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 정체' 노바텍…13년만에 첫 배당한 까닭은?
영업현금흐름 35% 배당…성장 위축 우려
공개 2020-01-15 09:20:00
[IB토마토 김태호 기자] 삼성전자(005930) 벤더사 노바텍이 영업현금 3분의 1을 마수걸이 배당에 투입했다. 매출 확대도 정체되고 있어 성장 위축 우려가 나오고 있지만, 회사 측은 사업 특성상 투자비용이 적어 현금창출이 용이하며 확실한 거래처도 있으므로 고배당이 가능하다고 설명한다.
 
1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코스닥 상장사 노바텍(285490)은 창립 13년 만에 첫 배당을 실시했다.
 
배당총액은 12억원으로, 노바텍의 지난해 연결 기준 연 환산 영업활동현금흐름의 35% 규모다. 한 해 벌어들인 현금의 3분의 1을 배당으로 투입하는 셈이다. 부진했던 실적을 고려하면 다소 파격적이라는 평가다.
 
 
노바텍의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액은 직전연도 매출과 거의 동일할 것으로 추정된다. 3분기까지 누적 실적을 4/3로 단순 환산했을 때는 약 245억원이 산출된다. 노바텍 관계자는 "2019년 매출은 직전연도인 2018년도와 비슷할 것"이라고 밝혔다.
 
반면 외주가공비 증가 등으로 영업이익은 30% 감소했다. 물론 영업외수익인 기타수익이 3배 가까이 늘어났지만, 이는 코스닥 상장 당시 확약한 강원자석기술 편입에 따른 염가매수차익과 보유주식 주가 상승에 따른 평가이익 등이 잡힌 것이며 실제 현금과는 무관하다.
 
즉, 매출이 정체를 보이는 중에 현금 상당액이 마수걸이 배당으로 소요되다 보니, 노바텍의 성장위축 우려도 불거지는 상황이다. 일반적으로 현금창출력이 견실하지만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하는 기업은 종종 고배당을 시행한다.
 
노바텍의 매출은 2014년부터 2018년까지 연평균 40% 이상 확대됐다. 특히 30~40%에 이르는 영업이익률을 바탕으로 많은 현금이 창출됐지만, 반대로 자본적지출(CAPEX) 규모는 5년 합계액이 35억원에 그칠 만큼 적었다. 이에 노바텍은 동 기간 양의 잉여현금흐름(FCF)을 창출하며 현금성자산을 꼬박꼬박 적립해왔다. 
 
2019년 6월 열린 노바텍 베트남공장 준공식. 사진/노바텍
 
노바텍 측은 일단 영구자석 사업 특성상 유형자산 규모가 크지 않아 투자비용이 적게 든다고 설명한다. 즉, 용이한 현금창출 구조가 배당재원이 됐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노바텍의 지난해 3분기 연결 기준 자산 40%는 주식 등 금융자산으로 구성돼있고, 유형자산 비중은 18%에 불과하다.
 
나아가 노바텍은 영업이익률 개선 시그널이 있다는 점도 덧붙인다. 최근 베트남 법인을 설립하고 생산 기점을 하노이 인근 박닌성에 위치한 공장으로 옮겼기 때문이다. 외주가공비 등을 대폭 줄이려는 목적이다.
 
노바텍의 지난해 3분기 연결 기준 외주가공비는 직전연도 동기 대비 97% 증가한 24억원을 기록했다. 베트남 박닌지역의 월 기준 최저임금은 한국의 10% 수준인 392만동(약 20만원)에 불과하므로, 생산시설이 활성화되면 관련 인건비 등을 대폭 줄일 수 있어, 결과적으로 판관비가 감소해 영업이익이 증가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물론, 벤더사의 경우 생산원가와 납품가가 비례 감소하는 경향이 있으므로, 줄어든 인건비가 고스란히 원가절감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물류비도 줄일 수 있을 전망이다. 그동안 노바텍은 중국 등에서 원재료를 매입해 국내에서 생산하고 이를 베트남 소재 삼성전자 공장에 납품했다. 노바텍의 삼성전자 향 매출 비중은 80% 내외에 이른다.
 
노바텍 관계자는 “베트남 공장 설립으로 외주비용이 고스란히 베트남으로 넘어가게 된다”라며 “원가절감 지속을 위해 중국 법인에도 생산시설을 갖춰서 향후 물량의 반 이상을 해외에서 공급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또한 경영진의 주주가치 제고 의지에 따라, 앞으로도 금번과 같은 배당을 지속하려고 노력할 것”이라고도 덧붙였다.
 
김태호 기자 oldcokewaver@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