가졌으면 한다. 본인이 직접 구매할 회사라고 생각하고 회사를 평가하고 실사했으면 한다. 집으로 사는 것에 비유해보자. 집으로 구입한다면 통학, 교육 환경, 집 안의 누수 여부, 크기 등을 꼼꼼하게 전부 확인한다. 실사나 밸류에이션도 마찬가지다. 노력과 시간을 투입해야 몰랐던 가치를 발견하거나 숨겨진 부실을 확인하는 등 진실에 더욱 가까워질 수 있다. 이런 마인드가 있다면 빠르게 전문가가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박기범 기자 partner@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