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마트 호텔사업 확장)①정용진 아들 정해찬 미래 위한 행보?
신세계조선호텔, 이마트 그룹 내 대표적 적자 사업부
정해찬, 코넬대학교 호텔경영학 수학 중…지난해 국내에서 인턴으로 근무하기도
공개 2019-12-12 09:10:00
이마트 그룹 내 호텔 사업을 담당하는 신세계조선호텔은 대표적인 적자 사업부다. '정용진 호텔'로 불리는 레스케이프호텔도 오픈 이후 적자에 허덕이고 있다. 하지만 이마트 그룹은 호텔 사업 부문을 크게 강화할 예정이다. 악화되는 유통업황 속 이마트의 현주소와 이 가운데 호텔업 특성에 비춰 이마트가 호텔 사업 강화에 나선 배경을 진단해본다.(편집자주) 
 
[IB토마토 박기범 기자] 이마트 그룹이 호텔 사업 부문을 키울 계획이다. 9일 유통업계 관계자는 "이마트 그룹은 레스케이프호텔이 큰 적자임에도 불구하고 호텔 사업 부문을 활성화할 계획"이라며 "웨스틴조선호텔부산을 6~7성급으로 키우고, 부산해운대그랜드호텔, 노보텔 등으로 부산지역 호텔 라인업을 만드는 것이 일례"라고 설명했다. 이어 "신세계조선호텔은 부산뿐만 아니라 서울, 제주, 대구 등 전국 각지에 비즈니스호텔을 10개 이상 확대하려 한다"라고 덧붙였다. <관련기사 : (단독)이마트, 부산 해운대그랜드호텔 비밀리에 인수 http://www.ibtomato.com/View.aspx?no=3051&type=1 참고>
 
이마트(139480)는 지난 2분기 창사 이래 첫 영업손실을 냈다. 유통업계의 구조적 변화 속에서 인건비, 공사외주비 등이 늘어난 탓이다. 이 가운데 호텔 사업 부문은 이마트 그룹의 대표적인 적자 사업부다. 이마트 그룹의 호텔 사업부문인 신세계조선호텔은 2014년부터 꾸준히 적자를 냈다. 산업 특성상 호텔업은 항공업처럼 업황의 변동성이 크다. 호텔업은 최근 서울 지역을 중심으로 업황은 녹록지 않은 상황이다. 
 
정용진 신세계(004170)그룹 부회장. 출처/뉴스토마토
 
그럼에도 이마트가 호텔 사업을 강화하는 배경에 대해 일각에서는 정용진 부회장의 첫째 아들 정해찬씨를 지목했다. 정씨는 배우 고현정(2003년 이혼한 정 부회장의 첫 번째 배우자)씨와 정 부회장 사이에서 태어난 첫째 아들이다. 정씨는 현재 미국 아이비리그 명문인 코넬대학교에서 호텔경영학을 전공하고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정해찬씨는 쿨한 성격인 가운데 성실하다"면서 "재벌가이지만 특별한 사고 한번 치지 않고 운동, 공부 모두 잘한다"라고 그를 소개했다. 
 
실제로 정씨는 호텔에 관한 실무 경험을 쌓기 위해 재벌임에도 인턴으로서 객실예약, 하우스키핑 등 경험을 쌓기 위해 지난해 여름 국내의 웨스틴조선호텔 서울에서 인턴으로 한 달간 근무하기도 했다. 그렇기에 이마트의 호텔 사업 확장 의지와 정해찬 씨가 맞닿아있다는 지적이다. 
 
이마트그룹은 자회사로 신세계조선호텔을 두고 있다. 신세계조선호텔은 면세점도 함께 운영했지만, 최근에는 면세점 사업을 접고, 서울과 부산 두 지역에 위치한 호텔 운영에 집중하고 있다. 신세계조선호텔이 현재 운영 중인 4개의 호텔 중 웨스틴조선호텔 부산을 제외하고 웨스틴조선호텔 서울과 포포인츠 비즈니스호텔, 레스케이프호텔 등 3곳은 서울에 위치해있다.  
 
2010년대 중반 이후 이마트 그룹은 호텔 사업 부문을 확장하고 있다. 이마트 그룹은 2010년대 초반까지 서울과 부산에 위치한 웨스틴조선호텔 두 곳만 운영했다. 서울 웨스틴조선호텔은 1914년, 부산 웨스틴조선호텔(조선비치)은 1978년에 각각 개관했다. 2010년대 중반부터 이마트 그룹은 두 호텔만 운영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호텔 사업 부문을 강화했다. 2015년 포포인츠 바이 쉐라톤 남산 호텔, 2018년 레스케이프호텔을 순차적으로 오픈했다. 
 
