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력사업 부진' 롯데쇼핑, 리츠 IPO도 해결책 아냐
수익창출 힘들어…유통환경 변화 대응 고심
공개 2019-09-05 09:00:00
[IB토마토 손강훈 기자] 롯데쇼핑(023530)이 수익창출과 실적 회복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지며 어려움을 겪고 있다. 롯데리츠 기업공개(IPO) 등을 통한 재무구조 개선과 신사업 투자금 마련을 꾀하고 있지만 새로운 유통환경에 적응해 성과를 내기가 쉽지 않을 전망이다.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롯데쇼핑은 올 상반기 매출 8조9033억원, 영업이익 2968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1.8%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3.5% 감소했다.
 
백화점(롯데백화점) 사업부가 전체 실적을 이끌었다. 영업이익이 지난해 상반기보다 16.5% 증가한 2330억원이다. 홈쇼핑(롯데홈쇼핑)과 컬쳐웍스(영화)도 실적을 개선하며 각각 460억원, 13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할인점(롯데마트)과 슈퍼(롯데슈퍼)는 적자를 면치 못했다. 이들은 각각 150억원, 370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전자제품전문점은 영업이익 700억원이지만 전년 동기 대비 35.2% 줄었다.
 
롯데쇼핑 사업별 영업이익. 출처/롯데쇼핑.
 
자세히 들여다보면 백화점은 손실을 보던 중국 백화점이 정리한 효과로 영업이익이 증가했다. 올해 상반기 백화점 해외 영업이익은 30억원이다. 지난해 상반기 영업손실(340억원)에서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롯데쇼핑은 지난 2011년 중국 톈진 동마로점을 시작으로 중국 백화점 시장에 진출했다. 이후 톈진 문화중심점, 웨이하이점, 청두 환구중심점, 션양점을 각각 오픈했다. 그러나 2017년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 논란 이후 불매운동 등 보복을 당하며 수익이 감소했다. 결국 지난해 12월 중국 톈진 동마로점을, 올해 3월에는 톈진 문화중심점 영업을 종료했다. 4월에는 웨이하이점 경영권을 매각했다. 적자 지점을 정리해 비용을 줄였다. 
 
반면, 국내 영업이익은 23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7% 감소했다.
 
적자를 기록 중인 할인점도 상황은 비슷하다. 해외 영업이익은 160억원으로 작년 상반기보다 62.5% 늘었지만 같은 기간 국내는 -320억원에서 -410억원으로 적자가 확대됐다. 지점들의 매출이 부진한 상황에서 판관비 증가로 적자 폭이 커진 것이다.
 
리스부채 반영…재무 악영향
 
재무구조도 나빠지고 있다. 부채비율은 2017년 109.3%, 2018년 111.3%, 올해 6월 말 174.2%로 급증했다. 차입금의존도 역시 2017년 27.5%, 2018년 29.7%, 올해 6월 말 45.2%로 커졌다.
 
이는 올해부터 변경된 리스회계기준 적용 영향이 크다. 6월 말 기준 약 6조6000억원 규모의 리스부채가 재무상태표에 반영됐으며 롯데인천개발 등이 연결 편입되며 약 1조5000억원의 총차입금이 증가했다.
 
차후 임차료가 지급되면 리스부채 규모는 지속적으로 감소할 것이기 때문에 점차 개선될 여지가 있다. 그럼에도 유통을 둘러싼 환경의 변화로 수익창출이 점차 힘들어지고 있는 상황은 전반적인 재무구조 안전성 확보에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롯데쇼핑 재무안정성 지표. 출처/나이스신용평가.
 
현재 유통환경은 ▲온라인 업체 강세 ▲온/오프라인 경쟁 접점 확대 ▲1인 가구 증가로 인한 소비행태 변화 ▲대형 유통시설에 대한 정부규제 강화 등으로 오프라인 소매 유통업체에게 부정적으로 변화하고 있다.
 
롯데쇼핑은 6월 말 기준 국내에 백화점(위탁점·영플라자 포함) 32개점, 아울렛 22개점, 대형마트 125개점 등 대규모 점포망을 구축하고 있는 오프라인 중심 기업이다. 실적 부진 점포를 중심으로 한 효율성 제고(매각·폐점·업태전환 등)로 운영경비 절감에 힘쓰고 있지만, 효과가 나기에는 시간이 필요하다. 무엇보다 수익성 회복의 근본적인 해결 방안이 되지 못한다.
 
롯데쇼핑은 온라인과 오프라인 구분 없는 쇼핑환경을 구축하고 온라인 물류 혁신을 통한 당일배송, 24시간 배송의 확대 등을 계획하고 있다. 이를 통해 변화하고 있는 유통환경에 대응하겠고 사업 경쟁력을 다시 확보하겠다는 방침이다.
 
롯데쇼핑, 현금 확보 올인…롯데리츠, 10월 상장
 
롯데쇼핑은 롯데위탁관리부동산회사(롯데리츠)를 통해 자금 확보에 나섰다. 지난 5월 롯데백화점 강남점을 현물출자해 롯데리츠로 넘겼고 8월에는 롯데백화점 구리점·광주점·창원점과 롯데아울렛 대구율하점·청주점, 롯데마트 대구율하점·청주점·의왕점, 장유점을 롯데리츠에 매각하기로 결정했다. 롯데리츠는 백화점 4개, 아울렛 2개, 마트 4개 총 10개의 점포를 소유하게 됐으며 양도가액 기준으로 1조4878억원의 부동산 자산을 보유하게 됐다.
 
자산을 확보한 롯데리츠는 오는 10월 IPO에 나선다. 총 8598만4442주를 공모하며 최대 4300억원 가량을 조달한다는 목표다. 이 자금은 롯데쇼핑으로부터 매입할 부동산 매매대금으로 활용된다. IPO가 순조롭게 진행될 경우 롯데쇼핑은 부동산 유동화를 통해 현금을 확보하는 효과를 얻는다. 이 자금은 신규사업 투자와 회사채 상환 등에 쓰일 전망이다.
 
다만, 자금 확보가 투자로 이어진다고 해도 당장 눈에 띄는 성과를 내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현재 중요하게 떠오른 온라인 새벽배송의 경우 이미 여러 기업이 뛰어들어 경쟁이 치열한데다가, 인건비·포장비 등 과도한 비용 발생 영향으로 채산성도 높지 않다. 후발주자인 롯데쇼핑 입장에서는 장기적인 투자와 시간이 필요할 수밖에 없다.
 
한태일 한국신용평가 선임연구원은 “산업 내 비우호적인 환경이 지속됨에 따라 주력사업 부문에서 수익성 회복이 쉽지 않을 전망”이라며 “온라인 사업에서의 단기간 내 가시적 성과도 기대하기 어렵다”라고 평가했다.
 
손강훈 기자 riverhoo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