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스넷, 교환사채 풋옵션 위기에도…AI 승부수
주가 하락에 60억원 EB 대부분 풋옵션 발생
박효대 회장·한상욱 각자 대표 체제로 전환
AI와 클라우드 인프라 서비스 통합 사업자로 개편
공개 2024-12-20 06:00:00
 
[IB토마토 이조은 기자] 에스넷(038680)이 교환사채(EB)에 대한 조기상환청구권(풋옵션) 행사가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미국 법인 투자 성과가 다소 부실해 새로운 돌파구가 필요한 시점이다. 이에 박효대 에스넷그룹 회장은 3년 만에 경영 일선에 복귀하고 AI 전문가인 한상욱 신임 대표도 선임해 사업 성과 극대화에 나설 전망이다. 특히 에스넷그룹은 내년 인공지능(AI)을 중심으로 조직을 개편하고 기업가치를 제고할 방침이다.
 
 
 
EB 60억원 풋옵션 행사 자금 부담미국 법인 회생 '촉각'
 
18일 금융감독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에스넷은 지난 2022년 발행한 교환사채(EB) 60억원 중 최근 15억원에 대한 조기상환청구권(풋옵션)이 발생해 이를 취득하고 소각할 예정이라고 최근 공시했다. 문제는 이번 풋옵션이 처음은 아니라는 점이다. 이번 EB는 만기일이 내년 12월14일이지만, 지난해 10월15일 풋옵션 행사 기간이 시작된 이후 지금까지 4번(지난해 12월12일, 올해 3월14일, 9월19일, 12월14일)의 풋옵션이 발생했다.
 
이번 EB는 자기주식 110만7419주와 교환 가능한 사채로 현재는 잔액이 5억원 남았다. 사채권자가 풋옵션 행사에 나선 것은 지난 1년간 주가가 교환가액에 미치지 못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EB 교환가액은 1주당 5418원이었는데 올해 12월17일 종가는 4500원을 기록했다.
 
에스넷은 EB로 조달한 자금으로 미국 법인에 투자했지만, 최근 부진한 성적을 보여 자금 부담은 다소 늘어날 전망이다. 에스넷은 EB 60억원 중에서 지난해 미국 법인 신규사업을 진행하기 위한 운영자금으로 30억원을 투입했다. 나머지 30억원은 산업은행에 빌린 단기차입금 30억원에 대한 만기가 2023년 7월18일 돌아오기 전 채무상환자금으로 사용했다.
 
하지만 미국 법인 ‘SNET 아메리카(America)’는 최근 적자로 전환했다. SNET 아메리카의 지난해 3분기 매출은 488억원을 기록해지만, 올해 3분기 매출은 70.11% 줄어든 146억원에 그쳤다. 같은 기간 순손익도 지난해 3분기 17억원에서 올해 3분기 -13억원으로 적자로 전환했다. 자산 규모도 152억원에서 102억원으로 감소한 반면, 부채비율은 398.41%에서 454.88%로 증가했다. 
 
무엇보다 올해 에스넷도 적자 전환 등으로 보유 현금이 다소 줄어든 상태다. 에스넷은 올해 3분기 누적 매출 2874억원을 기록해 지난해 3분기 2796억원 대비 소폭 증가했지만, 같은 기간 영업손익은 14억원에서 -25억원으로 줄어 적자를 기록했다. 이에 보유한 현금및현금성자산은 지난해 말 420억원에서 올해 3분기말 229억원으로 감소했다. 회사는 업계 특성상 4분기에 실적이 개선될 것이란 입장이지만, 눈에 띄는 실적 개선을 위해서는 구조적인 혁신이 필요해 보인다.
 
에스넷 관계자는 <IB토마토>와 통화에서 “미국법인의 실적은 제조와 금융 고객사의 미국 현지 진출과 투자와 관련이 있다. 현재 주요 고객사들과의 공기 지연으로 수주는 했으나, 매출 지연이 발생한 상황”이라며 “업종 특성 상 3분기와 4분기에 실적이 개선되며, 자금 지급의 부담은 크지 않다”라고 말했다.
 
(왼쪽부터) 에스넷그룹 박효대 회장, 에스넷시스템 한상욱 대표 (사진=에스넷)
 
3년 만에 경영 복귀한 박효대 회장 AI 리더십 선보일까
 
이에 에스넷은 박효대 회장의 경영 복귀와 함께 2025년 조직개편을 단행해 AI를 중심으로 조직을 재정비할 계획이다. 아울러 배당 공시와 자사주 취득 등을 통해 주주가치 제고에 나설 방침이다.
 
에스넷은 지난 2022년 3월 각자 대표이사로 유홍준 대표와 장병강 대표가 취임한 후로 2년 가까이 경영을 지속했지만, 지난 16일 박효대와 한상욱 각자 대표 체제로 전환하고 조직개편에 나섰다. 박효대 회장은 3년 만에 경영 일선에 복귀해 AI 중심 경영 체제를 지휘할 예정이다. 사업총괄을 담당하게 된 한상욱 신임 대표도 AI와 클라우드 사업 전문가로 꼽힌다. 본부장과 사업부장도 40~50대 초반 젊은 임원진으로 선임해 혁신적인 경영 환경을 구축했다는 설명이다.
 
앞서 에스넷은 지난 2018년부터 AI에 대한 투자를 이어왔다. 현재 엔비디아, 시스코, 델 등과 파트너십을 맺고 있는 가운데 앞으로도 AI·인프라 서비스 통합 사업자로 입지를 다지기 위한 조직 개편을 감행했다. AI와 클라우드 기술 시너지를 확대하기 위해 AI·클라우드 센터를 통합하고, AI 인프라 전담 조직을 신설할 계획이다. AI 솔루션 팀과 IoT 그룹을 통합해 ‘AIoT’ 사업부를 신설하는 등 융합 조직도 선보인다.
 
한편, 에스넷은 지난 11월13일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20억원 규모로 자기주식 취득 신탁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내년 3월 열리는 주주총회에서는 1주당 현금배당 50원과 주식배당 0.02주를 제공하기로 한 건도 최종 결정할 예정이다.
 
에스넷 관계자는 <IB토마토>와 통화에서 “에스넷은 금번 대표이사 변경으로 박효대 회장님의 일선 복귀와 내부의 대대적인 조직개편에 따라 인공지능(AI) 인프라 서비스 통합 사업을 전개할 예정”이라며 “내부적으로 현재 주식 가격의 저평가를 인지하고 있는 상황에서 주주가치 제고 활동과 밸류업 프로그램 등 다방면의 검토를 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조은 기자 joy8282@etomato.com
 

이조은 친절하고 깊이 있는 기사를 쓰겠습니다.