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업적자 벗어난 이마트, 그럼에도 불안한 이유는?
초저가 상품으로 매출은 증가
마진율 하락으로 수익성 회복은 더뎌
공개 2019-11-19 09:20:00
[IB토마토 손강훈 기자] 이마트(139480)가 올해 3분기 1000억원이 넘는 영업이익을 내면서 지난 2분기 받았던 적자 쇼크를 벗어났다. 그럼에도 여전히 1년 전보다는 부진해 아쉽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3분기 실적에 큰 힘이 된 초저가 정책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이마트는 지난 14일 3분기 연결 기준 매출액이 5조633억원, 영업이익은 1162억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영업이익의 경우 전분기 대비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주력인 할인점(대형마트)의 기존점 매출 감소폭이 줄면서 2분기보다 수익성이 개선됐다. 저온 현상으로 7월 매출은 부진했으나 지난해 대비 8~9월 매출 감소폭이 3.1%로 상반기 매출 감소폭인 3.2%보다 나아졌다. 이 기간 동안 공휴일이 작년보다 하루 적었던 것을 감안하면 매출 감소폭은 2% 수준으로 분석된다.
 
사업별로 살펴보면 할인점의 3분기 매출액은 2조955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0.5%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1296억원으로 1년 만에 1000억원을 넘겼다.
 
이마트가 지난 9월 선보인 에브리데이 국민가격 생수. 출처/이마트
 
적자에서 벗어난 원동력은 이마트의 초저가 전략이 적중했기 때문이다. 이마트는 할인점 실적 부진이 여러 유통채널의 발전과 경쟁심화로 고객들이 대형마트 자체를 방문하지 않는 것에 있다고 판단해 저렴한 가격의 상품을 제공하는 에브리데이 국민 가격과 대한민국 쓱데이를 전면에 내세웠다.
 
지난 8월 4900원에 선보인 도스코파스 와인은 100일간 84만병이 팔리며 흥행에 성공했다. 생수와 물티슈는 그동안 이마트를 이용하지 않았던 사람들을 신규 고객으로 확보하는 효과를 낳고 있다. 실제 3분기 할인점 매출은 2조9557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0.5% 증가했다. 영업손실을 기록했던 전 분기와 비교하면 14.6% 늘었다.
 
이달 2일 진행한 쓱데이의 경우 하루 동안 160만명의 사람들이 이마트 매장으로 방문하며 전년 대비 70%가 넘는 매출 증가를 가져와 4분기 실적 개선의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초저가로 고객 유치, 마진율은?
 
이마트 사업부별 실적. 출처/이마트
 
다만 이마트의 초저가 전략이 수익성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란 평가도 있다. 고객을 다시 대형마트로 끌어당기기 위한 초저가 상품이 마진율 하락에 영향을 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이마트는 에브리데이 국민가격이 제 살 깎아먹기 식 박리다매와는 거리가 있다는 입장이다. 유통구조 혁신을 통해 낮은 판매 가격을 제시하면서 적정 이익을 내고 있다는 것이다.
 
이마트 관계자는 “만약 초저가 상품이 이익을 내지 못한다면 짧게 팔다가 그만둬야 한다”라며 “에브리데이 국민가격은 이익을 내면서 저렴한 가격을 유지하도록 시스템을 만들어 뒀다”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아무리 적정 마진을 기록하고 있다고 해도 일반적인 상품을 파는 것과 비교하면 수익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 여기에 이마트는 점유율을 늘려야 하는 SSG닷컴의 가격경쟁력 확보를 위해 이마트가 상품 마진율을 낮춰 SSG닷컴에 상품을 공급하고 있다.
 
3분기 할인점의 매출총이익률은 26.8%로 전년 동기 대비 1%p 하락했다. 이마트는 매출총이익률 하락 원인을 오프라인 할인점(-0.3%p)과 온라인 상품공급(-0.7%p)으로 꼽았다.
 
남성현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마트의 영업실적 부진 원인을 상품마진율 하락으로 판단하고 있다”라며 “영업활동 부진에 따른 마진율 축소가 아닌 온라인 및 최저가 정책에 따른 구조적 마진율 하락이 영향을 미쳤다는 의미다”라고 분석했다.
 
유통환경 변화 막기는 부족
 
저렴한 가격으로 소비자를 대형마트로 유도한다는 전략 자체의 한계도 분명히 존재한다. 현재 대형 유통업계 실적 부진의 근본적인 원인이라 할 수 있는 ‘오프라인→온라인’ 흐름을 막을 수는 없기 때문이다.
 
이는 온라인에서의 성과가 무엇보다 중요해짐을 의미한다. 이마트 온라인 통합법인 SSG닷컴은 매출액이 1분기 1765억원, 2분기 2078억원, 3분기 2266억원으로 꾸준히 성장하고 있지만, 쓱세권 광고 등 마케팅비와 새벽배송 관련 비용도 증가가 적자를 키우고 있다.
 
실제 올 3분기 225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1분기 108억원, 2분기 113억원으로 적자 규모가 확대되고 있다.
 
이마트는 자율주행 배송 시범 서비스를 운영 중이다. 출처/뉴시스
 
문제는 관련 영역의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는 데 있다. 전국적인 유통망을 확보한 쿠팡과 새벽배송을 처음 시작한 마켓컬리를 비롯해 GS리테일(007070), CJ제일제당(097950), 롯데쇼핑(023530), 현대백화점(069960) 등 대형사들도 뛰어들었다. 경쟁 과열로 인한 비용 발생으로 수익성 회복에 시간이 더 걸릴 수 있는 상황이다.
 
박신애 KB증권 연구원은 “이마트의 실적 회복 기대감은 있지만 온라인 식품 시장의 극심한 경쟁 상황이 지속되고 있고 오프라인 매출이 온라인으로 이동하는 추세가 계속될 것으로 판단돼 영업환경이 구조적으로 개선됐다고 보기는 어렵다”라고 예상했다.

손강훈 기자 riverhoo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