사업보고서로도 이 같은 사실이 확인된다. 2015년 이후 이마트는 "고객의 니즈를 충족시킬 수 있는 다양한 콘셉트의 호텔을 개발, 운영할 계획이다"라는 문구를 꾸준히 넣고 있다. 실제로 독자 브랜드로 지난해 프랑스 부티크 호텔을 콘셉트로 이마트는 레스케이프호텔을 개관하기도 했다. 
 
이마트 그룹은 앞으로 호텔 사업에 더욱 힘을 싣을 계획이다. 주목받는 지역은 부산이다. 이마트 그룹은 부산 지역에 비즈니스호텔부터 최고급호텔까지 다양한 스펙트럼의 호텔 라인업을 구축할 예정이다. 노보텔부산은 비즈니스호텔, 해운대그랜드호텔은 5성급 고급호텔, 웨스틴조선호텔 부산(조선비치)은 최고급 호텔을 콘셉트로 운영할 것으로 보인다.  
 
해운대그랜드호텔. 출처/해운대그랜드호텔 홈페이지
 
하지만 특이한 부분은 시점이다. 3곳의 호텔은 리모델링·폐업과 같은 이슈가 맞물려있다. 해운대그랜드호텔은 이달을 끝으로 폐업할 예정이다. 노보텔은 리모델링 중이며, 웨스틴조선호텔 부산은 시점은 정해지지 않았으나, 가까운 시일 내로 리모델링할 방침으로 전해졌다. 
 
통상 리모델링을 하면 1년가량은 호텔사업을 운영할 수 없다. 'YG게이트, 버닝썬 게이트' 등의 주 무대로 지목되는 강남 논현동에 위치한 '르메르디앙 호텔' 역시 리모델링 이후 개관 초기 자금 부담이 심해 공격적인 영업을 했다고 전해진다. 
 
호텔의 리모델링 비용은 상당하다. 일례로 5성급 호텔 수준인 르메르디앙 호텔은 리모델링 당시 인테리어 비용으로 약 500억원(499.3억)이 들었다. 당연히 수익이 나지 않기에 차입 부담도 생기기 마련이다. 이정현 나이스신용평가 연구원은 "(호텔업은) 사업개시 후 높은 수준의 차입금 의존이 상당 기간 지속되며, 이익창출력 대비 과중한 금융비용이 발생하는 등 사업 초기 단계에서 재무적인 부담이 높다"라고 지적했다. 
 
신세계조선호텔은 이마트의 대표적인 적자 사업부다. 영업 손실 폭은 최근 더욱 커졌다. 지난해 말 기준 3.9%였던 영업 손실률이 올해 3분기 기준으로 2배 이상 증가해 9.1%까지 치솟았다. 이는 1000억원의 매출을 내면 91억원의 손실을 낸다는 의미다. 
 
물론 신세계조선호텔이 그룹 내에서 차지하는 위치는 미미하다. 자산 기준으로는 2.4%, 매출 기준으로는 1.0%에 불과하다. 하지만 이마트의 현재 사정상 투자 결정을 쉽게 내릴 상황은 아니다. 이마트는 지난 2분기 창사 이래 첫 영업손실을 냈다. 매출 증가세보다 인건비, 공사외주비 등 비용 증가세가 가팔랐다. 
 
이마트가 최근 투자 확대 중인 SSG.COM. 사진/SSG닷컴
 
또한 투자도 확대하고 있다. 유통업계의 구조적인 변화에 발맞춰 온라인 사업부를 강화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악재 속에서 경영 활로를 모색하다 보니 자금을 조달하기 위한 금융 기법도 활용했다. 이마트는 지난 10월, 자산 유동화와 세일즈 앤 리스백(S&LB)을 통해 현금의 유입흐름을 앞당기기도 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정해찬씨의 졸업 후를 염두해둔 포석으로 이마트 그룹의 호텔 사업 확장을 해석하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이마트 그룹의 호텔 사업 부문은 2014년 이후 적자 행진이 이어지는 가운데 그 폭은 커지고 있다. 이마트가 지원할 상황도 이니다. 창사 이래 최초로 적자를 냈고, 현금흐름까지 고려하는 상황까지 왔기 때문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애플, 구글이 자금 조달 이야기를 한 적이 있는가? 삼성도 이 같은 이야기가 거의 없다"라면서 "자금조달 이야기가 크게 나온다는 것 자체가 기업이 어렵다는 의미"라고 평가했다. 
 
박기범 기자 partner@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