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 황양택 기자] 메리츠캐피탈이 모회사 유상증자와 신종자본증권 발행을 통해 1500억원 규모의 자본확충에 나섰다. 레버리지배율을 낮추고 규제 여력을 확보하기 위한 조치지만 자산건전성 악화라는 본질적인 부담까지 덜어내기에는 역부족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고정이하여신이 7000억원에 육박한 가운데 홈플러스 기업회생 관련 부실채권 회수도 지연되고 있어 이번 자본 보강이 재무 체력 개선으로 이어지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사진=메리츠금융)
1500억원 규모 자본확충으로 레버리지배율 0.4배 줄여
18일 여신전문금융 업계에 따르면 메리츠캐피탈은 주주 배정 유상증자로 750억원 규모의 자본을 확충했다. 메리츠캐피탈의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는
메리츠증권(008560)으로부터 지원을 받았다. 납입은 전날 완료됐다.
자본으로 인정되는 채권인 신종자본증권도 750억원 사모 발행한다. 이는 만기가 30년인 영구채 성격으로서 발행한 금액만큼 부채가 아닌 자본으로 포함된다. 발행 예정일은 오는 24일이다.
이달에만 총 1500억원 규모의 자본을 확충하는 셈이다. 조달 목적은 유상증자와 신종자본증권 모두 운영자금 확보다. 영업자산 확대 재원을 마련하는 차원이다.
재무적으로는 가장 먼저 자본적정성이 제고된다. 메리츠캐피탈은 1분기 기준 자산총계 11조5202억원에 자본총계 1조7420억원으로 레버리지배율이 6.6배다. 이달 자본확충이 모두 완료되면 레버리지배율은 6.2배로 0.4배 정도 개선되는 효과가 반영된다.
레버리지배율 규제 한도는 8배다. 다만 전년도 당기순이익의 30% 이상을 배당으로 사용한 경우 7배로 강화 적용된다. 메리츠캐피탈은 배당 성향이 60%로 규제 기준이 7배다. 자본확충 전에는 0.4배 정도의 여유밖에 없었지만 이번에 최대 0.8배까지 늘릴 수 있게 됐다.
신종자본증권 잔액은 1분기 기준 1500억원이다. 그동안 500억원 규모로 세 번 발행했다. 이번 건까지 더하면 총 2250억원으로 증가하며, 자본총계에서 신종자본증권이 차지하는 비중은 약 12.3%로 오른다. 해당 비중이 높으면 자본의 질적 측면에서 부정적인 평가를 받을 수 있다.
메리츠캐피탈 관계자는 <IB토마토>에 "사모 신종자본증권은 유상증자와 달리 메리츠증권이나 다른 계열사가 가져가는 것이 아니고 외부 시장을 통해 발행한다"라면서 "레버리지배율을 포함해 전체적인 자본적정성을 관리하기 위함"이라고 설명했다.
저하된 건전성 원인…홈플러스 회수 '불투명'
메리츠캐피탈의 자본력이 불안정한 배경에는 계속 저하되고 있는 자산건전성이 있다. 부실채권에 해당하는 고정이하여신이 1분기 기준 6922억원이며, 요주의이하여신은 1조439억원에 달한다. 고정이하여신비율과 요주의이하여신비율이 각각 7.7%, 11.6%다.
반면 대손충당금 잔액은 1094억원에 불과하다. 고정이하여신 대비 적립률이 15.8%로 매우 낮은 상태다. 지난 1분기에는 대손비용이 –15억원으로 환입이 이뤄졌으나 그동안 인식한 금액이 2023년 796억원, 2024년 817억원, 2025년 749억원으로 규모가 컸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등 영업자산에서 부실이 확대되면 대손충당금이 쪼그라들고 대손비용이 늘어나면서 순이익이 축소되는 구조다. 손익이 감소하면 자본의 순증 속도가 둔화되고 적정성을 비롯한 재무 부담으로 이어진다.
전세완 한국신용평가 수석연구원은 "메리츠캐피탈은 계열사 대비 자기자본 등 외형이 열위하고 충당금 적립률이 경쟁사 대비 높지 않다"라면서 "거액여신에서 대손이 발생할 경우 재무적 영향이 상대적으로 클 수 있다"라고 분석했다.
특히 지난해 상반기에 고정으로 분류됐던 홈플러스 기업회생 관련 부실채권은 회수·정리가 계속 지연되고 있다. 올 1분기 기준 2689억원이다. 이에 대한 충당금은 52억원으로 미미하다. 홈플러스 매장 담보신탁에 대한 1순위 수익권을 보유하고 있지만 담보 처분에 따른 대출금 회수 시기는 불투명하다.
윤재성 NICE신용평가 수석연구원은 "이번 자본확충이 메리츠캐피탈의 신용도에 미치는 즉각적인 영향은 제한적"이라며 "자본규모가 확대되고 적정성이 제고되는 등 긍정적인 요인이 존재하지만, 부동산 경기 회복 지연과 홈플러스 기업회생 영향으로 저하된 자산건전성 회복이 지연되고 있다"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홈플러스 기업 여신을 제외하는 경우에도 고정이하여신비율이 4.9%로 경쟁사 대비 여전히 높은 수준"이라며 "자산 매각이나 경공매로 부실여신 회수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시일이 소요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황양택 기자 hyt@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