롤러코스터 타는 에이치엘비…5가지 투자포인트는?
2020년 3월 리보세라닙 신약 허가 신청 계획
에이치엘비 시가총액 26조~78조원도 가능해
공개 2019-11-01 09:10:00
[IB토마토 허준식 기자] 에이치엘비(028300) 주가가 '롤러코스터'를 타고 있다. 표적항암제 리보세라닙 관련 기대감에 최근 3개월간 10배 폭등하더니 이후 고점 대비 40% 반락하는 등 극심한 변동성을 보이고 있다.
 
IB토마토는 30일 서울 역삼동에 위치한 에이치엘비 서울사무소에서 장진우 IR담당 이사를 만나서 주가에 대한 회사 측의 생각을 들어봤다.
 
 
장진우 이사는 "리보세라닙 신약 허가 시 곧바로 상업화를 진행할 것이며 향후 일정들이 순항한다면 에이치엘비의 시가총액은 26조~78조원도 가능하다"라고 판단했다.     
 
장 이사는 캐나다 웨스턴 온타리오 대학교(The University of Western Ontario) 경제학, 맥길대학교(McGill University) MBA Finance  전공후 록펠러 자산운용(Rockefeller & Co.)에서 5년, 미국 헤지펀드 타이거(Tiger) 글로벌에서 3년, 셤웨이 캐피탈에서 5년간 운용역으로 활동했으며 현재 에이치엘비 경영전략팀 이사로 일하고 있다. 
  
다음은 문답식으로 진행된 장 이사의 투자포인트다. 
  
투자포인트 1. 에이치엘비 자회사인 엘리바가 미국 식품의약국(FDA)과 리보세라닙 신약 허가신청을 위한 Pre-NDA 미팅을 마친 것으로 안다. 관련 회의록이 11월 말경에 공개될 예정인데 향후 일정은? 
 
유튜브나 여러 채널을 통해 향후 신약 허가신청 일정등을 계속해서 공유할 것이다. 지금 계획으로는 신약 허가신청은 내년 3월, 허가 여부는 그 6개월 후인 내년 9월에 결정될 것이다. 신약 허가가 나면 바로 상업화할 것이다. 매출 전망은 지난 9월 IR 때 말씀드린 것과 같다. 피크 매출 기준으로 3조3000억원으로 전망하고 있다. 세부적으로는 위암 3차 2900억원, 간암 1차 9900억원, 위암 2차 1조원, 대장암 7500억원 등이다.    
 
자료/엘리바
 
투자포인트 2. 에이치엘비의 시가총액은 10월에 8조2000억원을 보고 이제 다시 5조~6조원대로 되돌려지고 있다. 이러한 시가총액을 회사에선 어떻게 판단하고 있는가?
 
아래 표는 회사 공식 자료는 아니고 제가 만든 테이블이다. 적응증 기준으로 케이스를 1~3개, 마진율은 진양곤 회장이 말한 70%를 잡고서 산출해 본 밸류에이션이다. 경쟁사 PER을 보면 보수적으로 해도 70~130배에 달한다. 표를 보면 셀트리온헬스케어(091990)는 99배, 셀트리온(068270)은 69배, 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는 130배, 항서제약은 88배다. 이들의 평균 PER는 80배인데 저는 보수적으로 PER밴드를 20~60배로만 해서 매트릭스를 구성했다.  
 
 
우리 주가가 얼마면 적정한가 고민해봤다. 에이치엘비는 15만~20만원은 어떻게 보더라도 저렴하다. 시가총액으로 보면 현재 에이치엘비가 6조~7조원인데  이건 위암 3차만 된다고 해도 7조원이다. 위암 3차만 돼도 1년에 1640억원씩 순이익이 발생하니까 그렇게 판단하는 것이다. 
 
간암1차나 위암2차까지 반영할 경우 에이치엘비의 시가총액은 30조~80조원은 가야한다고 판단한다. 현재 주가는 저렴하다. 물론 우리가 5가지 항암제를 향후 5년 내에 출시할 계획이라는 점은 고려돼야 한다.   

투자포인트 3. 공매도 잔고 공시의무를 보면 10월24일에 크레딧스위스, 씨티, 골드만삭스, 모간스탠리, 메릴린치에서 '0.5% 이상 보유 공시'를 냈다. 그날은 에이치엘비가 신고가를 경신한 날이며 에이치엘비생명과학(067630), 헬릭스미스(084990), 셀트리온헬스케어(091990), 코오롱생명과학(102940), 메지온(140410), 신라젠(215600), 텔콘RF제약(200230) 등에도 공매도 잔고 대량 보유 공시가 제출됐던 날이기도 하다. 에이치엘비만 보면 공매도 잔고 비중이 12.55%, 9100억원에 달한다. 이들이 전체 상장 주식수의 10% 넘는 비중을 공매한 근거 및 배경은 무엇이라고 보는가?
 
