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결정이 HLB제약의 장기지속형 주사제 플랫폼인 SMEB 전체를 흔드는 사안은 아니라는 평가도 나온다.
취소된 특허는 플랫폼 기술 자체가 아니라 SMEB 기술을 '리라글루티드'라는 특정 성분에 적용한 조성물 및 제조 방법에 한정된 특허다. 전 공정 자동화 및 연속 생산을 골자로 하는 SMEB 플랫폼의 시스템적 가치와 다른 약물(친수성·소수성 물질, 저분자 화합물, 타 펩타이드 등)로의 범용적 확장성은 여전히 유효하다는 평가다.
현재 국내 GLP-1 미립구 기반 장기지속형 주사제 시장은 동국제약을 비롯해
펩트론(087010),
인벤티지랩(389470),
지투지바이오(456160), 아울바이오, 티온랩테라퓨틱스, 넥스팜코리아 등이 참여해 경쟁하고 있다. 선발 주자의 특허 등록과 후발 주자의 무효 심판 및 취소 신청 등 특허 소송이 빈번하게 발생하는 시장 특성상 이번 사태 역시 시장 내 기술 주도권 확보를 위한 분쟁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HLB제약은 이번 사안이 SMEB 플랫폼 전체와는 무관하다는 입장이다. HLB제약 관계자는 <IB토마토>에 "이번 특허 취소는 SMEB 플랫폼 기술 전체에 대한 처분이 아니며 리라클루티드 장기지속형 제형과 관련된 개별 특허에 국한된 사안"이라며 "SMEB 플랫폼의 원천기술 등의 특허 포트폴리오에는 전혀 영향이 없다"라고 말했다.
단기 매출 영향도 제한적이라는 설명이다. HLB제약은 "특허가 취소된 리라클루티드 장기 지속형 주사제는 아직 상용화되지 않았기 때문에 매출에 미치는 영향은 '제로'"라고 강조했다.
HLB제약은 적극적인 불복 대응 필요성도 크지 않게 보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이번에 취소된 해당 특허는 리라클루티드 기반 장기지속형 제형에 관한 것으로, 현재 비만과 당뇨 장기지속형 주사제 시장은 세마글루티드와 티르제파타이드 중심으로 재편된 상태"라며 "회사의 연구개발 역시 차세대 GLP-1 계열 장기지속형 제제 개발에 집중되고 있는 만큼, 이번 특허 취소 결정에 대해서는 적극적인 대응 필요성을 크지 않게 보고 있다"라고 말했다.
1200억 유증 추진…SMEB 투자 재원 조달도 변수
HLB제약은 중장기 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총 1200억원 규모의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준비하고 있다. 회사는 확보되는 자금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550억원은 향남 신공장 신축 프로젝트에 집중 투입할 계획이다. 최신 설비 도입과 신규 공장 준공을 통해 기존 연간 3억 정 수준이던 생산능력(CAPA)을 7억 정 규모로 대폭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특허 이슈와 직결되는 연구개발(R&D) 역량 강화 부문에도 총 250억원의 자금을 배정했다. 해당 자금은 개량신약과 퍼스트 제네릭 개발, SMEB 기술 고도화와 신규 파이프라인 발굴 등에 쓰일 예정이다. 특허 방어력 논란이 불거진 상황에서 조달 자금이 실제 플랫폼 경쟁력 강화로 이어질 수 있을지가 관전 포인트다.
다만 금융감독원이 HLB제약의 증권신고서에 대해 정정신고서 제출을 요구하면서 유상증자 일정에는 변수가 생겼다. 금감원은 중요사항의 기재나 표시가 불분명해 투자자의 합리적 판단을 저해하거나 중대한 오해를 일으킬 수 있는 경우 등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이에 HLB제약은 금감원 요구에 따라 증권신고서 제출을 준비 중이다. HLB제약 관계자는 <IB토마토>에 "유상증자 규모는 유지하되 금감원이 지적한 부분을 수정 및 보완해 다시 제출을 준비하고 있다"면서도 "정정신고서 제출 시점은 공개하기 어렵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