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디스플레이, 어닝쇼크에 커지는 신용도 하방 압력
실적악화·재무부담 확대…연내 등급 하락 불가피
공개 2019-10-29 09:00:00
[IB토마토 손강훈 기자] LG디스플레이(034220)가 3분기 부진한 실적으로 재무안정성이 악화되면서 신용등급 추가 하락 우려가 커졌다.
 
지난 24일 한국신용평가는 LG디스플레이의 무보증사채 등급전망을 AA-/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변경했다. 전날 3분기 잠정실적 발표 이후 빠르게 신용등급 전망을 조정한 것이다. 같은 날 한국기업평가는 LG디스플레이 3분기 실적이 예상보다 부진하고 재무완충력이 저하됐다며 우려를 표명하는 리포트를 내놓았다.
 
LG디스플레이 영업실적 추이. 출처/한국기업평가
 
LG디스플레이의 3분기 매출액은 5조821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 감소했다. 영업손실은 4367억원, 당기순손실은 4422억원으로 각각 적자 전환했다. 당초 3000억원대 초반의 영업손실을 예상했던 업계 시각에도 한참 못미치는 실적이다. 특히 3분기까지 누계실적을 보면 영업손실은 9375억원, 당기순손실은 1조550억원에 달했다. 3분기 EBITDA는 6130억원, 3분기 누적 EBITDA는 1조7500억원이다.
 
차입금은 늘어났다. 3분기 말 차입금은 13조4290억원으로 2분기 11조4080억원에서 17.7% 증가했다. 차입금에서 현금성 자산을 뺀 순차입금은 10조5910억원으로 10조원을 돌파했다.
 
신용평가사들은 LG디스플레이의 신용등급 하향 가능성으로 △사업 내 경쟁 심화로 수익성 하락, 투자 대비 내부 현금창출력 저하 △연결기준 EBITDA/매출액 지표 12% 미만 △연결기준 순차입금/EBITDA 지표 2.5배 초과 지속을 제시한다.
 
LG디스플레이는 올 상반기 EBITDA/매출액 11.7%, 순차입금/EBITDA 3.7배로 이미 하향 조건을 충족하고 있었다. 이번 3분기 실적이 2분기보다 더 나빠지면서 신용등급 하락이 현실화됐다.
 
실제 한국기업평가에 따르면 3분기 누적 EBITDA/매출액은 10.3%, 순차입금/EBITDA는 4.5배로 악화됐다. 차입금 의존도도 35.9%, 부채비율 역시 161.4% 등 전반적인 재무안전성 지표가 저하된 상황이다.
 
LG디스플레이 주요 재무지표 현황. 출처/한국기업평가
 
문제는 부진이 상당 기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중국의 10.5세대 LCD패널 공세로 LG디스플레이의 주력 사업인 LCD 가격 하락세가 심화됐다. 사실상 중국의 공급량 조절에 따라 LCD패널 가격이 조정되는 형국이라 LG디스플레이가 할 수 있는 일이 사실상 없다. 여기에 LG디스플레이가 추진하는 LCD패널 공장 구조조정과 관련된 비용 부담이 반영될 경우 4분기 영업성과는 3분기 이상으로 부진할 수 있다.
 
LG디스플레이가 독점적인 사업 경쟁력을 보유한 대형 OLED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실적이 개선되고 있으나 전체 대형 패널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미미해 LCD 수익 감소를 상쇄할 만큼의 성과가 나기에는 시간이 걸린다.
 
더구나 대형 TV시장에서 LCD TV가 저렴한 가격으로 OLED TV와 경쟁하고 있어, 대형 TV시장에서 대형 OLED TV 확장에 타격이 되고 있다. 수익을 위해 대형 OLED TV 수요가 증가해야 하는 LG디스플레이 입장에서는 부정적이다.
 
영업적자로 현금창출력이 저하되는 상황이라 차입금을 개선하기도 쉽지 않다. OLED 중심의 사업구조 개편을 위해 대규모 투자를 진행해야 하는 상황에서 실적이 부진하자 외부차입에 의존해왔다. LG디스플레이는 올해 투자 규모를 당초 계획인 8조원에서 5000억원 줄인 7조5000억원으로 조정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수익 회복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 재무안정성 개선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LG디스플레이의 중국 광저우 OLED 공장. 출처/LG디스플레이
 
결국 핵심은 OLED다. 중국 광저우 대형 OLED 공장의 순차적인 생산량 확대와 중소형 OLED 부문의 안정적 공급물량 확보 및 실적 안정화 여부가 영업실적과 재무안정성 수준을 결정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당장 성과가 반영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 연내 등급하락을 피하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송종휴 한국기업평가 수석연구원은 “당초 전망을 하회하는 실적 악화 및 재무부담 확대 수준을 감안할 때, 연내 등급 적정성에 대한 재검토가 불가피한 것으로 판단된다”라고 밝혔다.
 
손강훈 기자 riverhoo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