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R 현장
라파스, 자신감 뿜뿜…"패치 생산시간 144배 단축 기술"
성장성 특례상장…“4년 후 매출 5배 증가 전망”
공개 2019-10-24 18:30:12
[IB토마토 김태호 기자] “당사의 특허기술을 이용하면 용해성 마이크로니들 패치 제조 시간을 기존 대비 144배 이상 줄일 수 있습니다”
 
정도현 라파스 대표는 24일 여의도에서 개최한 기업공개(IPO) 기자간담회에서 자사의 기술을 이같이 자랑했다. 라파스는 성장성 특례상장 제도를 통한 코스닥시장 입성을 앞두고 있다.
 
24일 여의도에서 열린 라파스 IPO 기자간담회에서 정도현 라파스 대표가 프레젠테이션을 준비하고 있다. 사진/김태호 기자
 
마이크로니들은 미세한 바늘을 이용해 피부에 직접 약물을 전달하는 기술이다. 대체로 패치에 바늘이 접목되므로 “패치형 무통증주사”라고도 불린다. 즉, 피부에 패치를 붙이는 방식으로 약물을 투여할 수 있으므로 바늘공포증이 있는 사람이나 어린아이·노약자 등에게 특히 유용할 수 있다.
 
특히 라파스는 특허기술 DEN(Droplet Extension)이 용해성 마이크로니들 기술의 최대 단점인 낮은 생산성 등을 보완했다고 설명한다.
 
용해성 마이크로니들은 3세대 기술로, 바늘 자체를 약물로 만드는 방식이다. 통상의 경우 몰딩에 약물을 주입한 후 12시간 이상 가열한 다음 이를 패치에 옮기는 방식으로 제작된다. 그러나 라파스는 DEN 기술을 이용하면 5분 만에 패치를 생산할 수 있다고 자랑한다. 패치에 약물을 직접 토출(Droplet)하고, 다른 패치로 덮은 뒤 이를 원하는 길이만큼 서서히 늘리면서(Extension) 송풍건조하는 원리로 생산되는 등 제조공정이 단순하기 때문이다.
 
정도현 대표는 “DEN 기술은 우수한 양산성이 가장 큰 장점”이라며 “패치 위에 직접 니들을 생성하므로 응용성도 우수해 백신, 전문의약품, 화장품, 의료기기 등 전 영역에 걸쳐서 상품화도 가능하다”라고 말했다.
 
이어 정 대표는 “특히 백신 분야에 유용하다”면서 “백신은 체내 면역시스템을 자극해 효과를 내는데 우리 몸의 면역세포는 피부 바로 아래층에 모여있으므로 마이크로니들 패치를 이용하면 효율이 더 좋다”라고 설명했다.
 
라파스는 현재 세럼 인스티튜트(Serum Institute)와 파트너십을 체결하고 B형간염, 소아마비 백신 개발을 위한 동물실험 공동연구를 진행 중이다.
 
DEN 기술을 의료분야에 본격 응용하기 위해 다양한 파이프라인도 개발하고 있다. 백신을 비롯해 골다공증, 알츠하이머, 면역치료제 등 전문의약품과 흉터개선, 가려움 등 일반의약품에 대한 임상을 계획 중이다. 골다공증 치료 패치제는 현재 임상 1상이 진행 중이며, 2023년 제품 출시 예정이다.
 
협업도 진행하고 있다. 라파스는 보령제약과 라이센스 아웃 계약을 체결해 현재 도네페질 성분을 이용한 알츠하이머 치료 패치제를 공동 개발하고 있다. 2020년 임상 1상을 진행할 예정이다. 또한 알레르기 면역요법으로 유명한 스탈러진스(stallergenes)와 파트너쉽을 체결해 알레르기성 천식치료 패치제를 개발 중이다. 해당 제품은 올해 하반기 IND신청 및 임상 1상이 개시될 예정이다.
 
의약 관련 기술이 아직 임상 단계에 있으므로, 해당 부문에서 매출은 아직 발생하지 않고 있다. 대신 DEN 기술을 이용해 여드름, 주름, 기미 등에 유용한 기능성 화장품 패치를 만들며 더마코스메틱 시장을 집중 공략하고 있다.
 
라파스는 현재 로레알, 존슨앤존슨 등 글로벌 화장품업체와 국내의 애터미, 해브앤비(닥터자르트) 등에 마이크로니들 패치를 제조업자개발생산(ODM) 방식으로 납품하고 있다.
 
올해 반기 기준 애터미향 매출비중이 29%로 제일 높다. 다음으로는 종속회사인 라파스 재팬이 21%, 해브앤비 11.4%, 짓스티카(ZITSTICKA)가 11%를 차지했다. 라파스는 현재 거래처 추가 확장을 위해 다수 글로벌 기업 등과 접촉하고 있다. 동시에 아크로패스(Acropass)라는 독자적 기능성 화장품 브랜드를 만들어 올리브영, 랄라블라, 롭스(LOHBs) 등 국내 드럭스토어에 납품하고 있다.
 
매출처가 다변화되면서 한차례 불거졌던 매출 감소 우려도 해소됐다. 과거 라파스의 매출 70% 내외가 미국 네트워크 마케팅업체 R&F에서 비롯됐는데, R&F가 수요예측 실패로 발주량을 대폭 줄이다 보니 라파스의 2017년 매출도 직전연도 대비 25% 이상 급감한 바 있었다.
 
라파스 매출 변동 및 추이. 출처/금융감독원 전자공시, 라파스
 
독특하고 우수한 기술에 늘 뒤따르는 특허 관련 리스크에도 ‘문제없다’는 자신감을 보였다. 정 대표는 “한국을 비롯해 미국, 중국, 유럽에 제조방식 특허와 제조장치 특허를 모두 보유하고 있다”라며 “과거 국내에서 발생했던 특허 우려도 올해 3심에서 기각돼 제반 이슈는 전부 해소된 상황”이라고 밝혔다.
 
라파스와 상장 주관사 DB금융투자는 제반 사업을 통해 라파스의 올해 매출이 197억원을 기록할 것이며, 오는 2023년에는 975억원으로 대폭 늘어날 것이라 전망했다. 매출 증가에 따른 고정비 부담 완화로 영업이익률도 지속 상승해 2023년 영업이익은 411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라파스의 올해 반기 연결 기준 매출액은 92억원, 영업이익은 4억8000만원을 기록했다.
 
한편, DB금융투자는 라파스의 공모밴드를 2만4000~2만9000원으로 책정했다. 2022년 추정 당기순이익에 기술상장특례를 고려한 할인율 20%를 반영해 현가를 114억원으로 산출하고, 여기에 비교기업(대화제약, 신신제약, 아이큐어) 평균 PER 30.37배, 주식수, 할인율 25.09~38.01% 등을 순차 적용했다.
 
DB금융투자 측은 공시를 통해 "글로벌 탑 뷰티 기업들이 마케팅력, 브랜드력을 동원해 마이크로니들 패치 제품이 시장에서 보다 친숙해지면 라파스의 화장품사업 입지가 높아질 것"이라며 "백신의 경우 라파스가 지닌 제조기술력이 마이크로니들 백신 패치 상용화에 가장 앞서있다고 판단된다"라고 분석했다.
 
라파스의 수요예측은 25일부터 28일까지 이어진다. 성장성특례 상장기업은 일반 청약자에게 상장 후 6개월간 공모가의 90% 가격으로 주관사가 주식을 되사주는 풋백옵션이 부여된다.
 
김태호 기자 oldcokewaver@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