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국제강의 기현상?'…차입금 줄어도 이자는 늘어
현금흐름 개선위해 카드결제로 결제방식 변경
차입금 감소에도 이자비용 전년비 30억원 증가
공개 2019-09-16 09:00:00
[IB토마토 김태호 기자] 동국제강(001230)이 현금흐름 개선 등을 위해 전력비 지급을 늦추면서 카드수수료를 추가 지불하게 됐다. 그 결과 차입금이 줄었지만 이자비용은 늘어나는 기현상이 발생했다.
 
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동국제강의 올해 반기 별도 기준 이자비용은 전년 동기 대비 30억원 증가한 531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총차입금은 리스부채 변동분 및 유전스 감소분을 배제할 경우 약 490억원 줄어들었다. 실질 차입금이 축소됐지만, 이자비용은 외려 늘어난 셈이다.
 
동국제강이 포스코, 발레와 공동출자한 브라질CSP 제철소. 사진/동국제강
 
전력비 지급 방식 변경이 주요 원인이다. 동국제강은 지난해 약 1200억원의 전력비 지급을 이연하기 위해 카드결제로 결제방식을 바꿨고, 이 과정에서 카드수수료가 이자비용에 추가 계상됐다. 동국제강의 월 전기료 지급액은 약 200억원이다.
 
동국제강 관계자는 “지난해 6월부터 전력비를 구매전용카드로 결제했고 이에 대한 수수료가 붙어 이자비용이 늘어났다”라며 “카드 이용 시 전력비를 6개월 후에 지급해도 되므로 자금운영상 이점이 된다”라고 설명했다.
 
전력비 지급 이연은 현금흐름 압박 등이 배경이 됐다. 동국제강의 지난해 별도 기준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은 2017년 대비 28.6%, 2016년 대비 46.7% 감소한 1350억원을 기록했다. 철스크랩 등 원자재 가격이 지속적으로 오름세를 보였지만, 전방산업인 건설업·자동차산업 업황 악화로 원가율 상승분을 판가에 온전히 반영하지 못한 탓이다.
 
동국제강 상각전영업이익(EBITDA). 출처/나이스신용평가
 
전력비 지급 이연 영향은 올해도 지속되고 있다. 동국제강의 올해 반기 별도 기준 기타지급채무액은 2017년 말 대비 100% 증가한 2414억원을 기록했다. 기타지급채무는 부채로 계상되며, 여기에는 전기료 미지급금 등이 포함된다. 이 영향으로 부채비율도 약 5%포인트 가량 증가하게 됐다.
 
일각에서는 전력비 지급 이연을 오히려 긍정적인 신호로 보고 있다. 자금조달 폭이 넓어졌다는 의미로 볼 수 있기 때문이다.
 
투자은행(IB) 업계 관계자는 “전력비 지급 이연은 그만큼 자금조달 루트가 늘어난 것으로 볼 수 있으며 이는 곧 시장에서의 평가가 다소 유해졌다는 의미”라며 “해당 금융기관과 신뢰를 쌓으면 향후 추가자금 조달도 용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동국제강은 이자비용이 증가했지만, 원자재 가격 하락과 뱅커스 유전스 확대 등으로 원가율이 줄어 실적이 크게 확대됐다. 올해 반기 별도 기준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206% 증가한 1001억원을 기록했다. 3년래 최대다. 
 
동국제강 관계자는 “건설산업 성수기인 2분기 봉형강 부문 판매 증가와 가격 안정화가 수익성 향상을 주도했다”라며 “뱅커스 유전스는 중국 원료 구매 비중 증가로 늘어나게 됐다”라고 설명했다.
 
김태호 기자 oldcokewaver@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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