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동, 거래처 파산에 수익성 '먹구름'…재무 개선도 숙제
인건비 상승·비경상적 비용으로 수익 타격
운전자본·설비투자로 차입금 증가 예상
공개 2019-12-09 09:10:00
[IB토마토 손강훈 기자] 니트 의류 수출 기업인 국동(005320)이 외형 성장과 달리 영업이익이 적자전환하며 수익성 악화에 대한 고민이 커지고 있다. 각종 비용 증가로 인해 이익 변동성이 커진 상황에서 내년까지 진행되는 설비투자 영향으로 재무부담 증가도 예상된다.
 
국동은 의류 주문자상표부착방식(OEM) 사업을 주력하는 회사다. 종속회사를 통해 건강보조식품 사업도 영위하고 있지만 전체 매출에서 건강보조식품의 비중은 1%가 되지 않을 만큼 미미하다.
 
국동 연결기준 수익성 추이. 출처/나이스신용평가
 
OEM은 자기 상표가 아니라 고객(주문자)의 상표명으로 제품을 생산하는 방식으로 일종의 하청과 비슷하다. 무엇보다 어떤 고객을 확보했는지가 중요한데 국동의 경우 나이키, 칼하트, H&M 등 글로벌 브랜드와 협력관계에 있어 OEM 시장에서 양호한 경쟁지위를 보유하고 있다.
 
매출 규모는 점진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매출액은 지난 2015년 1703억원, 2016년 1974억원, 2017년 1916억원, 2018년 2196억원으로 증가세를 보였다. 올해 3분기 누적 매출액은 173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9.3% 증가했다.
 
이혁준 나이스신용평가 수석연구원은 “글로벌 브랜드와 긴밀한 협력관계 및 해외생산법인을 통한 가격 경쟁력을 바탕으로 의류 OEM 부문에서 현 수준의 경쟁지위를 유지할 것”이라며 “현 수준 내외의 매출 규모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라고 분석했다.
 
주요 거래처 파산에 적자 전환
 
문제는 수익성이다. 의류 OEM 산업 내 경쟁 강도가 심화되면서 납품단가 인하 압력이 높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가격 경쟁력을 이유로 진출한 인도네시아의 인건비가 최근 상승하면서 원가부담이 가중되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주요 거래처가 파산해 대규모 대손비용이 발생한 것도 수익성 악화에 영향을 미쳤다.
 
국동 브랜드별 매출 추이. 출처/한국신용평가
 
실제 지난 2017년 드림어패럴이 파산하자 그해 국동의 대손상각비는 110억원을 기록했고 59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올해는 9월 FOREVER21이 파산 보호를 신청했다. FOREVER21의 경우 2018년 기준 전체 매출에서 21.2%, 올 3분기 누적 기준 10.8%를 차지하고 있다.
 
이에 올해 3분기 말 기준 대손상각비는 74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7억원 대비 급증했다. 결국 국동의 영업이익은 올해 3분기 누적 기준 -38억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 대비 적자전환했다.
 
또한 매출의 약 90%가량이 수출인 만큼 원·달러 환율의 영향을 많이 받는데, 최근 환율 효과는 수출에 긍정적이었지만 향후 환율이 어떤 방식으로 변화할지 예측하기 힘들기 때문에 수익성에 대한 불확실성은 더욱 커진다.
 
운전자본·설비투자 부담 이중고
 
수익성이 흔들리는 상황에서 현금흐름 부진과 해외 생산법인 설비투자 영향으로 재무안정성 부담은 커지고 있다.
 
9월 말 기준 국동의 부채비율은 103.9%, 순차입금의존도는 19.7%다. 지난 6월 약 185억원 규모의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시행해 부채비율과 순차입금의존도를 작년 말보다 각각 52.6%p, 14.1%p 낮췄다.
 
국동 현금흐름 추이. 출처/나이스신용평가
 
다만, 매출이 성장하면서 운전자본 부담이 확대되는데다가, 해외 생산공장 증설이 맞물려 있어 차입금이 증가할 가능성이 존재한다.
 
현재 국동은 인도네시아 버카시와 스마랑에 각각 생산법인 PT. KUKDONG INTERNATIONAL과 PT. SEMARANG GARMENT를 설립해 제품을 생산하고 있으며 인건비가 상대적으로 더 낮은 곳으로 생산법인을 이전하기 위해 인도네시아 바탕에 P.T KUKDONG APPAREL BATANG을 세워 생산설비 등 건설을 진행 중이다. 내년까지 약 56억원의 자금이 투입될 예정이다.
 
조정표 한국신용평가 애널리스트는 “국동은 올해 상반기 유상증자를 통해 부채비율 100%대를 유지하고 있다”라며 “그러나 점진적으로 운전자본 부담이 확대된 가운데 인도네시아 신규 생산공장 투자로 인해 당분간 재무부담이 확대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손강훈 기자 riverhoo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