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 황양택 기자] 하나손해보험이 운용자산에서 위험자산을 줄이고 안전자산을 늘리는 리밸런싱 작업을 빠르게 진행 중이다. 당기손익으로 측정하는 금융자산(FVPL) 비중도 하락하면서 투자금융 안정성이 제고됐다. 지난해 투자영업 손익은 적자에서 흑자로 전환하면서 성과도 달성했다.
‘국공채·금융채’ 늘리고 ‘수익증권’ 줄이고
15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하나손해보험은 지난해 운용자산 규모가 1조6404억원이다. 전년도 1조3747억원 대비 19.3%(2657억원) 증가했다. 자산 구성은 현금·예금 1117억원, 유가증권 1조1601억원, 대출채권 3684억원 등이다.
유가증권 포트폴리오에서는 특히 금융채 부문을 크게 늘렸다. 금융채 투자 금액은 907억원에서 2332억원으로 증가했다. 국공채·특수채도 3152억원에서 3751억원으로 늘었다. 그 결과 안전자산 비중은 39.7%에서 43.9%로 4.2%p 상승했다.
반면 수익증권은 줄이고 있다. 앞선 국공채와 금융채가 대표적인 안전자산이었다면 수익증권은 상대적으로 리스크가 있는 위험자산에 해당한다. 대부분 대체투자 형태로 사회간접자본(SOC)이나 기업투자 관련 자산이다. 지난해 수익증권 규모는 3913억원에서 3283억원으로 감소했으며, 위험자산 비중도 40.8%에서 33.7%로 7.1%p 하락했다.
수익증권이 줄어들면 투자영업 구조적 측면에서 안정성을 높일 수 있다. 보험업계 현 회계제도인 IFRS17·IFRS9 체계서는 수익증권이 당기손익-공정가치 측정 금융자산(FVPL) 항목으로 들어가는데, FVPL은 금리 변동에 따른 자산 가치의 변화가 순이익이 직접 반영되는 것이 특징이다. 금융시장 환경에 따라 투자손익이 오르락내리락할 수 있다.
국공채나 금융채 등과 같은 채권의 경우 금융자산 분류가 기타포괄손익-공정가치 측정 금융자산(FVOCI)에 속한다. 이는 자산 평가손익이 자기자본에 영향을 미친다. 기타포괄손익누계액은 자기자본 내부 항목이다.
하나손해보험은 지난해 운용자산 내 FVPL 비중이 29.1%에서 20.6%로 8.5%p 하락했다. 그만큼 투자금융의 외부 변동성이 줄어든 셈이다. FVOCI 비중은 43.9%로 확인된다.
대출채권 자산 확대…투자금융 흑자 '성과'
일반적으로 채권은 수익증권보다 안정적이지만 투자 수익률 자체는 더 낮다. 수익증권 축소에 따라 하락할 수 있는 수익률은 대출채권으로 끌어올린다는 계획으로 분석된다. 하나손해보험은 지난해 대출채권이 3684억원으로 전년 대비 39.2%(1038억원) 증가했다. 지난해 운용자산 성장은 앞선 금융채·국공채와 함께 대출채권이 이끌었다.
대출채권은 대출처의 신용등급에 따라 위험도가 다르다. 신용등급에 따른 구성과 비중이 ▲AAA급 29.1% ▲AA+부터 AA-급 12.1% ▲A+부터 BBB-급 58.8% 등으로 나온다. 수익률 높은 A급 이하가 과반이다.
대출채권 구성은 기업대출이며 금융권과 비금융권이 각각 절반 내외를 차지한다. 업종별로 살펴보면 ▲금융·보험업 1474억원 ▲부동산·사업시설관리·임대서비스업 867억원 ▲건설업 717억원 ▲전기·가스·증기·공기조정공급업 391억원 등이다. 부동산 관련 대출이 늘었지만 주택도시보증공사 보증으로 위험을 완화했다. 부실대출 금액은 지난해 말 기준 없는 것으로 파악된다.
(사진=하나손해보험)
자산운용 성과인 투자수익은 827억원으로 전년도 대비 45.6%(259억원) 증가했다. 안전자산 증가로 이자수익이 늘었고 FVPL 평가손익도 인식했다. 반면 투자비용은 776억원으로 140억원 줄었다. 2023년 투자손익은 –348억원 적자였는데 지난해 51억원으로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운용자산이익률도 –1.5%에서 2.2%로 개선됐다.
하나손해보험은 지난해 당기순이익이 –280억원으로 전년도 –879억원 대비 손실 규모가 크게 줄었는데 투자손익이 큰 역할을 한 것이다. 올해 실적 개선을 이어가기 위해서는 투자손익 흑자를 유지해야 하는 만큼 자산운용 전략이 더욱 부각된다.
특히 수익증권 가운데 항공기, 부동산 관련 펀드 형태의 대체투자가 있는데 해당 건들의 변제순위는 중·후순위 비중이 높은 편으로 평가된다. 여기서 손실 가능성을 줄이면서 경상적인 수익성을 제고하는 것이 투자영업 과제로 보인다.
하나손해보험 관계자는 <IB토마토>에 “금융시장 환경에 따른 수익 변동을 완화하기 위해 FVPL 자산 비중을 줄이고 채권과 대출채권 위주의 금리부 자산을 계속 늘리고 있다”라면서 “하나금융그룹 계열사 간 협업을 통해 우량 자산을 늘리고 있고, SOC 등 안정성과 수익성을 동시에 잡을 수 있는 분야에서 신규 투자를 지속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황양택 기자 hyt@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