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엔솔, 충당금에 막힌 수익성…차세대 배터리가 해법 될까
상반기 충당금 7238억원…지난해 연간치 육박
누적 충당금 2.4조원 육박…판관비의 25% 차지
차세대 배터리 개발 가속…품질비용 절감 주목
공개 2026-09-17 06:40:00
이 기사는 2026년 09월 15일 17:37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장민지 기자] LG에너지솔루션(373220)이 올해 상반기 매출 성장에도 대규모 충당부채 반영으로 수익성 개선에 제동이 걸렸다. 배터리 품질보증과 리콜 등에 대비해 선제적으로 쌓아두는 판매보증충당금이 상반기에만 7238억원이 반영되며 판매비와관리비로 처리됐고, 이는 영업이익 하방 압력으로 이어졌다. 이에 LG에너지솔루션은 상대적으로 화재와 폭발 위험이 낮고 안전성이 높은 차세대 배터리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어 향후 대규모 충당금 부담을 덜어낼 수 있을지 이목이 쏠린다.
 

(사진=LG에너지솔루션)
 
대규모 판매보증충당금에 수익성 제동…리콜 부담도 '지속'
 
1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이 외형 성장에도 대규모 충당부채 반영으로 수익성에 발목이 잡힌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상반기 연결 기준 매출액은 14조 1152억원으로 전년 동기 12조 7789억원 대비 10.5%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944억원의 손실을 내며 적자 전환했다. 매출은 늘었는데 수익성은 오히려 뒷걸음질 친 셈이다.
 
수익성을 끌어내린 배경에는 대규모로 반영된 판매보증충당금이 자리한다. 판매보증충당금은 배터리 품질보증과 리콜 등에 대비해 선제적으로 쌓아두는 항목으로 당장 현금이 유출되는 것은 아니지만, 판매비와관리비 항목으로 비용 처리되기 때문이다.
 

(그래프=AI 제작·IB토마토)
 
문제는 이 규모가 해마다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는 점이다. LG에너지솔루션이 반영한 판매보증충당금은 2023년 7459억원, 2024년 1조 393억원, 2025년 7505억원이 반영됐고, 올해 상반기에도 지난해 연간 규모에 육박하는 7238억원이 추가됐다. 이에 따라 누적 잔액도 올해 상반기 기준 2조 3470억원까지 불어났다.
 
이렇게 쌓인 판매보증충당금은 수익성 개선에도 제동을 걸고 있다. 올해 상반기 신규 전입된 판매보증충당금은 전체 판관비의 25.1%를 차지해 전년 동기 12.8% 대비 12.3%포인트나 급증했다. 매출 대비 비중으로 봐도 마찬가지다. 올해 상반기 반영된 충당금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5.13%로 전년 동기 2.1% 대비 2배 이상 뛰었다.
 
충당금이 계속 불어나는 배경에는 끊이지 않는 배터리 화재와 결함 이슈가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LG에너지솔루션은 2023년 상반기 고객사 리콜과 관련해 1500억원의 비용이 반영됐다고 밝힌 바 있다. 2024년에는 유럽에서 판매한 가정용 에너지저장장치(ESS) 배터리 15개 모델이 화재 위험으로 리콜 판정을 받았고, 지난해에는 독일에서 가정용 ESS 배터리가 폭발하는 사고가 발생해 관련 모델이 리콜에 들어갔다. 같은 해 3월에는 LG에너지솔루션 배터리가 탑재된 볼보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 차량 약 7만 3000대가 열폭주 위험으로 리콜되기도 했다.
 
다만 판매보증충당부채는 미래에 발생할 사후관리(A/S) 등을 예상해 미리 잡아두는 항목인 만큼 생산량과 매출액 증가에 비례해 자연스럽게 늘어나는 측면도 있다.
 
LG에너지솔루션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판매보증충당금의 경우 과거 내부 경험률과 업계 전반의 설정률 등을 고려해 매출액 대비 일정 비중으로 충당부채를 설정하고 있다"며 "충당부채 규모는 매출 규모와 품질 비용 발생 여부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며, 이는 업계 전반적으로 적용되는 일반적인 회계처리 방식으로 충당부채 설정 차제를 수익성 저하로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안전성 높은 차세대 배터리 개발 가속…충당금 부담 덜까
 
이에 LG에너지솔루션은 상대적으로 화재와 폭발 위험도가 낮고 안전성이 높은 차세대 배터리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실제로 이번 달 초 LG에너지솔루션은 임종우 서울대학교 화학부 교수 연구진과의 공동 연구를 통해 차세대 양극재로 꼽히는 리튬·망간·리치(LMR) 배터리의 안전성을 혁신적으로 개선할 수 있는 핵심 기술을 확보한 것으로 파악된다. LMR은 고가의 코발트 대신 저렴한 망간을 주원료로 써 소재비를 낮추면서도, 금속뿐 아니라 소재 내부의 산소까지 에너지 저장에 활용해 에너지 밀도를 끌어올릴 수 있는 차세대 양극재다.
 
다만 충전 중 산화된 산소가 방전 과정에서 완전히 회복되지 않으면 배터리 내부에 가스가 발생해 압력이 상승하고 성능이 저하되는 문제가 있다. 내부 여유 공간이 제한적인 전기차용 대형 셀에는 이 문제가 특히 치명적이어서 그동안 상용화의 최대 걸림돌로 꼽혀왔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해당 연구팀은 충전 상한 전압을 4.6V에서 4.3V로 낮추고 방전도 기존 3.0V가 아닌 2.0V로 진행하는 방식을 적용했다. 이를 통해 산화된 산소의 환원율을 86%에서 97%까지 끌어올렸다. 이 기술을 40암페어시(Ah)급 전기차용 대형 셀에 적용한 결과 883회 이상 충·방전을 반복한 뒤에도 에너지 92.2%를 유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LG에너지솔루션은 이러한 기술 개발을 바탕으로 2027년 말까지 시범 생산을 거쳐 2028년부터 LMR 배터리 상업 생산에 나설 계획이다.
 
또 다른 차세대 배터리로 꼽히는 전고체 배터리 개발에도 힘을 쏟고 있다. 전고체 배터리는 리튬이온 배터리의 양극과 음극 사이를 채우는 전해질을 액체에서 고체로 바꾼 제품으로 화재 위험이 구조적으로 낮다는 게 특징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오는 2029년 상용화를 목표로 황화물계 전고체 배터리를 개발 중이며, 에너지 밀도를 극대화하는 무음극(Anodeless) 설계와 제조 단가를 낮추는 건식 전극 공정 고도화에 주력하고 있다.
 
이에 향후 안전성이 높은 차세대 배터리 상용화가 본격화되면 그동안 대규모로 반영되던 판매보증충당금 규모가 축소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다만 이런 차세대 기술 개발이 이미 판매된 제품에서 발생하는 리콜 이슈를 곧바로 해소해 주는 것은 아니라는 지적도 나온다. 신규 개발 제품에 우선 적용되는 기술의 특성상 기존에 시장에 풀린 배터리의 품질보증 부담이 단기간에 줄어들기는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다.
 
LG에너지솔루션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향후 차세대 배터리 기술 상용화와 배터리관리시스템(BMS) 고도화 등 기술 발전을 통해 품질 이슈가 감소하면 충당부채 규모도 자연스럽게 줄어들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장민지 기자 wkdalswl05@etomato.com
 

장민지 숫자 너머의 가치를 읽고, 시장의 내일을 정확히 전달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