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기업, 투자받을 때 VC 심사역 파악해야"
안재광 SBI인베스트먼트 이사, 황만순 한국투자파트너스 상무 발표
공개 2019-10-22 21:43:41
[IB토마토 김태호 기자] “결국 벤처캐피탈(VC)은 첫째도, 둘째도, 셋째도 심사역입니다”
 
안재광 SBI인베스트먼트 이사는 22일 한국거래소가 한국IR협의회, 키움증권과 공동 주최한 ‘2019 코넥스 인베스트먼트 컨퍼런스’에서 이같은 의견을 밝혔다.
 
22일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2019 코넥스 인베스트먼트'에서 안재광 SBI인베스트먼트 이사가 발표하고 있다. 사진/김태호 기자
 
VC 핵심은 결국 심사역에 있으므로 적절한 투자를 받으려면 결국 그 사람에 대한 제반 정보를 집중 파악할 필요가 있다는 조언이다.
 
그는 “VC의 업력이나 자산운용 규모보다 심사역을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라며 “다양한 사람이 진입하고, 동시에 트랙레코드 관리 실패로 빠져나가는 사람도 많은 분야이므로 해당 심사역이 회사에서 얼마나 진득하게 일했던 사람인지, 그리고 그 심사역의 성향과 캐릭터가 어떤지 등을 파악할 필요가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VC의 경우 심사역 정보가 홈페이지에 공개된 경우가 종종 있다”라며 “업계 자체가 크지 않고 정보에 목마른 사람들이 많으므로 한 다리 건너 알아보면 해당 심사역에 대한 정보를 파악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같은 맥락에서 ‘말’을 조심해야 한다는 조언도 했다. 다양한 학력·경력 등의 사람들이 VC 업계에 진출해 있으므로 상호 간의 정보 공유가 원활히 이뤄진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그는 “VC 간에 경쟁이 심하고 정보에 대한 갈급함이 심하므로 사모임도 많고 사소한 정보까지도 돌아다닌다”라며 “팩트에 기반한 이야기를 하지 않으면 결국 사람에 대한 크레딧이 무너지고 이는 곧 회사가 블러핑을 하고 있다는 생각으로도 이어질 수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안 이사는 실제적인 조언을 이어나갔다. 우선 VC가 투자 희망하는 펀드의 성격과 결성 시점 등 제반 사항을 꼼꼼히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일반적인 관점에서 VC 펀드 운용기간은 8년이고, 이 중 4년은 투자기간 4년은 회수기간으로 보면 된다”라며 “현재 상황에 걸맞는 펀드로부터 투자를 받는 게 중요하므로 펀드의 성격과 결성시점 등을 두루 살펴야 한다”라고 말했다.
 
이어 “펀드 제반 내용을 먼저 설명하는 VC는 매우 드물기 때문에 투자를 받는 회사 측에서 질의응답 등을 통해 적극적으로 챙겨야 한다”라고도 덧붙였다.
 
특히 리픽싱 조항을 집중 검토해야 한다고도 조언했다. 자칫하면 회사 지분율 구성이 꼬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는 “VC의 경우 절대지분을 가져가겠다고 생각하는 회사는 거의 없으므로 지분율 관련 내용은 상세하게 물어보면 된다”라며 “회사가 욕심을 부려 리픽싱 문제로 대주주의 지위를 내려놓게 되는 경우도 있는데 현재 자본시장은 유동성이 많고 VC는 별로 없는 상황이므로 투자 지속 가능성 등도 동시 고려하는 게 좋다”라고도 말했다.
 
그 밖에도 VC의 등록 여부, 주요 출자자를 파악할 필요가 있다는 조언과 함께, 심사역 입장에서 좋은 기업을 선별하는 방법 등을 설명했다.
 
안 이사는 “쉽게 말해 심사역 머릿속에는 ‘물음표’가 있다고 보면 된다”라며 “경쟁기술 시장 등 몇 가지 질문을 던져보면 걸리는 것들이 있는데 이를 통해서 투자자 입장에서의 대부분의 문제 해결이 가능하며 나아가 투자 가능성도 상당히 파악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한편, 앞서 진행된 발표에서도 비슷한 조언이 이어졌다. 황만순 한국투자파트너스 상무도 ‘혁신기업 투자와 의미있는 관계 형성’이라는 주제의 발표에서 “투자 과정에서 우려가 될 수 있는 기술 문제 등 제반 사항 대부분은 질문으로 해결할 수 있다”라고 언급했다.
 
22일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2019 코넥스 인베스트먼트'에서 황만순 한국투자파트너스 상무가 발표하고 있다. 사진/김태호 기자
 
황 상무는 “투자자 입장에서 기업의 기술 우수성을 판별하는 가장 쉬운 방법은 경쟁사에 대해 구체적으로 설명해보라고 하는 것”이라며 “경쟁기술은 반드시 있기 마련이고 기업 입장에서는 어쨌든 상대보다 잘 하면 되는 것이기 때문에 경쟁자의 제반 상황을 파악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라고 말했다.
 
이와 더불어 황 상무는 투자자의 사고 메커니즘 등을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조언도 덧붙였다.
 
그는 “투자를 받기 원하는 기업은 자본시장 종사자들이 단계적으로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파악할 수 있어야 한다”라며 “우리 회사는 좋은데 왜 투자가 안 되는지 모르겠다는 식의 접근은 적절하지 않다”라고 말했다.
 
이어 “바이오기업을 예로 들면 투자결정요소는 총 6개가 있으며 이 중 핵심요소는 경영진, 지적재산권, 관련 데이터다”라면서 “경영진 항목의 경우 기업 내 산업계 경력이 있는 사람인지를 특별히 참고하며 지적재산권의 경우 글로벌 기업의 공격 등에 대비하기 위해 청구항이 얼마나 솔리드 하게 돼있는지 등을 집중 살펴본다”라고 덧붙였다.
 
김태호 기자 oldcokewaver@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