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 허준식 기자] 5G 대장
케이엠더블유(032500)가 요즘 매출이 너무 늘어 고민에 빠졌다. 매출 증가가 현금 감소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케이엠더블유는 최근 5년간 2000억~3000억원 수준의 매출을 올렸던 회사다. 따라서 운전자금은 매출의 30%인 600억~900억원 정도면 족했다.
케이엠더블유는 통상 2개월 전에 원재료 구입처에 선납금을 지급하고 납기 후 3개월이 지나 매출채권을 회수하고 있다. 따라서 총 5개월을 운영할 운전자금이 필요하다. 그런데 최근 매출이 확대되자 매출채권과 재고자산 등 운전자본에 잠기는 자금이 늘면서 보유 현금이 감소하고 있다.
케이엠더블유의 상반기말 매출채권 및 기타유동채권은 작년 말 대비 1770억원 증가한 2400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재고자산도 420억원 증가해 상반기말 재고자산은 940억원에 달한다. 이로 인해 케이엠더블유는 올해 상반기 640억원대 순익을 달성했음에도 불구하고 현금은 작년 말 대비 277억원이나 감소했다.
MBF실물(위쪽이 케이엠더블유 MBF). 사진/IB토마토
케이엠더블유는 지난 2분기 2123억원의 매출을 올려 전기 대비 80%, 전년 대비 150% 증가한 실적을 공시했다.
하반기와 내년 매출 전망도 밝은 편이다. 김덕용 케이엠더블유 회장은 6월 말 IR현장에서 "3분기가 2분기보다 많은데 훨씬 많다"면서 "이건 책임감 있게 말씀드릴 수 있다"라고 자신했다. 이어 "우리가 일본과 중국에 집중하고 있는데 본게임은 내년에 열릴 것이다"라고 말했었다.
대신증권은 케이엠더블유 2분기 실적 발표 후 연 매출 추정을 5560억원에서 8140억원으로 46%나 상향했다. 현재 케이엠더블유의 연 매출 시장 컨센서스는 6500억원 수준이다.
지난 5월 케이엠더블유의 1분기 실적 발표 후 유일하게 연 매출 8000억원 이상을 예상해 여의도를 흔들어 놓은 하나금융투자는 최근 케이엠더블유 연 매출 전망을 8700억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나아가 2020년 매출 전망은 1조1300억원, 2021년 전망은 1조2600억원으로 제시했다.
매출 1조원을 가정하면 케이엠더블유에 필요한 가용자금은 3000억원 수준이다. 하지만 6월말 현재 케이엠더블유에 남은 현금은 271억원뿐이다. 물론 2분기 매출채권 중 일정 부분은 현금화되겠지만 시장 예상대로 케이엠더블유가 1조원 매출을 원활하게 해내려면 1000억~2000억원대 자금이 필요할 수도 있다.
사전 포석은 지난달 18일 공시에 담겼다. 케이엠더블유는 당시 정관 변경, 감사 선임의 건 등으로 8월30일 임시주주총회를 공시했다. 그리고 14일 추가 공시에서 정관 제5조 발행예정 주식의 총수를 5000만주에서 2억주로 변경할 것이라는 내용을 알려왔다.
케이엠더블유 그 외의 정관변경에 관한 건. 자료/금감원 전자공시
공시 사항에 발행주식수 확대 목적은 미래 경영환경 변화에 대비한 발행가능주식수 변경이다.
투자은행(IB) 업계는 "지금 케이엠더블유는 매출이 너무 늘어서 현금이 필요하다"면서 "현금은 은행차입이나 채권발행, 메자닌 또는 주식발행으로 해야 한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사실 케이엠더블유는 정관상 5000만주인 주식발행 한도가 너무 적고 지금 이미 4000만주를 찍었다"면서 "이제 1000만주 남았는데 생각해보시면 답이 나올 거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내년 3월에나 가야 주총인데 매출이 너무 잘 나오고 있기 때문에 그때까지 기다리기는 어려웠을 것"이라며 "내년에 얼마나 더 좋을지를 모르니까 이번에 임시주총 때 감사 선임하면서 같이 이건도 처리하려 한 것 아니겠냐"라고 말했다.
케이엠더블유의 상반기 평균가동률은 95%다. 매출이 너무 좋아서 잠시 현금이 궁해진 케이엠더블유다. 발행주식수를 2억주로 늘리는 정관변경은 8월30일부터 시행한다.
허준식 기자 oasis@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