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바이오팜, 영업익 두 배에도…지배구조는 '낙제점'
거버넌스 준수율 46.7%…전년 대비 26.6%p 하락
CEO 승계·내부감사·외부감사인 회의 줄줄이 미준수
공개 2026-06-30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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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토마토 권영지 기자] SK바이오팜(326030)이 호실적을 거두고도 기업지배구조(거버넌스) 성적표는 크게 뒷걸음쳤다. 내부통제 관련 지표의 미준수 등이 결정적이었다. 2024년 거버넌스위원회 폐지 이후 내부감시 역할을 할 컨트롤타워가 부재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사진=SK바이오팜)
 
실적 호조에도 결손금 누적에 주주환원 공백 지속
 
2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개된 SK바이오팜 ‘기업지배구조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SK바이오팜의 기업지배구조 핵심지표 준수율은 46.7%다. 전년 73.3% 대비 26.6%p 하락했다.
 
자산총액 2조원 이상 대기업 및 주요 제약·바이오 기업들의 평균 준수율보디도 약 20%p 낮다. 이들의 평균 준수율은 65% 선을 상회한다. 50%를 밑도는 성적표로 SK바이오팜은 관련 지표 하위권에 머물렀다.
 
지배구조 지표가 하락한 요인 중 하나로 ‘주주환원 관련 지표의 미준수’가 꼽힌다. 주주권익과 직결되는 ‘현금 배당 관련 예측가능성 제공’ 항목과 ‘배당정책 및 배당실시 계획을 연 1회 이상 주주에게 통지’하는 항목은 미준수 처리됐다.
 
SK바이오팜이 주주환원 지표를 미준수한 이유는 ‘결손금’이다. 상법상 배당가능이익으로 산정되는 별도 재무제표에서 3500억원이 넘는 결손금(3505억원)이 존재한다. 해당 결손금이 해소되지 않으면 현금배당을 지급할 수 없다.  
 
업계 안팎에서는 결손금을 전액 해소하기까지는 시일이 소요될 것으로 본다. 주주환원 정책 미비로 인한 지표 미준수 상태는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한편, 지난해 회사의 연결 기준 실적은 최대 111% 이상 급등했다. SK바이오팜은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액 7067억원, 영업이익 2039억원을 기록했다. 전년(5476억원, 963억원) 대비 각각 29.06%(5476억원), 111.69%(1076억원) 증가했다.
 
 
 
거버넌스 통제 관련 지표들 죄다 ‘미준수’
 
주주환원 지표뿐만 아니라 경영을 감시하고 위험을 관리하는 내부통제 및 거버넌스 시스템 관련 지표도 하락했다. 지배구조 보고서에 따르면 2024년까지 준수 상태를 유지했던 핵심 통제 지표들이 대거 미준수로 전환됐다. 
 
구체적으로는 △최고경영자(CEO) 승계정책 마련 및 운영 △기업가치 훼손 또는 주주권익 침해에 책임이 있는 자의 임원 선임을 방지하기 위한 정책 수립 여부 △독립적인 내부감사부서(내부감사업무 지원 조직)의 설치 △내부감사기구가 분기별 1회 이상 경영진 참석 없이 외부감사인과 회의 개최 등의 항목이 미준수로 전환됐다.
 
미준수 전환 배경은 약 2년 전 사라진 ‘거버넌스위원회’가 꼽힌다. SK바이오팜은 지난 2024년 3월 사외이사의 독립성 강화와 운영 효율화를 목적으로 해당 기구를 폐지했다. 당시 회사는 거버넌스위원회가 수행하던 기능 가운데 내부거래 검토 업무는 감사위원회, 주요 규정의 제·개정 심의 기능은 ESG/전략위원회로 이관해 전문성을 높였다고 발표했다. 사외이사 간의 자유로운 의견 교환과 협의를 위해 ‘사외이사 협의체’ 또한 신설했다.
 
거버넌스위원회 폐지 이후 최고경영자 승계정책 및 내부감사 시스템 관련 지표들이 미준수로 전환돼 실질적 컨트롤타워 역할 공백이 발생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거버넌스 업무를 총괄할 구심점이 사라지면서 결과적으로 대주주와 경영진에 대한 사외이사들의 체계적인 견제 기능이 약화됐다는 분석이다.
 
‘기업가치 훼손 또는 주주권익 침해에 책임이 있는 자의 임원 선임을 방지하기 위한 정책 수립 여부’ 지표가 미준수로 전환된 역시 눈에 띈다. 해당 지표는 횡령·배임이나 주주권익 침해 이력이 있는 인물의 임원 진입을 차단하기 위한 내부감시 시스템의 존재 여부를 평가한다. 소액주주의 가치 보호 역할도 수행한다. 해당 정책의 미준수로 향후 경영권 승계 및 인사이동 과정에서 잠재적 리스크를 통제할 사전 필터링 기능이 미흡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최대주주인 SK(003600)의 지분 매각 및 금융 계약구조 또한 지적받고 있다. SK는 투자재원 확보 및 재무구조 개선을 목적으로 지난 3월30일 보유하고 있던 SK바이오팜 지분을 처분했다. 해당 조치로 SK가 보유한 SK바이오팜 지분율은 기존 64.09%에서 경영권 방어 최소 수준인 50.1%로 낮아졌다.
 
지분 매각 과정에서 SK는 지난 2월 한국투자증권 등 5개사와 3년 만기의 ‘주가수익스왑(PRS)’ 계약을 체결했다. PRS 계약은 금융기관이 블록딜로 인수한 주식을 향후 매각 시 정산 시점의 주가가 최초 매각 기준가보다 높으면 차액을 SK가 가져간다. 주가 하락 손실분역시 SK가 보전한다. 주가 하락에 따른 직접적인 손실 정산 부담을 모회사인 SK가 지기 때문에 자회사인 SK바이오팜의 재무에 직접적인 타격은 없다.
 
재무 타격은 없지만 주가 변동성 확대 우려가 있다. 계약 만기 시점이 도래하면 금융기관들은 수익 실현 및 리스크 헤지를 위해 보유 중인 SK바이오팜 지분을 시장에 매각해야 하기 때문이다. 대규모 잠재적 매물 부담인 ‘오버행’ 우려가 존재한다. 만기 시점에 물량이 출회될 경우 해당 리스크가 현실화될 수 있어 주가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
  
이에 대해 SK바이오팜은 <IB토마토>에 "최대주주의 재무 선택과 별개로 SK바이오팜은 자체적인 글로벌 영업이익 창출을 통해 현금 유동성을 확보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외부 변동성 리스크를 충분히 상쇄할 수 있는 독자적인 재무체력을 다지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시장의 오버행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 당사는 엑스코프리의 독보적인 미국 매출 성장세를 견고히 유지하는 한편, 표적단백질분해 기술력 결집 및 알파핵종 기반 방사성의약품 신약의 글로벌 임상 본격화 등 시장을 선도하는 신규 모멘텀을 지속해서 증명해냄으로써 주가 변동성을 최소화하고 소액주주의 가치를 보호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권영지 기자 0zz@etomato.com
 

권영지 정확하고 유용한 정보를 드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