보유 공시를 보면 크레딧스위스 등 국적이 영국 국적이다. 이들은 SLD(스탁론데스크) 주식을 대차해주는 부서가 있다. 그래서 영국 국적 외국계 투자은행(IB), 즉 주체는 외국계로 나오지만 실제 공매도를 누가 했는지 국내 기관인지 외국인인지는 알 수 없다. 다만 확실한 건 이들이 공매도 전략을 사용하는 근거는 먼저 한국 바이오업체의 임상 실패 경험이 많다는 어떤 취약점, 과거 경험상 임상을 성공해도 사전에 기대감으로 오른 주가는 임상 결과 발표 시에 하락하더라는 통계 때문이다. 
 
그 실행에 있어선 특정 단일 종목 공매도 전략보다는 여러 종목으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해서 동시 매도 즉 바스켓 쇼트(Basket Short) 한다. 저도 헤지펀드에 있을 때 이런 방식을 사용했었다. 논리적인 접근이라기보다는 과거 흐름과 사례에 근거한 것이다. 
 
또 국내시장은 바이오가 공매도가 유리한 게 거래량 즉, 유동성이 좋아 매도하기가 좋다. 공매도 주문에 있어서도 업틱룰 준수와 관련해 이제 대형 운용사는 주문에 시스템을 걸어 사전에 막아놓지만 소형 사모펀드는 그런 시스템이 없다. 예를 들면 골드만삭스의 소형 클라이언트는 골드만삭스 시스템에 연결돼 있어서 마음만 먹으면 업틱룰 준수 없이 자유롭게 공매도할 수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말 그대로 안 걸릴 때까지는 규정 지키지 않고 매도하는 것이다. 
 
라임자산운용과 타이거자산운용 공매도 관련해서도 에이치엘비를 공매도한 것으로 알고 있다. 지금도 보유하고 있는지와 정확한 사이즈는 알 수 없다. 첨언하자면 에이치엘비 대주주 지분 매각설, Pre-NDA 실패 루머는 사실무근이다. 진양곤 회장은 10년 동안 주식을 팔아 본 적이 없다. 진 회장은 처음에 지분율이 30%였는데 증자할 때 참여를 못해 지분율이 10%대로 떨어진 것이다. 지분율만 보고 매도라고 판단하면 오해다. Pre-NDA 미팅 이슈도 진행되고 있다. 

투자포인트 4. 주주 구성에 블랙록과 뱅가드가 확인되면서 며칠 전에 급등했던 적이 있다. 이들은 최근에 취득한 것인가?
 
아니다. 3년 전에도 블랙록과 뱅가드는 원래 에이치엘비 주주였다. 일부 늘렸을 수도 있는데 새로운 이슈는 아니다. 지금 월스트리트저널 운용사별 보유현황에 따르면 뱅가드는 9월30일 기준으로 에이치엘비를 2.45% 보유 중이고 블랙록은 10월3일 기준으로 2.81% 들고 있다. 
 
투자포인트 5. 에이치엘비는 올해 상반기 말 자본총계가 1600억원이고 이제 상환되지 않은 전환사채와 신주인수권부사채 잔액을 고려할 때 내년 하반기 경엔 '시가총액 6000억원 이상 & 자기자본 2000억원' 즉, 이익 미실현 기준 상장요건은 충족하는 것으로 판단된다. 코스피 이전 상장에 대한 고민은? 
 
구체적으로 검토해보진 않았지만 전환사채, 신주인수권부사채가 전환되면 자기자본도 요건이 될 수는 있겠다. 전에 코스피로 옮겨가야 되는 것 아니냐고 진양곤 회장에게 의견을 보내드리긴 했지만 답이 없었다. 현재로선 회사 내부적으로 이전을 생각할 만큼 여유가 있지는 않다. 다만 코스피로 이전되면 인덱스펀드에서 수급이 많이 들어올 거라는 건 분명하다. 또 이제 미국에서도 이전 상장 예상 기업들에 대해 '이벤트 드리븐' 전략을 구사하는 헤지펀드들이 많다.  
 
허준식 기자 oasis@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