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항공 본입찰…제주항공·HDC현산·KCGI '3곳 참여'
애경그룹 대신 제주항공이 본입찰 참여
추가로 들어온 인수 후보자는 없어
공개 2019-11-07 15:53:16
[IB토마토 박기범 기자] 아시아나항공의 새 주인을 찾기 위한 본입찰이 마감됐다. 숏리스트에 올랐던 애경그룹(제주항공) 컨소시엄과 HDC현대산업개발 컨소시엄, KCGI컨소시엄 세 곳이 모두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7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매각 주체인 금호산업(002990)과 크레디트스위스(CS)증권은 이날 아시아나항공(020560)에 대한 본입찰을 진행했다. 매각 주체 측은 지난 9월 예비입찰을 통해 크게 3개의 컨소시엄을 인수 적격 후보(숏리스트)에 올렸다. 3곳은 ▲애경그룹-스톤브릿지캐피탈 컨소시엄 ▲HDC현대산업개발-미래에셋 컨소시엄 ▲KCGI-뱅커스트릿PE 컨소시엄이다. 이번 본입찰은 인수적격후보가 아니더라도 참여할 수 있기에 복병이 깜짝 등장할 수도 있었지만 추가로 참여한 기업은 없었다. 다만, 애경그룹은 제주항공이 인수 주체가 돼 제주항공-스톤브릿지캐피탈 컨소시엄이 매각 최종 입찰에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호산업은 본입찰 서류를 받은 뒤 미리 제시한 기준에 따라 1∼2주간 심사를 거쳐 이달 중 우선인수협상대상자를 선정하고, 다음 달까지 주식매매계약(SPA) 체결을 거쳐 연내 매각을 마무리한다는 방침이다. 
 
금호산업은 향후 최종입찰안내서 제한요건 충족 여부 및 사전 수립한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기준에 따른 평가, 국토교통부의 인수 적격성 심사 등을 거쳐 최종적으로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해 발표할 계획이다.
 
매각 대상은 금호산업이 보유한 아시아나항공 구주 6868만8063주(31.05%)와 아시아나항공이 발행하는 보통주식(신주)을 인수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아시아나항공의 자회사인 에어서울과 에어부산, 아시아나IDT 등 6개 회사를 함께 통매각하는 것이 원칙이다. 다만, 지난달 이동걸 회장은 아시아나항공의 분리매각 가능성을 열어두는 발언을 하기도 했다.  
 
서울 강서구에 위치한 아시아나항공 본사. 출처/뉴시스
 
아시아나항공은 대한항공(003490)에 이은 국내 2위 대형항공사(FSC)다. 80대가 넘는 항공기와 국제선 노선 70여개를 보유하고 있다. 또한 국내 항공사로는 유일하게 '스타 얼라이언스'에 가입돼 있다. 하지만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할 경우, 7조원이 넘는 부채를 떠안아야 하고 항공기 노후화 등에 따라 추가로 적지 않은 투자가 이뤄져야 한다. 초기 투자 비용은 10조원가량으로 추산되고 있다. 
 
애경그룹사옥. 사진/손강훈 기자
 
이번 인수전은 제주항공을 인수 주체로 본입찰에 참여한 애경그룹이 가장 적극적이다. 애경그룹은 저비용항공사(LCC)인 제주항공(089590)을 국내 최대 LCC로 키웠다. 대형항공사인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한다면 사업 시너지를 기대할 수 있다. 다만, 애경은 총자산이 약 5조원에 불과해 10조원 가량 예상되는 초기투자비용을 감당하기 버거울 것이란 지적도 나오고 있다. 
 
애경그룹은 이번 본입찰과 관련해 "항공사 간 M&A를 통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해외 사례가 많았다"면서 "이번 기회를 통해 우리나라 항공산업의 국제 경쟁력을 높이고, 이를 기초로 고객 서비스 수준도 높이는 한편 나아가 관광산업 발전 등 국가 경제 발전에도 기여할 수 있는 기회가 되기를 바란다"라고 출사표를 밝혔다.  
 
아이파크타워. 사진/HDC현대산업개발.
 
HDC현대산업개발(294870)도 진지하게 인수전에 참여하고 있다. 현금성 자산만 1조5000억원을 보유하고 있다. 올해 총자산이 10조원을 넘기며 대기업 반열에 들어서 준대기업인 애경보다는 아시아나항공을 품을 체력이 있다는 평가다. 또한 향후 범 현대가의 지원을 받을 가능성도 존재한다. 게다가 현대산업개발은 아시아나항공 인수 시 금호리조트 등 호텔과 항공기 내 면세점 사업 등에서 사업 시너지가 날 여지도 있다. 
 
강성부 KCGI 대표. 출처/유튜브
  
KCGI 역시 인수전에 참여했다. 하지만 어느 전략적 투자자와 함께 했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SK(034730)GS(078930)현대백화점(069960)신세계(004170) 등 유력 대기업과 접촉했지만 모두 거절한 것으로 알려졌다. 
 
매각주간사인 금호산업은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을 완료해, 매각을 종료한다는 방침"이라고 말했다. 
 
박기범 기자 5dl2lag@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