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민 '8조 몸값'의 역설…매출 급증에도 이익·현금은 후퇴
매출 5조원 돌파에도 현금창출력은 뒷걸음
라이더 비용 급증·무료배달 경쟁에 수익성 압박
8조 몸값, 플랫폼 M&A 프리미엄 유지 어려워
공개 2026-05-29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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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토마토 이보현 기자] 배달플랫폼 1위 배달의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이 인수·합병(M&A) 시장에서 거론되는 '8조원'의 몸값을 인정받을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회사는 지난해 처음으로 매출 5조원을 넘어섰지만 영업이익과 영업현금흐름은 되레 뒷걸음질쳤다. 쿠팡이츠의 추격 속에 라이더 비용 부담까지 급증한 데다 기준금리 하락에도 대형 거래의 인수금융 비용은 여전히 만만치 않다. 외형 성장과 시장 1위 프리미엄만으로 8조원의 가격을 설득하기는 쉽지 않은 환경이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배달의민족. (사진=뉴시스)
 
외주비 급증·경쟁 심화에 흔들리는 현금창출력
 
26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업계 1위 배달플랫폼 '배달의민족'(배민)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 지분 99.98%를 보유한 딜리버리히어로(DH)는 최근 JP모건을 매각 주관사로 선정하고 관련 절차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매각 배경은 DH의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서인 것으로 전해진다. DH의 지난해 말 기준 부채 규모는 약 61억 유로(약 10조 6535억 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시장에서 거론되는 우아한형제들의 매각가는 약 8조원 수준으로, DH가 지난 2019년 약 4조 8000억원에 우아한형제들을 인수한 지 약 7년 만에 두 배 가까운 수익을 기대하는 셈이다. 다만 배민의 외형 성장과 달리 현금창출력이 둔화되고 있다는 점에서 8조원 가치에 대해 물음표가 붙는다.
 
우아한형제들은 최근 3년간 외형은 고속 성장했다. 매출액은 2023년 약 3조 4155억원에서 2024년 4조 3226억원, 지난해 5조 2830억원으로 확대돼 2년만에 54.68%(1조 8675억원) 뛰었다. 배달 수요 확대가 성장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수익성은 상이한 모습이다.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은 2023년 9909억원, 2024년 9502억원, 지난해 9508억원으로 비슷한 수준으로 유지됐다. 반면 매출액 대비 EBITDA 비중인 'EBITDA 마진율'은 2023년 29.01%, 2024년 21.98%, 2025년 18%로 3년만에 11%p 가까이 하락했다. EBITDA는 실제로 벌어들인 돈의 '총액'을 보여주는 지표고, EBITDA 마진율은 매출 중 얼마나 효율적으로 이익을 남겼는지를 보여주는 지표다. 즉, 번 돈은 비슷한 규모로 남았지만 마진은 점점 줄어든 구조다.
 
영업이익 역시 최근 3년 연속 감소세를 보였다. 2023년 6999억원, 2024년 6408억원, 지난해 5929억원을 기록했다. 2년만에 15.30%(1070억원) 줄었다. 이는 라이더 비용 상승과 무료배달 경쟁 심화 등이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특히 라이더 비용인 '외주용역비'는 2023년 약 1조 4000억원에서 지난해 3조 1542억원으로 1.44배(1조 8640억원) 증가했다. 전체 매출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수준이다. 이에 배달 플랫폼 특성상 주문 확대와 함께 라이더 비용도 동반 상승하는 구조, 배달플랫폼 경쟁심화 구조 등이 수익성 압박으로 이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고금리 인수환경 속 '현실적 부담' 커진 M&A 시장
 
영업활동현금흐름(OCF)도 2024년 7132억원에서 지난해 4755억원으로 33.33%(2377억원) 감소했다. 현금 및 현금성 자산 역시 2024년 8131억원에서 지난해 6166억원으로 24.18%(1966억원) 줄었다. 플랫폼사업의 주 수입원인 광고사업 또한 둔화되고 있다. 광고 계약부채는 2024년 293억원에서 지난해 33억원으로 88.78%(260억원) 감소했다. 외형 성장에도 불구하고 현금 창출 기반이 약화됐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현재 시장에서 거론되는 몸값 '8조원'은 지난해 우아한형제들의 EBITDA 기준 EV/EBITDA 약 8.4배 수준이다. 과거 플랫폼 기업들이 EBITDA 대비 20배 안팎 평가를 받았던 시기와 비교하면 낮아졌지만, 최근 금리 환경을 고려하면 여전히 높은 수준이라는 평가다.
 
실제 금융업계에 따르면 2020~2021년 플랫폼 사업 호황기에는 성장성을 앞세워 EBITDA 대비 20배 안팎 멀티플이 적용되기도 했다. 당시 이베이코리아는 EBITDA 약 1500억원 기준 20배가 넘는 수준에서 거래됐고, 요기요 역시 10배 이상의 멀티플을 인정받았다. 하지만 2022년 이후 금리 인상과 유동성 축소로 플랫폼 기업 가치는 급격히 낮아졌다. 과거 거래액(GMV) 중심으로 평가받던 성장 플랫폼들도 최근에는 EBITDA와 현금창출력이 핵심 밸류에이션 기준으로 이동하는 분위기다.
 
사모펀드(PEF) 업계에서는 최근 인수금융 금리가 연 6~7% 수준까지 오르면서 차입 기반 대형 M&A 부담이 커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과거 저금리 시기처럼 공격적인 멀티플을 적용하기 어려워졌다는 의미로 보인다.
 
특히 지금처럼 고금리 상황에서 대규모 인수금융은 부담이다. 인수자가 약 5조원 규모 차입(가정값)에 나설 경우 연간 이자비용만 3500억원 안팎에 달할 수 있다. 지난해 우아한형제들의 OCF 4755억원을 감안하면 이자 지급 이후 남는 현금은 크지 않다. 배민이 현재 업계 1위지만, 쿠팡이츠가 맹추격하고 있는 등 배달앱 시장 경쟁 심화와 수익성 둔화 흐름까지 고려하면, 인수 부담이 상당하다는 분석이다.
 
이와 관련 삼일PwC경영연구원은 '2026 M&A 시장 전망' 보고서에서 "금리 인하에 따른 조달 환경 개선으로 M&A 시장이 점진적 회복 흐름을 보이고 있지만, 대형 거래 중심의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다"며 "유동성 환경 변화와 산업 재편 속에서 기업의 현금창출력과 사업 안정성이 주요 valuation 기준으로 부각되고 있다"고 전했다.
 
우아한형제들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DH의 매각 추진설과 관련해 "회사 내부적으로 확인된 바 없으며 매각 관련 정보도 관련 보도를 통해 접한 상황"이라며 "아직 공식 입장을 내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보현 기자 bobo@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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