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엔셀, 실적 반등 신호…4공장 투자에도 '온기' 돌까
지난해 수주 감소로 가동률 하락…원가율 폭증
올해 수주 확대하며 원가율 개선 시동
현금성 자산 276억원 보유…4공장 구축은 '검토'
공개 2025-07-09 06:00:00
[IB토마토 이재혁 기자] 첨단바이오의약품 위탁개발생산(CDMO) 사업을 영위하는 이엔셀(456070)이 올해 들어 수주를 확대하며 원가율 개선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지난해 수주가 줄며 가동률이 하락했던 것이 원가율 상승의 원인이었는데, 수주 회복을 통해 가동률을 높이며 수익률을 다시 개선시킬 것으로 기대된다. 여기에 더해 비용 절감 효과가 보류된 4공장 구축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을지에 관심이 쏠린다.
 

(사진=이엔셀)
 
올 들어 추가 수주 4건 공시…가동률 회복시키며 원가율 개선 시동
 
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과 조달청 나라장터 국가종합전자조달 시스템에 따르면 이엔셀은 지난 3일 한국생명공학연구원과 약 57억원 규모의 CDMO 계약을 체결했다. 계약 규모는 지난해 회사의 전체 매출 72억원의 약 80%에 육박하며, 계약기간은 2029년 5월31일까지다. 이번 계약을 통해 이엔셀은 맞춤형 아데노 연관 바이러스(AVV) 유전자치료제 개발 및 생산을 위한 임상 생산 플랫폼 구축에 나서게 된다.
 
이엔셀의 추가 수주 공시는 올해 들어서만 벌써 4번째다. 1월 20억원 규모의 첨단바이오의약품 제조공급계약을 체결하며 수주 포문을 열었고, 3월에는 유전자줄기세포치료제 개발 기업 셀레브레인과 8억원 규모, 5월에도 19억원 규모의 첨단바이오의약품 제조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회사는 다품목 세포·유전자치료제 개발 GMP 최적화 기술을 바탕으로 첨단바이오의약품 CDMO와 차세대 세포·유전자치료제 신약개발 등 두 가지 사업모델을 가지고 있는데, 현재 매출은 100% CDMO 서비스의 내수 및 수출에서 발생하고 있다. 올해 1분기 말 기준 2026년까지 확보한 수주 잔고는 39억원으로 집계된다.
 
지난해 전반적인 경기 침체로 인한 바이오 투자 축소와 대외적 환경요인 등으로 인해 기존 고객사들의 신약 임상시험 일정이 연기됐다. 이로 인해 이엔셀의 사업내 신규 수요 창출이 지연됐고, 매출액은 2023년 105억원에서 2024년 72억원으로 31.43% 감소한 바 있다.
 
동시에 원가율이 치솟으면서 회사는 마진율 속앓이를 해왔다. 원가율은 2023년 103.40%에서 2024년 141.66%로 올랐고, 올해 1분기 원가율은 198.90%까지 치솟았다. 원가율이 100%를 초과한다는 것은 영업활동을 하면 할수록 오히려 손실이 발생했다는 의미다.
 
사측은 이 같은 원가율 증가의 원인이 수주 감소에 있으며, 최근 수주가 회복세를 보이며 점차 해소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엔셀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줄기세포 치료제 자체가 재료비가 비싼 영향도 있고, 최근 수주가 조금 주춤하면서 가동률이 떨어져 원가율이 높아진 측면이 있다"며 "현재 수주가 계속 늘어나고 있는 상황이어서 원가율은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만 아직까지 수주 확대가 실질적인 가동률 증가로 이어지진 않은 모양새다. 지난 2023년 48%(생산실적 58Lot)였던 가동률은 2024년 36%(생산실적 53Lot)로 떨어졌고, 올해 1분기 31%(생산실적 9Lot)로 집계됐다.
 
 
 
현금성 자산 276억원…300억 규모 4공장 구축은 계속 검토
 
원가율 개선과 함께 매년 늘어나는 판매비와관리비 관리도 당면 과제다. 이엔셀의 연간 판관비는 2022년 100억원, 2023년 114억원, 2024년 127억원까지 불어났다. 이 가운데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항목은 연구개발비로, 판관비로 처리되는 비용은 2022년 64억원에서 2024년 81억원으로 늘었다.
 
회사는 그간 매출원가와 판관비 관리 난항 이중고를 겪으며 적자상태를 지속했고, 영업활동현금흐름은 마이너스(-)를 유지하며 영업활동으로 최근 3년간 평균 78억원 규모의 현금이 유출됐다. 다만 올해 1분기 말 기준 회사의 현금성 자산은 276억원으로 집계돼 아직은 넉넉한 상태다. 같은 시점 유동비율도 884.49%로 양호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보유 현금이 지난해 코스닥 시장에 입성하며 공언했던 4공장 구축을 차질 없이 진행할 만큼 넉넉한 상황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회사는 증권신고서에서 2024년부터 2025년까지 공모자금 130억원에 자체 보유자금 170억원을 더해 CDMO 사업의 추가 생산능력 증대를 위한 GMP 제4공장을 구축하겠단 계획을 명시했었다.
 
당시 IPO를 통해 조달한 공모자금은 총 233억원이다. 1분기 말 기준 사용내역을 살펴보면, 운영자금 명목으로 조달한 자금 20억원은 전액 사용했고, 연구개발비 명목으로 조달한 83억원 가운데 12억원도 운영자금으로 사용된 것으로 파악된다. 시설자금으로 잡혀있는 130억원만이 실제 사용내역이 없는 상태다.
 
이로 인해 현 시점에서 4공장 구축 추진은 현실적으로 어려워 보인다. 4공장에 300억원이 투입될 경우 회사의 보유 현금성 자산은 '제로'가 되면서 향후 운영에 차질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다만, 수주 회복세에 따라 원가율이 잡혀 운영비용 절감이 이뤄진다면 향후 4공장 구축 일정에도 긍정적인 변화가 생길지에 관심이 쏠린다.
 
이엔셀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당시와 지금 시장 상황이 많이 바뀌어서 4공장 구축은 계속 검토 단계에 있다"고 전했다.
 
이재혁 기자 gur93@etomato.com
 

이재혁 정확한 기사 친절하게 전달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