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카이문스테크놀로지, 커지는 손실폭…상장폐지 '문턱'
매출 64% 감소·재고자산 352% 증가…거래처 감소한 듯
공개 2019-11-19 11:20:00
[IB토마토 김태호 기자] 스카이문스테크놀로지의 상장폐지 심사가 거의 확실시되고 있다. 중요 거래처와 거래가 중단되고, 종속기업도 부도난 정황이 보여 계속기업가치에 의문이 붙는 상황이다.
 
1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코스닥 상장사 스카이문스테크놀로지의 올해 3분기 별도 기준 누적 영업손실은 97억원을 기록했다. 손실 폭은 전년 동기 대비 무려 100억원이나 증가했다.
 
상장폐지 실질심사가 사실상 확정된 셈이다. 심사를 면하려면 올해 4분기에 100억원 가량의 영업이익을 내야 하는데, 이는 지난해 매출액의 70% 수준이다.
 
손실 폭 확대는 일단 매출 급감에서 기인했다. 스카이문스테크놀로지의 올해 3분기 별도 기준 누적 매출액은 42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무려 64% 감소했다.
 
매출의 60~70%가량을 차지하던 통신장비 제품 판매가 3분의 1 수준으로 감소한 탓이다. SK텔레콤(017670) 외의 주요 계약처와 거래가 끊긴 것으로 파악된다.
 
스카이문스테크놀로지의 올해 3분기 통신장비 생산설비 가동률은 55.6%에 불과하다. 전년 대비 두 달 가량 공장이 가동 정지된 셈이다.
 
게다가 제품 및 재공품 재고자산도 직전연도 말 대비 352%나 증가한 22억원을 기록했다. 제반 사항을 감안하면, 급여 등의 지출 때문에 일단 공장을 가동은 하지만, 판매할 곳은 찾지 못한 것으로 파악된다.
 
스카이문스테크놀로지는 이를 극복하기 위해 올해부터 게임 개발 등에 거액의 자금을 투입했다. 그러나 자산으로 인정받지 못해 무려 57억원을 경상개발비로 계상했다. 물론 불확실성이 큰 게임사업은 미래 경제적 효익을 명확히 측정할 수 없는 측면이 있다. 게다가 21억원이 넘는 광고선전비도 지출됐다.
 
즉, 묘수가 악수가 됐고, 결국 매출 급감과 판관비 급증이 맞물려 영업이익이 급락한 것이다. 스카이문스테크놀로지는 발등에 떨어진 불을 끄기 위해 주식 등 금융자산을 팔고, 예금을 깨고, 심지어 차량마저 팔아 약 150억원을 확보했다. 이중 105억원은 관리종목 지정에 따른 대주주 등의 전환사채 조기상환 청구에 소요됐다.
 
게다가 종속기업인 스카이문스아이게임즈도 부도 직전인 것으로 파악된다. 실제로 스카이문스테크놀로지는 아이게임즈에게 빌려준 대여금 29억원과 채권을 전액 대손충당금으로 잡았다.
 
경기도 안양시에 있는 스카이문스테크놀로지 사옥. 사진/네이버지도
 
상장폐지 실질심사 대상이 되면 일단 거래가 정지된다. 이후 심사는 3심으로 진행된다. 심사에서 가장 중요하게 고려되는 항목은 계속기업가치다.
 
스카이문스테크놀로지는 올해 3분기 기준 110억원의 현금성자산을 보유하고 있고, 120억원 가치의 토지·건물도 보유하고 있다. 그러나 계속기업가치가 있다고 보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영업외수익도 거의 발생하지 않고, 영업현금흐름도 적자다. 지금 같은 상황이 지속되면 2020년에는 자본잠식에, 2021년에는 완전자본잠식에 접어들 수도 있다.
 
제반 사항에 대해 스카이문스테크놀로지 관계자는 “담당자가 연차를 써서 답변할 수 없다”라고 밝혔다.
 
한편, 스카이문스테크놀로지 주식은 지난 13일과 14일 양일에 걸쳐 상한가를 기록했다. 특히 14일은 외국인이 70만주 순매도하고 기관이 5000주만 매입했음에도 거래량이 평소의 60배가 넘는 659만주를 기록했다.
 
이에 대해 한국거래소는 현저한 시황변동 사유로 조회공시를 요구했지만, 스카이문스테크놀로지 측은 “공시할 중요한 정보가 없다”라고 밝혔다.
 
김태호 기자 oldcokewaver@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