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건설, 갈수록 나빠지는 수익성…돌파구 찾기 '요원'
해외 리크스 발생·국내 주택 중심 불안감
공개 2019-08-23 09:00:00
[IB토마토 손강훈 기자] 대우건설(047040)의 수익성은 악화됐고 재무구조는 여전히 나쁘다. 매각을 위해 기업가치를 키워야 하는 상황에서 해외사업 리스크가 악영향을 끼쳤다. 주택 부문 신규수주가 늘어난 것은 긍정적이지만, 정부의 규제정책은 주택 시장의 불안정성을 키우고 있다.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대우건설은 올해 상반기 연결재무제표 기준 매출이 4조2617억원으로 전년대비 24.1% 감소했다. 이는 연간 목표치인 8조6400억원의 49% 수준이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2003억원, 당기순이익은 1320억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41.7%, 33.4% 각각 줄었다.
 
토목, 주택·건축, 플랜트 등 사업 분야 전반적으로 매출이 줄어든 가운데 해외사업 리스크 관리가 다시 발목을 붙잡았다.
 
사우디아라비아 자잔(JANZAN) 정유공장 프로젝트에서 환입금 418억원이 발생했지만, 카타르 E-RING 현장에서 원가 600억원이 추가되며 결과적으로 182억원의 손실이 반영됐다.
 
사실 대우건설의 해외사업 추가 손실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2016년 사우디 자잔, 알제리 RDPP 사업 등에서 1조676억원의 손실을 반영했으며 2017년에는 모로코 사피(SAFI) 화력발전소 프로젝트, 카타르 고속도로 사업장에서 5379억원의 손실을 인식했다. 모로코 사피 손실은 호반건설로의 매각 결렬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여기에 판매 관리비가 새로운 푸르지오 런칭, 사내복지기금, 사옥 이사 등 일회성 요인으로 전년 동기 대비 130억원 늘어난 것도 영업이익 감소에 영향을 줬다.
 
대우건설 부채비율
 
재무건전성 역시 여전히 좋지 않다.
 
대우건설의 6월말 기준 부채비율은 301.4%다. 지난해 12월말 276.8%에서 3월말 311.7%로 상승한 후 300% 이상을 유지하고 있다. 부채비율은 대표적인 기업의 재무건정성 관련 지표로 앞으로 갚아야 할 타인자본에 대해 자기자본이 어느 정도 준비돼 있는가를 보여준다.
 
시공능력평가 10대 건설사의 평균 부채비율은 150%로, 대우건설은 이에 비해 2배 이상 높다. 통상적으로 보는 건설사 적정 부채비율 기준 200%도 100%P 이상 넘었다.
 
2분기말 총차입금은 2조6176억원으로 전기말 대비 9.4% 감소했다. 하지만 만기가 1년 이내에 돌아오는 유동성 차입금은 1조5518억원으로 현금 및 현금성 자산 1조1358억원보다 많았다. 6개월(1월1일~6월30일) 동안 영업활동으로 인한 현금흐름이 876억원 순유출됐다는 점에서 재무안정성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주택사업 중심 불안
 
주택 중심인 사업구조도 불확실성을 키우고 있다. 각종 규제 방안으로 인해 부동산 시장 침체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대우건설의 상반기 매출 중 61.6%가 주택건축사업(2조6270억원)에서 발생했다. 신규수주액 중 78%가 주택건축(4조9715억원)이었으며 수주잔고에서도 주택건축은 72.6%를 차지했다.
 
대우건설 상반기 매출현황. 출처/대우건설.
 
정부는 2017년 8.2 부동산 대책과 10.24 가계부채 종합대책, 11.29 주거복지로드맵, 12.13 임대주택 등록 활성화 방안을, 2018년에는 8.27, 9.13, 9.21 부동산 대책 등을 발표했다. 최근에는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도입 의지를 밝히며 재건축 사업 분양가를 낮추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올 상반기 전국 주택 인허가 수는 22만6594가구로 전년 동기 대비 9.2% 감소했다. 주택 착공은 19만6838가구로 15.6% 줄었다.
 
대우건설 입장에서는 이 같은 분위기가 지속될 경우 이미 수주한 국내 주택사업은 물론 향후 추진될 사업이 실제 실적으로 언제 이어질지 가늠하기 어려워진다. 
특히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는 재건축·재개발 사업의 수익성 악화로 이어져 사업 취소, 지연까지 이어질 수 있다.

이와 관련 최한승 한국기업평가 수석연구원은 “주택 위주의 신규수주가 이뤄지면서 주택 의존도가 커지고 있다”라며 “주택경기 하강 국면이 심화되는 경우에는 그 영향이 클 것으로 판단된다”라고 평가했다. 
 
손강훈 기자 riverhoo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